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정부에서는 중소기업을 육성하고자 여러 가지의 정책자금을 집행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자금은 소기업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얼마 전에 금융상품전시회가 COEX에서 열렸다. 많은 중소기업인들이 내게 맞는 금융상품이 무엇인가 궁금해서 전시회에 참여했다. 은행도 서비스체제를 개선하고 수익구조를 늘리고자 다양한 금융상품을 내놓고 있고, 일부는 정부의 정책자금을 집행하는데 열심이다.

문제는 이러한 정책자금 집행의 효율성이다. 현재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자금의 종류는 무려 238개에 달한다. 겉으로 보면 엄청난 자금이 중소기업에 투입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10여 년 간 사업하면서 느낀 점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것이다. 이는 소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생각일 것이다.
정부정책의 이율배반적인 정책은 일단 가지 수에서부터 나타난다. 이렇게 다양한 정책자금이 있다는 것 자체가 이율배반적인 사고이다. 법전이 두껍다고 법이 제대로 지켜지는가? 오히려 법전이 얇을수록 도덕은 살아 있다고 보여지듯이 정책자금의 종류를 남발하는것 자체가 정책 자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혼란을 야기한다.

자금의 종류가 많은 것은 부처 이기주의의 산물이다. 금융소비자인 소기업들은 어느 것을 쓸 것인가가 아니라 어느 것이 내게 맞는가는 생각하느라 시간을 도둑맞는다. 이때 정책자금을 쉽게 대출해 주겠다는 거간들이 나타나고, 소기업들은 또 다른 피해를 입게된다.

가지 수가 많은 것보다는 쉽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하며, 신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방법의 모색이 필요하다. 현재 중소기업의 자금정책은 전문화 시대를 거꾸로 가는 정책임에 틀림없다.

<이학재·소기업연합회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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