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희동 주엽1동 주민자치위원장

지혜의 면류관을 상징하는 희끗희끗한 흰 머리카락이 멋스러운 일산서구 주엽1동 류희동 주민자치위원장. 솟아나오는 샘처럼 무르익은 삶의 지혜가 풍기는 그는 마음이 하고자 하는 바를 해도 어긋나지 않을 것 같다.

그의 젊은 시절 이력이 화려하다. 사범학교를 나와 교사를 했고, 야구감독, 야구심판도 해봤다. 강원도 시골 청소년들이 중고등학교 진학이 어려움을 알고 야학을 열었고, 새마을지도자가 돼 새마을운동도 앞장섰다. 그 덕에 농림부장관 표창도 받았다.

서울서 교장선생님이었을 때는 교사들로 구성된 초등과학실험연구회를 만들었고, 여름방학이면 젊은 선생님들과 농촌의 소외지역에서 ‘산타과학캠프’라는 이름을 얻은 과학캠프를 실시했다. 또한 학년별 시리즈 책 ‘꼭 해봐야 될 과학실험’을 출간했다. 책 인세로 장학금을 지급하려고 준비중이라고 한다.   

아이들과 소외계층을 향해 깊은 애정을 가진 류희동 주민자치위원장. 이젠 은퇴해 건강을 돌볼 나이가 됐음에도 “어떤 환경에서나 최선을 다하는 것이 행복해지는 비결”이라는 자신의 삶의 철학대로 주엽1동 주민자치위원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주엽1동 주민자치위원들 중에는  김광수, 이미석, 이생수, 이춘자, 황희숙 위원처럼 10년 정도 열정과 진정으로 봉사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 지난해 건강이 몹시 안 좋았던 그는 “이런 분들 계시니 주엽1동이라면 누구든지 와서 위원장 할만하다”고 생각해서 수락했다고 한다.

“그 분들은 자기 희생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자기 봉사의 즐거움이 곧 행복이라고 느끼는 것을 엿볼 때 감동 받죠”라며, 주민자치위원들 자랑했다. 기쁨으로 열심히 봉사하는 위원들과 이들 뒷받침할 수 있는 지도력이 만났으니 자타가 인정하는 전국 1위의 주민자치위원회다.

지난해 주엽1동에서는 소외계층에게 식사제공하는 곳에서 설거지 봉사를 했고, 학생들은 매주 일요일 거리청소를 했다. 8년간 지속적으로 실시해온 학생 거리청소는 연간 1,000여명이 참여할 정도로 확대폭이 커져가고 있다.

류희동 위원장은 봉사와 학생 교육에 더욱 진화된 프로그램을 도입하려고 고민하고 있다. 그는 “기타강습, 로봇만들기, K팝 등의 동아리 형태로 학생들을 모집하고 활동장소와 약간의 지원을 할 계획”이다. 문화교양분과 조상일 위원이 이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기획하고 있으며, 가을축제 때 발표회를 가질 계획이다. “장학금 지급도 생각 중”이라고 하니 더 관심이 생긴다. 

자치위원활동이 활발한 데는 자치위원 중에 문화강좌 프로그램 참여자가 많은 것도 하나의 이유다. 강좌에 참여해보면 개선돼야 할 부분이 쉽게 눈에 띠고, 바로 시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50여 명의 수강생이 몰린 노래교실을 운영할 때 구형 TV를 프로젝션 TV로 바꾼 것이나, 주차장이 없어 강사들이 불편해 할 때 공영주차장 2시간 무료 이용할 수 있도록 수차에 걸쳐 건의해 해결하는 노력이 그것이다.

 “지식나눔을 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각 자치센터에서 이용할 수 있다면 풀뿌리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이 되는 주민 의식성장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류희동 위원장은 지식나눔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에 힘입어 주민문화센터를 고급정보를 들을 수 있는 아카데미를 만들고 싶어 한다.

주엽1동 역시 공간이 부족하다. 예산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민간기업의 지원을 받는다면 어려울 일도 아니다. 다양한 주민들의 요구가 늘어나는 만큼 그 여건도 개선돼야 문화센터가 주민들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류희동 위원장처럼 지혜의 면류관을 가진 고양시민들의 의견이 반영된다면 수준 높은 주민자치의 시대는 더 빨리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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