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출 탄현동 주민자치위원장

고봉산과 황룡산 기슭에 자리 잡은 탄현동. 숯 만드는 참나무가 꽤 많았다는 이 곳은 여러차례의 개발로 옛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서쪽으로 길게 드리운 경인선 철로는 예나 지금이나 울타리처럼 탄현동 경계선을 만들고 있다.

올해 탄현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는 불우이웃돕기, 장학사업뿐만 아니라 EM발효액으로 비누만들기, 도농교류 등을 모색하고 있다. 문화센터의 강좌 역시 학생들의 체험활동과 인성교육 등을 포함해 특화시키고자 계획하고 있다. 도농교류를 추진해 농어촌 지역과 교류를 맺어 농번기 때 일손돕기를 가거나, 농촌의 생산물을 판매할 수 있도록 직거래 장터를 개설할 수 있다. 또한 그곳에서 개최되는 축제 때 방문하거나 고양꽃박람회 때 초대해 서로 교류한다면 도시주민과 농촌주민 모두에게 이익이 되고 아름다운 추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탄현동은 최근 파주의 운정신도시 입주민들이 많게는 하루에 1000여명씩 이 곳 탄현동에서 각종 민원서류를 떼면서 탄현동 주민들이 불편해졌다. 담당 직원은 한정돼 있고, 신규직원 확충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동네를 위해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위원장을 맡으라고 해서 맡게 됐습니다”는 박영출 주민자치위원장. 이 일이 벼슬이 아니라 업무분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업무분장이라고 생각하며 동네일을 열심히 하려 해도 “2년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다”고. 게다가 단임제이기에 무슨 일을 하려면 시작도 제대로 못하는 형편인 것이 답답하다. “동네일을 하려면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숙련의 시간이 필요한데 시간이 너무 없다”고 한다.

주민자치위원장의 ‘2년 단임’이라는 임기제도가 적절하지 않다고 보는 것은 박 위원장뿐만이 아니다. 많은 주민자치위원장들은 이러한 2년에 단임이라는 임기는 고양시의원들이 지나친 경계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주민자치위원장의 임기를 고양시조례로 정해놓고,  고치지 않는 것은 마을 일을 ‘제대로 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4만4000여 명이 거주하는 탄현동. 39개 동 중에서 몇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많은 인구를 자랑한다. 앞으로 59층의 주상복합 아파트 입주가 된다면 인구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자랑 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교통대란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경의선이 복선화되면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주민들의 발이 되어주지만, 마을 둘레로 경계선처럼 둘러쳐져있기 때문에 탄현동은 진출입로 만들기가 몹시 어려운, ‘섬 아닌 섬’이 돼있는 형편이다. 다른 지역으로 출입하려면 지하차도를 이용해야 한다. 그런데 탄현동 진출입로 중에서 주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태극단 4거리 쪽의 지하도 길이가 요즈음 문제가 됐다.

두산측에서는 지하도를 2단지 쪽으로 4차선 그대로 연장하기로 제안했으나 주민들을 대표한 '탄현지하차도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와의 협의과정에서 현행 4차선 지하도를 6차선으로 확장하는 안으로 최종합의 된 것이다. 그렇게 지하도를 짧게 만들면 지하도를 통과하는 차들이 신호를 받게 돼 심한 병목현상을 야기시킬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그는탄현동의 주요현안은 주민자치위원회가 지역주민의 의견을 최종적으로 수렴해야하며,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주민자치위원회는 의결기관”이라며,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정작 해야 할 일을 못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문화센터는 주민간의 소통을 위한 자치위원회의 사업 중에 일부이지만 오히려 그 일이 주 업무처럼 여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주민자치를 실현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사람들이 주민자치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섬 아닌 섬’이 되어 있는 탄현동이 발전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렇게 되려면 시 조례도 개정해야하며, 주민자치위원회는 의결기관이라는 인식의 전환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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