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진영은 어떻게 하면 유권자에게 자신을 알릴 것인가하고 아이디어가 백출이다. 그러나 거리를 지나가는 유권자들은 냉랭하다. 오히려 소음, 안면 공해라고 외면한다. 지금은 선거철이라 애걸하지만 당선 후에는 우리를 무시할 것이라고 냉소한다. 한편 후보자들은 공복으로 열심히 일하고자 나섰는데 왜 환영받지 못하는가 하며 후회할지도 모른다. 선거란 다 그런 거지하며 나름대로 모욕을 곱씹으며 훗날의 보상을 꿈꾸며 선거 기간만 비굴해지자고 다짐할지도 모른다. 이와 같이 선거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할 때, 후보자나 유권자나 모두 비극이다.
우리는 머슴이 되겠다고 나선 후보자에게 따듯하게 맞아 주자. 다소 공해가 될지언정 옥동자를 낳기 위한 진통이려니 하고 관용을 베풀 아량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따듯하게 배려해준 주인에게 충성을 다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후보자에게 가까이 갈 때 보다 깐깐하게 이들을 비교 평가할 수 있다. 이들의 내민 손을 뿌릴 칠 때 이들은 치욕으로 받아들이고, 나중에 보상이나 받을 듯이 정치권에서 유행하는 '모리배'나 '시정 잡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어쨋든 당선된 사람은 각종 부정부패를 저지른다해도 주민 소환제도가 마련되지 못한 상황에서 속수 무책이다. 결국 우리에게 화살이 돌아오고 그 잘잘못도 유권자의 몫이 된다.
젊은 유권자일수록 선거에 대한 무관심이 심하다고 한다. 이들이 월드컵에 매몰되거나 선거일에 놀러갈 궁리만 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암담하다. 항상 수구 특권세력은 조직적으로 선거에 관여해 왔다. 이번에도 월드컵에 정신이 팔린 사이에 이들은 매표하고 물밑 작업에 한창이라는 것은 부정선거 고발건수의 급증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젊은이들인 투표에 적극 참여할 때 우리의 미래가 밝을 것이다. '기록적인 낮은 투표율 예상,그래서 내 마음에 드는 지역일꾼을 뽈을 수 있는 드문 기회'라는 구호가 절실하게 다가온다.
양보해서 정말 뽑을 후보가 없어 투표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정답이 확실치 않아 시험을 거부하겠는가. 사지선다형 문제처럼 답이 아닌 것부터 제외해 가는 방법이 있다. 이것이 시험을 거부하는 것보다 나은 차선책이었음을 기억할 것이다. 지방선거는 대선의 전초 기지가 아니다. 우리의 삶에 직접 영향을 주는 우리의 살림꾼을 고르는 선거다. 모두 월드컵을 즐기면서 6.13 선거 투표장에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