올해 임진년의 새해 아침은 이 땅의 아름다운 흔적을 만들기 위하여 알에서 깨어난듯 떠오르는 태양을 행주의 성산(덕양산) 승전봉에서 맞이했습니다.

오늘의 기고는 고양시 문화관광해설사회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고양신문사의 배려와 협조를 얻어 고양시문화관광해설사회를 널리 홍보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고양시의 세계유산 및 문화사적과 향토사를 근간으로 한 고양의 인물사와 고양사람들의 일생과 관계된 우리만의 민속과 풍속을 찾아 언론에 기고하는 형식의 여정을 시작하기로 하겠습니다.

고양시 ’문화관광해설사’회는 역사·문화·예술·자연 등 관광자원 전반에 대한 전문적인 해설을 제공하기 위해 행주산성, 서오릉, 서삼릉, 밤가시초가, 호수공원 등 5개의 해설지에서 해설활동을 하고 있는 공익단체입니다.

기행의 첫 번째는 민족의 성지이며 호국의 성지인 행주산성을 찾기로 하였습니다. 행주대첩은 임진왜란이란 전쟁의 참화 속에서 신음하는 우리민족에게 희망과 용기, 소생의지를 심어준 위대한 승리의 역사적 현장인 것입니다.

행주산성은 해발 124.9m의 덕양산 정상을 중심으로 해발 7~8부 능선에 축조 되어있는 토축산성으로 전체 둘레는 1km 정도입니다. 산성은 산 정상부를 에워싼 소규모의 내성과 북쪽으로 전개된 작은 골짜기를 에워싼 외성의 이중 구조를 하고 있으며, 남쪽은 한강에 연해 있고, 동남쪽으로는 창릉천이 감싸고돌아 한강으로 유입되는 군사적요충지로서의 지형을 갖추고 있습니다. 행주산성의 축조연대는 대략 6~8세기경으로 비정할 수 있습니다.

임진왜란이 일어날 당시 조선은 200여년간 평화의 시대를 살아왔기에 전쟁에 대한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았습니다. 또한 일본은 통일전쟁으로 다져진 막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대륙정복을 꿈꾸며 ‘정명가도’라는 괴상한 논리를 내세워 임진년 4월 13일 20만 대군을 동원, 부산포로 쳐들어온 것을 우리는 임진왜란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조선군은 제대로 된 전투 한번 해보지 못하고 20일 만에 도성인 한양을 내주고 선조는 백성과 국토를 내팽개치고 자신만의 안위를 위하여 의주까지 줄행랑을 친 것입니다.

길고도 암울했던 임진년은 가고 계사년 벽두인 1월 9일 일본군에게 점령되었던 평양성을 명나라 원군과 관군 그리고 승군이 연합해 탈환했습니다. 평양성이 함락된지 7개월 만에 재탈환에 성공한 것입니다.
조·명연합군은 평양성 승전의 여세몰아 개성과 파주를 점령하고, 서울의 일본주력부대를 섬멸하기 위해 출동했으나 이때 일본군은 명군을 공격하기 위해1593년(선조 26) 1월 27일 여석령(숫돌고개)에서 진을 치고 명군을 기다리다 급습하여 조·명연합군이 대패한 것을 벽제관 전투라 합니다.

임진왜란 다음해인 계사년 1593년 2월 12일 새벽 6시 22세의 젊은 패기의 총대장 宇喜多秀家(우키다 히데이)를 선봉장으로 7개 부대 3만의 군사중 제1대 小西行長(고니시 유키나가)군의 공격을 필두로 행주산성에 쳐들어 왔습니다. 이에 맞선 조선군은 숫자나 장비면에서도 절대적인 열세지만 조경 장군의 이중 성책 축조로 접근을 쉽게 할 수 없게 했고, 변이중이 제작한 화차, 승장 처형이 이끈 호국 승군이 죽기를 각오, 권율장군의 임전무퇴의 전략과 전술로 맞섰습니다. 재주머니 등을 총 동원해 열배가 넘는 왜군을 맞서 싸워 이긴 원동력은 바로 정신력으로 무장한 밥 할머니와 행주치마 부대의 행주 얼이라 할 수 있습니다.

 행주대첩은 나라가 가장 힘들 때 우리 힘으로 나라를 지켜내고 한 민족의 단결성을 만천하에 보여준 한판 승부였습니다. 행주산성은 국난극복을 위해 충성을 다한 선열들의 넋이 서려있는 곳이며, 한 민족의 위대한 기백이 살아있는 곳입니다. 올 임진년은 행주대첩이 있은 지 419주년이 되는 해이고, 임진왜란이 일어 난지 420년이 되는 해입니다.

또한 고양시승격 20주년이 되는 해이고, 내년의 계사년은 고양탄생 600주년 되는 해로 아주 의미 있는 한해입니다.

고양시민 여러분 흙용 띠의 좋은 기운을 받아 뜻 깊고 의미 있는 한해를 시작하기기 바랍니다. 앞서에서 열거했듯이 오늘을 사는 우리들은 선조들의 나라에 사랑에 대한 교훈을 깊이 새겨 오늘날의 이 어려움을 이겨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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