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양갑 개표소 어울림누리 현장

“내 평생 이렇게 살 떨리는 개표과정은 처음 겪어본다니까요.”

개표과정을 지켜보는 모든 이들이 혀를 내둘렀던 덕양 갑 지역구. 4.11총선에서 가장 박빙의 승부를 펼친 이곳에서는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표 차이와 엎치락뒤치락하는 순위싸움속에 각 후보 참관인들뿐만 아니라 개표하는 사무원들도 모두 녹초가 되고 말았다.

개표 중반부터 근소한 격차로 우위를 지키던 손범규후보는 관산동 투표함들이 개봉되기 시작하면서 한때 900표 차이까지 앞서기 시작했다. “됐다 됐어” 손 후보 측 참관인들은 주먹을 불끈 쥐었으며 심상정후보측 참관인들은 입이 바싹바싹 말랐다.

각 후보 참관인들이 개표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하지만 승부는 마지막까지 예측할 수 없는 법. 반전이 일어난 곳은 화정 2동 지역의 남은 두 투표함에서부터였다. 첫 투표함에서 나온 개표결과 심후보측이 무려 700표를 따라잡았다. 이어 개봉된 고양동지역 투표함들. 여기저기서 투표결과들이 합산되는 가운데 표 차이는 어느덧 90표차까지 좁혀졌다. 양측의 희비가 엇갈리기 시작한 것은 바로 이때부터였다.

“드디어 역전했습니다” 마지막 화정2동 투표소 한 곳이 개표되면서 심상정 후보의 대역전드라마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아파트단지가 많은 화정2동지역은 심 후보의 대표적인 텃밭. 손 후보측은 기대했던 고양동지역에서 심후보와 호각세를 보이자 망연자실한 표정을 나타냈다. 반면 심후보 측 참관인들 얼굴에는 점점 미소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결국 승부가 결정나기 시작한 것은 11시 40분 무렵. 약 200표차이로 심상정 후보가 앞선 상태에서 개표는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사실상 심 후보의 승리. 심후보측 참관인들은 사무실에 승리소식을 알렸으며 손 후보 측은 고개를 떨궜다. 19대 총선을 통틀어 가장 치열했던 덕양 갑 개표는 이토록 긴박한 분위기속에 마무리됐다.

한편 손범규 후보 측 일부 참관인들은 개표가 마무리되던 새벽 1시경 무효표를 다시 재검표할 것을 요구하며 선관위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선관위 측은 “이미 위원장의 결정 하에 재검표까지 실시했는데 이제 와서 다시 무효표를 재검표하자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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