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분석전문가 한광용 박사 양일초 환경유해시설 논란에 대해 조언

▲ 한광용 박사
한광용 환경분석 전문가는 양일초 부근에서 기준치 이상의 석면이 검출된 것과 관련해 “석면은 적은 양으로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거나 폐암까지도 일으키는 독성이 강한 물질”이라며 “어린이들은 면역성이 약해 1차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러면서도 한 박사는 “석면 이외에도 외부 원인물질이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민관 대책위를 꾸려 사전조치와 역학조사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광용 환경분석 전문가는  지난해 경북 왜관 고엽제 논란 때나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대해 방사능 오염에 당장 대응해야 함을 지적하는 등 시기때마다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 한광용 박사는 독일 다름슈타트공대에서 환경분석을 연구하고 현재는 녹색연합 자문위원으로 활동중이다.

=양일초 부근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발견됐는데요. 석면은 어린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세포 성장이 활발한 어린이들은 석면뿐 아니라 모든 원인물질에 대한 반응이 어른들과는 다릅니다. 어른들에게서 나타나지 않을 증상이 나타 날 수도 있습니다. 어린이들이 환경오염에 노출될 경우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증상이 발견되고 폐해 정도가 어른들과는 달리 치명적이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석면은 얼마나 유해한가요? 
석면은 호흡기를 통해 몸속으로 들어 와 폐암을 비롯한 여러 가지 호흡기 장애를 일으키는 독성이 강한 물질입니다. 적은 양으로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거나 흡인된 물질이 발병을 일으키는 가능성이 높습니다 .
  
=증상이 없는 아이들은 정말 건강상 문제가 없는 것인지요?
현재 증상이 없다고 해서 안심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현재 양일초와 식사지구 환경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나요?
국가정책에 미래세대에 대한 교육과 건강 외에 더 중요한 일은 없다고 봅니다.
민간대책위 활동과 함께 민·관대책위가 조속히 구성되어 긴급대응책을 논의해야 합니다. 민·관대책위에는 주민대표, 지자체 담당자, 환경 전문가, 법률가, 언론인 등이 참가하며 지자체장이 위원장이되어 이 문제를 책임있게 풀어 가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역학조사는 누가 어떤 방법으로 해야하나요?
이미 환경분야에서는 사전주의적 원칙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즉, 과학적으로 확실한 증거가 부족하더라도 예상되는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민·관대책위에서 조사 범위·시기·인력·예산 등 구체적 방법을 논의하여 체계적이고 발빠르게 진행되어야 합니다. 역학조사를 위한 준비과정과 역학조사 기간이 길어 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시청에서는 대기 오염 측정을 실시하고 있으나 기준치 이하라고 하고 주민들은 그 기준치는 성인 대상이지 어린이를 대상이 아니므로 믿을 수 없다고 합니다. 측정결과가 기준치 이하이면 문제가 없을까요?
어른들과 어린이의 기준치는 차이가 나는게 보통입니다. 기준치라는 것은 노출시간에 대한 함수로 나타나야 합니다. 몸에 장기간 축적되어 수 십년 간 영향을 끼치는 석면같은 물질은 1회의 순간 노출 농도의 기준치로 평가해서는 안됩니다.
반드시 전문가에게 의뢰해 시청에서 주장하는 ’기준치’의 독성학적 의미를 해석해야 합니다.
  
=건축물폐기업체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는 건강상 영향을 어떻게 주나요?
미세먼지는 주로 ㎛(1㎛ = 0.000001m) 단위 크기의 입자들을 말합니다. 우리 몸의 걸름장치인 코 속과 호흡기의 점막이나 코 털등에 의해 제거되지 않고 폐까지 거침없이 들어와 폐포에 흡착되어 세포변형 즉 암을 유발시킵니다. 15-20년의 잠복기를 거쳐 가볍게는 기침부터 치명적인 석면 폐증, 폐암까지 다양한 호흡기 폐해를 일으키는 원인이 됩니다.

=주로 어떤 사람들에게 건강상 영향을 미치나요? (위험군)
위험군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린이나 노약자들처럼 면역성이 약하거나 예민한 분들을 1차 피해자로 분류할 수 있겠습니다. 문제는 입자문질이 단순한 광물질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입자 물질은 표면 흡착력과 표면적이 커서 기체입자들을 표면에 함유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중금속물질을 흡착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국황사의 예처럼 원래는 깨끗했던 모래바람이 공업지대의 오염된 대기를 통과하는 사이 오염기체물질이 협착돼 오염덩어리가 되는 예와 비슷합니다. 석면을 비롯, 입자물질들이 표면에  어떤 화학적 기체물질을 포함하고 있는지에 따라 피해증상은 다양해지고 심각해집니다.
  
=거리상으로 2킬로미터 밖이면 안전하다고 들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염물질의 장거리이동은 풍향과 풍속, 습도 그리고 대기 상태와 지형 등 미기상학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따라 다릅니다. 바람이 어느 방향으로 얼마만큼 강하게 부느냐, 바람길, 안개 빈도 기압골 등 다양한 인자에 따라 피해지역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범위로 넓어 질 수 있습니다.
 
=업체의 이전 전까지 주민과 학생들은 어떻게 건강관리를 해야 하나요?
체계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조사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사 결과 어떤 물질이 얼마만큼 지역을 오염시키고 있다고 밝혀진 다음에는 이미 늦은 때입니다. 이 상황은 마치 일본 정부와 후쿠시마 원전 책임사인 동경전력이 서로 책임을 미루고 은폐하다가 더 큰 결과를 초래했던 후쿠시마 원전 초기 대응 실패 상황이 연상됩니다.
해당 교육청이나, 지자체, 환경보건원 등 이 문제를 책임지고 있는 담당자들은 행정 조치로 그 책임을 끝내지만, 우리 아이들과 주민들은 자신의 건강문제로 떠 안고 평생 살아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처럼 주민의 신뢰가 없는 상태에서는 각자가 최선의 “방어책”을 강구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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