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배 신도동 주민자치위원장

삼송동 주변 지역이 보금자리주택으로 개발되고 있어 도로가 갑자기 휘어지고, 끊겨버리고. 여기저기 변화가 무쌍하다. 오랜 공사로 삼송동 주택들이 뒤집어 쓴 먼지가 오는 비에 주루룩 흐른다. 주변에 새로 짓는 아파트들의 대담한 포즈와는 대조되는 오밀조밀 낮고 작은 소인국 같다.

“지난 해 고양고등학교 옆 200m에 화단을 제작했어요. 철쭉, 다년생 화초 등 5~6가지 화초를 식재했습니다.” 지난해 신도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실시했던 꽃길가꾸기, 소식지 만들기, 고무마 심어 불우이웃돕기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한 65세 이상의 어르신  생일잔치를 열었던 이야기도 덧붙였다. 분기별 또는 매달 실시하기도 했던 이 행사는 특히 고양종합고등학교 제과제빵학과에서 생일 맞은 어르신 한 사람 한사람에게 모두 케이크를 선물하기도 했다. 학생들이 정성스럽게 만든 케이크, 선물, 맛있는 점심 한 끼를 먹으며 생일을 축하받은 어르신들의 모습은 어린아이 같았을 것이다.

주민자치위원 20명과 함께 신도동에 필요한 여러 일들을 맡아 해보지만 무엇보다도 신도동에 가장 필요한 것은 ‘공간’이다. 주민들에게 인기 있는 요가수업은 장소가 비좁아 3부제로 실시하고 있으며, 더 하고 싶어 하는 주민이 있어도 받지 못하는 형편이다.

또한 복지관 건물이 지나치게 낡아 보수가 필요하던 차에 지난해 많은 비가 오자 무릎까지 물이 차올랐다. 올 7월에 리모델링을 끝내고 입주하는 동안  풍물팀은 고양고 풍물패연습실을 이용하고, 탁구부는 삼송역 지하철역 빈 공간을 이용해서 연습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지하철본부에서 탁구장으로 사용하는 것을 거부해 다시 화정동 탁구장, 벽제 관산동, 삼송교회 등으로 뿔뿔히 흩어져야 했다. 기부와 나눔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이때, 지금도 그대로 빈 공간으로 남겨두면서도 지역 주민들을 위한 작은 배려도 하지 않으려는 지하철공사의 소행이 곱씹어진다.

옛날 읍사무소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는 곳은 고양시에서 신도동이 유일할 것 같다. 신도동 주민센터는 넓은 앞마당이 있는 시골집 같은 느낌이다. 보기에는 편안하고 좋다. 그러나 “마당에 아스콘을 깔아달라고 해도 못들은 척 하고, 지하에 8평 정도 되는 시설을 리모델링 해달라고 해도 무시”한단다. 비가 오면 누수되는 곳도 여러 군데다.

서울~의주로 가는 대로가 있었고 근현대에는 서울에 인접해 있었고, 교통이 좋아서 고양군 시절 이 곳 신도동은 가장 번화한 곳이었다. 기차가 들어오면서 능곡, 일산에 주도권을 빼앗기기는 했어도, 서울 인접지역이라는 프리미엄은 늘 따라다녔다.

그러나 과거의 영광은 저 뒤안에 있을 뿐이다. “삼송동은 모든 면에서 소외된 지역”이라는 김영배 위원장의 말이 아니어도 개발에서 소외된 삼송동 주민들의 마음이 얼마나 답답할지 주변을 보면 바로 느껴진다.

옛날 행정구역으로 따졌을 때 13개통이 있었고 그 중에서 1, 2, 12, 13통과 8통의 절반이 개발에 포함됐다. 김영배 주민자치위원장은 “인구밀집 지역은 주민들이 자체 개발 한다고 핑계를 대고 제외시켰죠”라고 한다. 보금자리 주택 개발시 삼송리, 오금리, 세수리, 지축리 등에 인구와 건물이 많아 보상이 많이 나갈 형편인 곳을 개발지역에서 소외시켰다는 것이다.

형평에 어긋나지 않게 기존 마을에 대한 적절한 개발제한을 풀고. 고도제한없이 고층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 주민들의 요구다. 또한 주민을 배려하지 않은 버스중앙차선제, 지하도 건설 등은 재고돼야 할 것이다.

김영배 위원장은 삼송초 총동창회장, 고양종고 동문회 사무총장, 새마을체육회장, 청소년 지도위원, 주민자치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이제 주민자치위원장으로서 지역을 위한 마지막 봉사라는 소신을 갖고 그는 지역발전을 위한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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