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양모 학부모 황원경씨

▲ 학부모 황원경씨
“아이의 생애 첫 수업을 못 받게 막는 엄마가 돼버렸어요.”

이번에 둘째 아이를 양일 초등학교에 입학시킨 황원경씨는 등교를 시켜야 할지 말아야 할지 누구보다 갈등이 심했다. 입학 후 첫 등교일인 5일, 양일초 자양모(자식을 지키는 양일초등학교 학부모 모임)는 무기한 등교거부에 들어갔고 황씨는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그러자 황씨의 친정어머니가 시위하는 곳으로 달려왔다. 시위하는 엄마 곁을 이유도 모른 채 따르던 아이는 “학교 가자”는 할머니의 말에 좋아하며 따라나섰다. 아이는 학교에 가고 싶었던 것이다. “학교에 가고 싶은 아이를 못 가게 해야 하니 엄마로서 마음이 너무 아파요. 요즘은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아요. 설거지를 하다 멍하니 천정만 바라보고 있어요. 집에는 웃음이 사라지고 사는 것 같지가 않아요.” 어쩌다 이렇게까지 됐을까. 황씨는 답답하기만 하다.

지난해 가을 입주한 이후 1단지 이웃집에 놀러 가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몰랐다고 한다. “학교가 유해공장과 이렇게 가까운 지 몰랐어요. 그 집은 분진이 날아들어 창틀이 새까맸어요. 학교는 더 가까운 곳에 있어요 이게 아이의 몸에 들어간다고 생각해 보세요. 시에서는 기준치 이하라며 문제없다지만 그건 어른의 기준치잖아요. 십 년 이십 년 후 견달마을 어르신들처럼 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어요.” 황씨가 이렇게까지 걱정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기관지가 깨끗했던 큰아이가 몇 달째 가래를 달고 있었다. 게다가 윗집 아기는 코피까지 흘린다는 것이다. “이제 학교이전이 문제가 아니에요. 이곳 주민 모두의 건강권이 걸려 있는 일이에요. 유해업체는 하루빨리 이전해야 합니다.” 황원경씨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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