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2명으로 시작해 550명 고용하는 고양시 최대기업으로 성장

지난 20년, 고양시가 성장하는 만큼 빠른 속도로 성장한 기업이 있다. 직원 2명에서 시작해 550명이 일하는 큰 기업이 된 ‘아이디헤어’이다. 아이디헤어는 고양시에서 가장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이자, 대한민국 미용업계를 한 단계 성장시킨 기업이다. 아이디헤어의 성장과 더불어 미용은 패션의 첨단을 이끄는 헤어디자인의 영역으로 진화했다. 연봉 1억원대의 디자이너들을 탄생시켰고 누구보다 창조적인 일을 즐기는 선망의 직업이 됐다. 이 큰 가치 이동의 중심에 아이디헤어 위운미 대표가 있다.

14평 미용실 ‘미스파마’로 시작하다
대학을 졸업 한 후 남대문에서 옷가게를 열었다. 엄마의 교육열 덕분에 일단 대학은 들어갔지만 4년 내내 학비를 벌어야했고, 대학 졸업할 무렵에는 집이 더 어려워져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다. 돈을 벌자고 마음먹었다. 여기저기서 700만원을 모아 남대문에서 옷가게를 시작했다. 옷가게는 잘 됐지만 돈을 더 벌고 싶었다.

어느 날 미용실에 갔다 온 언니가 미용실에 사람이 줄을 섰더라는 말을 듣고 무작정 미용학원을 찾았다. 다닌 지 한 달 만에 미용실을 차렸다. 원당 주교동 757번지 ‘미스파마’. 14평에 의자 4개, 사장까지 포함해 직원 3명으로 출발했다. 미용기술이 없었던 위 대표는 접대와 샴푸를 맡았다. 성심성의껏 일하다보니 미용실은 점점 잘 됐고, 먹고사는 걱정은 없어졌다. 그러나 자존심 상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 그 땐 미용이 그리 좋은 직업은 아니었다. 나는 재밌게 일하는데 남들이 인정해주지 않다보니 직업적 성취욕이 낮았다.

미용실이 작아서 그런가. 14평의 설움을 보상받기 위해 더 큰 미용실에 도전했다. 그동안 모아 놓은 돈과 은행에 다니는 형부에게 빌린 돈을 합쳐 원당 동양쇼핑에 53평 미용실 ‘우먼센스’를 오픈했다. 당시로서는 원당에서 가장 큰 미용실이었다. 직원도 15명으로 늘었다. 자존심도 살리고 더 재미있을 거라고 기대했지만 첫 달부터 월세걱정이 시작됐고 머리 아픈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자존심 살리려고 벌일 일은 아니라는 판단이 서자 정신이 번뜩 들었다. 오직 살려야겠다는 생각 하나로 전단지를 들고 원당 시장을 누비기 시작했다. 홍보 마케팅의 첫 시작이었다. 인근 미용실 최초로 버스광고도 시작했다. ‘나는 오늘 우멘센스에 간다’는 문구가 달린 작은 광고를 버스 의자에 붙였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홍보 덕분인지 우먼센스는 잘 되기 시작했다.

일산신도시, 저 많은 아파트 사람들이 고객이 된다면
기회는 그 때였다. 우먼센스가 점점 성장할 무렵 일산 신도시 입주가 막 시작됐다. 위 대표는 일산 벌판에 높은 아파트가 쑥쑥 올라가는 것을 보고, 저 아파트 사람들이 다 손님으로 온다면 하는 즐거운 상상을 했다. 가슴이 뛰었다. 상상은 곧 도전으로 이어졌다.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서 바로 일산에 우먼센스 2호점을 냈다. 상상대로 손님이 줄을 이었고, 레이크쇼핑과 그랜드백화점, 주엽역 서현프라자에 연이어 지점을 낼 수 있었다. 98년 같은 미용업계에서 일하던 남편 000와 만나 결혼하며 ‘우먼센스’ 브랜드를 ‘아이디헤어’로 바꿨다. 아이디헤어는 라페스타 웨스턴돔 교하 등 고양 파주에 11개 지점, 부천 홍대 반포 잠원까지 모두 21개 직영점을 갖춘 대기업이 됐다. 직원은 무려 550명이다.

