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촌마을 '예길농장' 황지용 대표

▲ "젊은 사람이 떠난 고향마을을 활기 넘치는 전원마을로 만들고 싶다"는 황지용 대표는 고양과 파주를 넘나들며 기타 강사이자 농부로 활약하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꿈 한자락을 설계해줍니다.”

풍동 애니골에 있는 ‘고양시-KB국민은행 배움누리’에서 기타 교실을 운영하며 아이들에게 큰 꿈을 심어주는 황지용(34세) 대표. 그는 올해 1월부터 공공근로에 참여해 내부청소 등에도 몸을 아끼지 않아 성실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그는 이은행 센터장과 이곳의 청소년들의 요청으로 기타연주라는 자신의 재능을 기꺼이 쏟게 됐다. 황 대표는 “고교시절 그룹사운드에서 갈고 닦은 드럼과 기타 연주를 이렇게 좋은 일에 동참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고양시 저소득층 고등학생들의 방과 후 공부방이 되는 이곳은 벌써부터 기타 하나로 아이들의 꿈이 새롭게 설계되고 있다. 황 대표가 창고 속에서 잠자고 있던 통기타를 다시 꺼내 꼼꼼히 가르치면서 아이들은 저마나 소질이 발견되고 어느새 자신감을 갖는 등의 변화를 가져왔다. 얼마 전에는 작은 발표회를 열어 더욱 활기넘치는 공부방으로 변모하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주기 위해 아낌없이 노력하는 황 대표는 대학에서 관광과를 전공하고 서울 프라자 호텔에서 호텔리어로 5년간 근무했으며, 2년간 삼성생명 재무설계를 맡아왔다. 현재 일산동구 마두동 강촌마을에 살고 있지만 원래 고향은 파주 문산읍 장산리다. 그는 고향에서 작고하신 조부의 평생 소원이었던 사과농장을 경영하고 있다. 평생을 교직에 몸담아 행신중학교 교장으로 은퇴해 현재는 강화도에서 펜션을 운영하고 있는 부친 역시 바른먹거리 생산에 도전해보라고 그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고 있다.

평화누리길 파주 3구간 바로 옆이 되는 황지용 대표의 예길농장은 30년 전 조부가 경작했던 토지이다. 지난해부터 개간 작업에 들어가 오랫동안 잡초가 우거져서 방치됐던 땅을 포크레인과 불도저로 파자 자연산 산마가 무더기로 나와서 공사하던 인부들과 즐거운 시식을 하기도 할 정도로 풍요로운 곳이다.

이렇게 말끔히 개간된 농장에 콘크리트 지주를 세우고, 우물을 파 관수시설을 설치하고, 야생동물 침입을 막기 위해 전기 울타리도 설치했다. 지난 3월에는 1300평의 농장에 조생종과 만생종 사과묘목 500주를 심어 사과 재배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농장 개간을 진행하면서 힘든 것이 많았는데 이번 봄에 새하얀 꽃잎이 활짝 핀 모습을 보며 눈물이 핑 돌았다”는 황 대표는 사과꽃 핀 것에 감격한 나머지 첫 꽃잎의 윗부분을 잘라주는 작업을 깜빡 잊어 시간이 흐른 뒤 튼실한 묘목으로 자라도록 꽃잎들을 더욱 꼼꼼히 잘라주었던 헤프닝을 소개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사과농사를 그저 무작정 시작되지는 않았다. 농사에는 많은 경험과 지식을 필요로 했고, 특히 사과나무의 특성과 토양 등에 따른 많은 애로사항이 뒤따랐다. 황 대표는  우선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지난 겨울 보름동안 농업용기계 작동을 배웠다. 직장을 다닐 때는 야간에 ‘도시직장인 귀농귀촌교육’을 받았고, 3개월 동안 청도에서 한옥집짓기 교육도 이수했다.

황 대표는 사과사랑동호회 운영위원, DMZ사과작목반 총무를 역임하고 있다. 이른 아침에는 부지런히 사과농장에 와서 ‘병해충 예찰표’를 점검하며 사과나무에게도 종종 기타 연주를 들려주며 우수 농산물 관리제도(GAP)에 맞는 농법을 적용시키고, 오후에는 배움누리 기타 교실의 강사로서 활약하고 있다.

아내와 아들, 갓 태어난 딸이 있어서 더 행복하다고 하는 황 대표는 “기타 하나로 청소년들에게 사과꽃처럼 환하고 예쁜 꿈을 심어주겠다”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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