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투표율 의식 금권선거 기승

“도대체 선거분위기가 전혀 안난다”
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지방선거는 투표율을 30%도 넘기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권자들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높은 가운데 선거기간이 월드컵과 맞물리면서 어느 때보다도 낮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 더구나 고양시는 3번에 걸친 지방의회에 대한 적지 않은 실망감과 함께 지방자치에 대한 회의감을 나타냈다.
올해 처음으로 투표를 하게 됐다는 20살의 김태희(중앙대·성저마을)씨는 “집안 식구들이 모두 TV앞에 모여 월드컵 중계를 보는 통에 한국 경기일정은 모두 알지만 솔직히 투표를 언제 해야 하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출마자들을 보는 시각이 곱지만은 않은 이유들이 있다.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은 누구를 찍어야 할지 헷갈린다고 한다. 공약도 비슷하고 도대체 후보자들간에 차별성이 전혀 없다고 한다. 투표는 하긴 해야겠는데 누가 더 나은지 홍보물만으로는 알 수가 없다는 것. 대부분의 지역공약들이 비슷한 이유에 대해 한 후보는 “후보자들의 정책이나 공약은 선거홍보물을 만드는 기획사에서 전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사는 관공서에 나온 자료나 언론자료에 의존해 공약들을 만들기 때문에 모든 후보자들의 공약이 비슷할 수밖에 없다는 것. 기초의회에 출마한 K후보는 공약을 묻는 질문에 “자세한 것은 기획사에 물어보라”고 답변하기도.

낮은 투표율을 예상한 탓인지 후보자들의 지나친 금권선거도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개를 누가 더 잡느냐에 당락이 결정된다”는 말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덕양구에 출마한 A후보측에서는 “모 식당에 가서 후보자의 이름만 대면 공짜로 회정식을 먹을 수 있다”는 말도 입소문을 통해 나오고 있다. 일부 후보들은 “투표할 사람들이 눈에 보이는데 표를 얻기 위해서라면 기꺼이 밥을 사겠다”는 입장이다.

“금권선거를 막기 위해서는 찍을 후보가 없더라도 투표에 꼭 참가해 돈으로 표를 살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선관위 직원의 말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은 이번 지방선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기도 했다.
직장을 서울에 두고 있는 신도시 일부 주민들은 이번 선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여의도로 출퇴근하는 윤영근씨(31·무원마을)는 “지옥같은 출퇴근길 문제를 해결해줄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좋다”며 “후보들의 공약 중 교통문제 해결부분을 꼼꼼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를 두고 있는 주부 강선화(28·주엽동)씨는 “시장 후보 모두 유흥업소와 러브호텔 문제 해결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몇몇 후보는 믿을 수 없다”며 주거와 교육환경을 개선할 후보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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