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연 대화동 주민자치위원장

지난해 9월 28일 제2전시장이 개장되면서 국내 최대 전시면적, 아시아 4번째 전시면적을 자랑하는 킨텍스가 있는 대화동. 이곳은 일산 신도시 개발 당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였던 가와지 볍씨가 출토되었고, 삼국시대의 토성으로 여겨진 성저토성이 있던 곳이다. 대화동은 역사성과 미래 비전이 한 눈에 보이는 곳이다.

‘여러 마을이 합쳐져서 크게 되었다’는 지명유래를 가진 대화동의 주민자치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이진연 주민자치위원장은 “올해에는 진찰뿐만 아니라 회복에도 관심을 가지려 합니다”라며 올해 대화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중점사업으로 정한 ‘찾아가는 의료봉사’를 소개한다. 5월 11일 500여 명의 불우이웃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더 나아가 링거를 놓아줄 계획이다. 또한 5월 19일에는 대화동 7개 학교 학생들과 장충공원에서 아나바다장터를 열어 불우이웃도 돕고, 장학금도 전달할 계획이다. 친구와 함께 영화보고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고, 알려지지 않도록 돕는 것이다.

이진연 주민자치위원장은 미용사 자격증과 미용교사 자격증도 있다. 또한 요양사 자격증과 보육교사 자격증도 땄고, 아동노인복지학과를 졸업하면서 복지사자격증도 취득했다. “전문자격증이 있으면 어르신께 도움이 될까 생각해서 취득했다”고 한다.

33년간 쌓아온 미용경력 못지않는 봉사경력을 소유한 이 위원장은 “이렇게 기술이 소중하게 쓰일 줄 몰랐어요”라며 지금껏 봉사를 위한 약속을 한 번도 어겨본 일이 없다고 한다. 그녀에게 미용기술을 배운 이들은 250여 명 정도. 그들도 이진연 위원장처럼 여러 방면으로 사회봉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30년 이상 미용사로 활동해오다 손이 아파 쉬면서 삶의 활기를 잃었던 차에 “미용 기술로 봉사를 해봐라”는 남편의 권유로 지역을 위한 봉사를 시작했다. 이 외에도 ‘참 좋은 집’, 고양시와 파주시의 노인복지회관 등에서 미용봉사를 10여년 이상 해왔다.

중증 치매노인의 머리 손질을 해줄 때는 갑자기 뺨을 때리거나 가위를 빼앗는 이도 있다고 한다. 오랜 봉사를 통해 돌발적인 상황에 대처하는 순발력도 키워졌다며, 머리 손질을 못하게 하는 어르신들에게는 사탕을 주거나, 부드럽게 손을 잡아주며 마음을 안정시키기도 한다. “늘 큰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며 일을 맡고 있다는 이진연 주민자치위원장.

“솔직한 얘기로 나에게 돈을 달라고 하면 이렇게 줄 수 있었을까요?”라며 진짜로 솔직하게 속마음을 표현하는 이진연 위원장. 미용기술이 있었기에 기쁘고 신나고 부담없이 10년 넘게 봉사할 수 있었으리라.

젊은 시절, 어린 두 아들을 두고 미용실을 운영할 때 찾아오는 손님들이 바쁜 자신을 대신해 아이들을 돌봐줬다. 어린 아이들이 안쓰러워서일까, 손님들은 누구 할 것 없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1일 선생님’이 되어줬다. 그 덕분일까, 아이들은 엄마의 다정한 손길이 구석구석 닿지 않았어도 자랑스런 모습으로 성장했다. 이 아들이 “지금까지 살아오신 것처럼만 살아오세요”라고 한다. 아들의 말은 그녀의 고달팠던 평생에 대한 표창장이었다.

“아낌없이 봉사하고 싶어요” 지난해 대화동 주민자치위원장으로 선출되어 1년간 열심히 활동 한 그녀는 ‘잘 먹고 잘 놀고 열심히 일하자’는 좌우명을 실천하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 봉사가 좋아서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며 “1년 되니 이제야 무엇을 할 지 감이 온다”며 겸손히 말한다.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여성으로서 주민자치위원회를 이끄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게다가 그녀는 투표를 통해 당선되었으니 끌어안아야 할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이다. “강한 마음 녹여주시고 늘 새 힘 주십시요”라며 기도하는 이진연 주민자치위원장. 늘 남을 돕고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살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을 믿었기 때문이라며, 기도하고 아낌없이 봉사하기를 쉬지 않는 그녀의 모습에서 어머니의 강한 힘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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