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학 정발산동 주민자치위원장

산 모양이 솥과 밥그릇(주발)처럼 생겨서 정발산이고, 그 산 서북쪽에 있어서 마을 이름이 정발산동이다. 아파트나 고층건물이 없고 공원이 많아 주변 지역에 비하여 쾌적하고 멋스럽다. 일산지역의 대표적인 문화재이며 전시공간인 밤가시초가, 민속전시관이 정발산동 마을 중앙에 자리해 있어 마을의 역사성도 느낄 수 있다.

서울에서 살다가 1994년부터 정발산동으로 이사 온 박윤학 정발산동주민자치위원장. 1996년부터 새마을 지도자가 되어 지역 대청소도 하고, 방범대와 교통봉사를 했다. 지역을 위한 그의 봉사 영역이 넓어져 시민경찰, 청소년선도위원, 주민자치위원 등 많은 봉사활동을 하다가, 지난해 8월 주민자치위원장이 되었다.

정발산동은 화가, 시인, 법조인, 목사님, 전문인테리어 사업자 등 다양한 이력의 자치위원들이 있다. 그래서 가을에 마련하는 저전문화제 때 큰 힘이 되기도 하고, 새로이 마련하는 상담코너에 든든한 뒷받침이 되어주기도 한다. 

올해 들어 정발산동주민자치위원회에서 실시한 첫 행사는 정발산 위에서 치른 해맞이 행사였다. 준비한 컵 1000여 개가 모두 사용된 걸로 봐서 주민 약 700~800여 명이 참여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누구를 내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주민들의 새해 안녕과 기원을 담는 행사이기에 특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지 않고, 생강과 대추, 약초를 넣어 만든 한방차와 커피만 준비했다. 주민들은 주민자치위원회에서 마련한 따뜻한 차를 마시며 첫 새벽의 추위를 녹이고, 평온한 가운데 새해를 맞이했을 것이다.

3월이 되면 마을 대청소도 하고 차차 불우이웃돕기, 저전문화제 준비, 워크샵 등을 할 예정이다. 예산이 마련되는대로 다문화가정과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전통혼례를 올릴 계획도 있다.

정발산동에서는 2007년부터 닥밭공원에 닥나무를 심고 가꾸어왔다. 매년 5월이면 심었던 나무를 가꾸고, 새로 심기도 한다. 처음에는 전주에서 나무를 사와 심었는데 김형근 주민자치위원이 닥나무 재배에 성공해 이제는 그곳에서 가져와 심는다. 또한 김형근 위원의 밭에 수세미도 심어 10월 저전문화제 때 주민들에게 나누어 줄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저전문화제 대신 가을음악회를 개최했다. 8월에 주민자치위원장이 되었으니 4~5개월 전부터 준비해야하는 문화제를 급하게 치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동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이 행사에 주민들이 많이 참여해 시낭송, 중학생 탭댄스, 관내 어린이집 사물놀이, 푸돌이 초청공연 등을 관람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또한 올해로 3회째 되는 저전문화제를 봄부터 준비한다고 하니 기대된다.

박윤학 위원장은 “봉사는 시간이 날 때 하는 것 보다 없는 시간을 쪼개서 할 때 더 의미있는 것 같다”며 올해에는 장애인 시설이나 독거노인 댁을 방문하여 적극적으로 봉사할 계획이다. 독거노인들을 찾아가 가정에 고장이 나서 방치되어 있는 전기시설, 가구 등을 고쳐주는 방문봉사는 여러모로 의미 있다.

“독거노인들은 낮 시간보다 밤 시간을 보내는 것이 몹시 힘들다고 합니다. 외로움 때문이겠죠. 밤 시간에 독거노인께 전화를 드려 안부를 묻기도 하고, 목욕도 함께 다니시는 분이 계십니다. 어르신들께서 무척 좋아하신답니다.” 박윤학 위원장은 정발산동 곳곳에 도움이 필요하지만 드러나지 않는 분들을 찾아 돕고자 한다.  

정발산동 주민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주차문제다. 저녁이 되면 소방차가 지나다닐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개구리 주차도 해봤지만 인도에 차를 올리는 것에 대해 민원이 들어와서 그만뒀고, ‘주차라인을 해제할까’생각도 해보지만 그렇게 했다가 주차난을 더 일으킬까봐 시도할 수도 없습니다.” 비좁은 주민센터 증축을 하려해도 ‘신도시법’이 있어서 안전진단을 받았음에도 증축할 수 없다. 정발산동 주민자치위원들은 주민들의 숙원사업을 해결하기 위해 애쓰면서도 뾰족한 방법을 찾을 수 없어 애태우고 있다.

“처음이나 끝이나 봉사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박윤학 위원장의 생각이 초지일관 이루어져서 정발산동의 여러문제가 해결되고, 보이는 곳이나 그렇지 않은 곳이나 모든 주민들이 행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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