유방암 투병 후 깨달은 비전 ‘행복 스타일리스트’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IMF도 호되게 겪었고 크고 작은 불경기에 휘청거리기도 했다. 2002년에는 아팠다. 유방암 수술을 하고 1년 정도 힘든 투병생활을 했다. 암 선고에는 그저 담담했지만, 병원에서 만난 아이들이 위 대표의 마음을 흔들었다. 스스로 어떻게 해볼 수도 없는 어린 나이에 암이 찾아온 아이들을 보며 고통스러웠고, 도움이 되고 싶었다. 그 후로 지금까지 10년 동안 꾸준히 소아암 어린이들을 돕고 있다. 매년 12월에는 킨텍스에서 소아암 후원기금 전달식과 아아디헤어 스타일리스트 헤어쇼를 함께 마련한다. 직원 550명이 모두 모인 성대한 축제의 자리에서 아이디헤어의 비전을 선포한다. 나의 성공, 아이디헤어의 성장은 곧 이웃의 행복과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냥 스타일리스트가 아니라 행복 스타일리스트가 되자는 것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교육, 강력한 성장시스템
아이디헤어는 20년 10년 넘은 직원들로 탄탄하게 포진돼 있다. 88년 원당에서 ‘미스파마’를 시작할 때 함께 일했던 ‘꼬맹이’ 직원은 원장이 됐고, 성장을 거듭하며 합류했던 대부분의 직원들이 남아있다. 한 달에 3000만 원 이상 버는 직원도 있고, 1억 안팎의 연봉을 받는 직원도 적지 않다. 일한 만큼, 실적을 올린만큼 쿨하게 벌어갈 수 있고, 끊임없이 성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철저한 교육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모든 직원은 한 달에 2회 이상 의무적으로 교육을 이수해야 하고, 신입사원은 3년 동안 6단계를 거치며 20가지의 테스트를 통과해야 비로소 스타일리스트가 될 수 있다. 기술만 배우는 것이 아니다. 토탈 패션 감각부터 심리상담교육, 리더십교육까지 익혀야 한다. 위운미 대표는 ‘대한민국 최고의 교육시스템’을 만들겠다고 아예 작정하고 덤볐다. 23년 노하우, 성공과 실패의 사례들이 집약돼 만들어진 아이디교육시스템은 성장과 성공을 위한 가장 탄탄한 밑받침이 되고 있다. 대부분의 교육은 밤 8시, 9시에 일을 마치고 시작 된다. 힘겹지만, 누구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선진적인 시스템 안에서 끊임없이 성장해가고 있다는 것을 직원들 스스로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아이디헤어 스타일’ 개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다
아이디헤어는 에스아이디, 아이디헤어, 렉시헤어 등 고객의 연령대와 소비성향을 맞춤형으로 공략할 수 있는 3개의 브랜드로 운영되고 있다. 매년 새로운 스타일을 개발하고 발표함으로써 새 해를 시작하는 아이디헤어는 이제 대한민국 헤어 트렌드를 선도하는 브랜드가 됐다.

“아이디헤어는 가족입니다. 23년 전 시작할 때 직원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처럼, 우린 죽는 날까지 함께 일하게 될 것입니다. 철저한 시스템 속에서 결과로 평가하지만, 그 과정을 지켜보고 격려하며 다시 기회를 주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게 우리의 문화입니다.”

위운미 대표는 카리스카 넘치는 CEO이자 수다스러운 언니, 불꽃같은 열정과 들꽃 같은 겸손함을 동시에 지닌 리더이다. 550명의 직원을 일사불란하게 통솔하면서도 직원 한 명 한 명의 삶을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그녀를 보며 직원들은 “도저히 떠날 수 없도록 만든다”고 한다.

“처음 만났을 때 이 사람이라면 함께 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후 무작정 따라 왔습니다. 다른 원장들보다 좀 늦게 원장발령을 받았지만, 다른 생각하지 않고 참고 견뎠습니다. 믿고 따라가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새로운 정보와 트렌드를 늘 먼저 제시하고 어떤 고민도 이야기하는 동시에 풀어지게 만드는 참 신기한 능력을 가진 리더입니다.”

위운미 원장과 17년을 함께 한 에스아이디 현미 원장(위시티점)은 하루 3-4시간 자고, 일요일 공휴일 한 번도 쉬지 않고 무섭게 일하는 위운미 대표를 지켜보며 무한한 파워를 느낀다고 한다. 이 파워는 모든 직원들이 앞을 향해 전력질주하게 만든다.

함께 성공하고 싶고, 더 많이 나누고 싶어
“뭔가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는 항상 두렵습니다. 그러나 강력히 원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것을 확신합니다. 한번 말하면 끝까지 해낼 거라고 믿어주는 직원들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힘입니다. 저 또한 직원들에게 한 말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후퇴하지 않습니다. 생각한 것을 끝까지 이루기 위해 도전한다면 누구에게라도 기회는 온다고 믿습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기도 한 위운미 대표는 아무리 바쁘더라도 예배는 꼭 지킨다. 교회에서 직장에서, 또 어디에서든 기도한다. 위 대표에겐 고난도 성공도 그리 요란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녀가 믿는 신과의 거듭된 교감 속에 단련되어진 걸까. 그녀가 흥분하는 단 한 가지는 ‘성공하면 성공 할수록 나눔도 커진다’는 것이다. 더 많은 직원들과 함께 일할 수 있고, 더 많은 직원들을 성공시킬 수 있고, 더 많은 이웃에게 필요한 것을 나누어줄 수 있다는 것.

위운미 대표는 내년 3월 오픈하는 일산 원마운트 스포츠몰에 대규모 뷰티크러스터를 만들 계획이다. 헤어는 물론 뷰티와 관련한 다양한 업종들이 집적된 새로운 형태의 여성공간이다. 그녀는 원대한 계획을 위해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밤 새워 인터넷을 뒤지고, 또 기도한다. 아이디헤어 직원들도 기대에 부풀어 있다. 누구라도 믿는다. 그녀는 꼭 멋지게 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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