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능곡역 주변 옛우시장 서던 큰 장

▲ 능곡시장 상가번영회를 중심으로 다시 살려낸 능곡장은 아파트가 빼곡한 도시에 활력을 주고 있다.

쿵쿵 작은 안반에 놓인 찹쌀떡을 떡메로 치고, 반짝반짝 금속그릇을 윤나게 닦아낸다. 지글지글 떡갈비를 굽고, 새콤달콤 홍어 무치고, 떠리떠리 한 봉다리 가득 시금치를 담아내는 시끌벅쩍한 모습. 장터답게 각설이의 흥겨운 타령과 엿판도 있다.

여기저기서 부침과 돼지껍데기를 안주 삼을 곳도 있다. 능곡역 입구 부분부터 200여m에 이르는 곳에 2일 7일이면 서는 능곡 5일장. 2일, 7일, 12일, 17, 22일, 27일 열리는 2·7장이다.

능곡시장은 예전에는 우시장이 섰을 만큼 컸고, 80~90년대 초 까지만 해도 인근에 제법 이름있는 시장이었다. 1904년에 경의선 능곡역이 생긴 이래 이 지역 상권을 주름잡았던 시장이었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것도 옛말이고, 급속한 도시화와 대형 마트들의 발 빠른 입점은 능곡시장을 뼈대만 남게 했다.

견딜 만큼 견딘 것일까, 능곡 재래 전통시장 상인들은 박원식 능곡시장 상가번영회 회장을 중심으로 상가를 살리기 위한 방도를 모색하다가 지난 3월 2일, 5일장을 오픈하게 되었다. 장이 서는 날이면 인근에서 1500~2000여명의 손님이 다녀갔다.

“지난 7일 경품행사를 하는 날에는 4000~5000여 명의 인파가 몰려 능곡5일장 골목은 인산인해를 이룰 정도였다”고 말한다. 떠밀려 다닌다 해도 과언이 아닌 지경이었을 것이다.

장날이면 상설점포 50여 개와 비 상설점포 50여 개가 장터 길 가운데에 다양한 물품을 풀어놓는다. 해산물, 농산물, 고기, 각종 부식, 옷, 신발, 잡화 등 왠만한 것은 다 갖춰져 있다.

5일장 개장을 120% 만족한다는 이정근 부회장은 “가격을 낮춰서 팔기 때문에 많이 파나, 적게 파나 이윤은 큰 차이나지 않지만 기분이 정말 좋다”고 한다. 물건 판매하는 것도 좋지만 시장을 찾아주는 손님들을 만나는 것이 더 감격스러운 것 같다.



박원식 상가연합회 회장은 “능곡 5일장에서는 좋은 물건만 살 수 있어야 한다”며 하루이틀 지난 야채를 몰래 팔지 못하도록 경비를 세우기도 한다. 신선하지 않은 야채나 생선을 싸다고 샀다가 오히려 능곡 5일장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나 반품을 원할 경우 능곡시장 상가번영회로 갖고 오면 어렵지 않게 반품할 수 있다. 또한 오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아파트쪽 도로를 주차장으로 사용할 수 있다. 장날에 한해 주차를 허용한 것이다. 주차, 반품 등의 문제를 해결했으니 능곡5일장은 이제 더 많은 손님 맞을 준비만 하면 된다.

능곡5일장이 이 곳 재래시장 활성화뿐만 아니라 잃어버렸던 시장의 손맛, 사람사는 맛을 되찾아줄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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