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곳동 '에벤에셀'농원 양정현 대표

▲ 4대째 송포지역에서 농업을 하던 양정현 대표. 잘나가던 디자이너에서 농사꾼으로 변신한 요즘이 너무 즐겁다.

“해외봉사에서 얻은 기쁨과 감동은 그해 농사의 원동력이 됩니다.”

3년 째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봉사를 한 후 농사를 시작하는 양정현 대표(46세). 집안 대대로 독실한 기독교인(송포교회)으로 이른 봄이면 교회 단체 해외봉사단의 일원으로 봉사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말라리아의 위험성에도 불과하고 모기와의 전쟁을 펼쳤고, 때론 물이 귀하여 1컵의 물로 세수를 했다. 온갖 어려움이 따랐지만 현지의 선교사들과 함께 원주민들을 돕는 활동을 했고, 작은 봉사에 기뻐하는 그들을 보며 더 큰 기쁨의 소중함을 느끼곤 했다.

그 봉사의 감동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는 양 대표. “올해도 농사 시작 전 다녀왔으며 앞으로도 해외봉사는 계속된다”고 했다. 농사짓는 와중에도 토요일마다 초등대상(주일학교 총무) 축구교실을 실시하며 꿈나무들에게 축구를 통하여 앞으로의 비전을 심어주고 있다.

양 대표의 부모님도 젊은 시절에 지역에서 많은 봉사활동을 펼쳤고, 그 공로로 크고 작은 표창을 받은 적이 있다. 그 봉사의 정신을 이어받아서 실천하고 있는 양 대표. 20대~30대에는 서울에서 섬유디자이너로 활약했다. 그가 만든 스카프, 커텐 등의 원단은 해외로 날개 돋힌 듯 나갔고, 직장에서 만나 결혼한 아내도 유능한 디자이너로 솜씨를 발휘했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농사일을 도와줬고 4대째 송포지역에서 농업을 하던 진실하고 소박한 땅이 주는 그리움을 잊을 수가 없었다. 급기야 잘나가던 디자이너를 접고 결혼과 함께 귀농을 결심하며 법곳동으로 왔다.
처음엔 하우스에서 비름나물, 호박잎을 전문으로 10년 동안 생산하며 가락동으로 납품했다. 그리고 잠시나마 농업의 본질을 잊고, 양주에서 마트를 1년 동안 운영했는데 유통의 경험 부족으로 좌절을 경험했다. 농업만이 다시 살길이라고 생각하며, 40세에 굳은 결심을 했다. 농업뿐만 아니라 술과 담배를 끊고, 신앙생활도 다시 시작하며 가정중심적으로 실천했다.

새롭게 농사를 시작한 양 대표는 “가좌마을 아파트 신축 때 나온 산 흙을 60cm 이상 높이로 매립하여 친환경 재배 연동하우스로 전환했다”고. 2006년엔 고양에서 오이 생산의 부족함을 알고서 더 많은 재배를 했고, 애호박, 근대 등도 하우스에서 했다. 2008년엔 고양시 환경농업대학(친환경과 대표)을 다니며 많은 농업관련 정보를 접했고, 선도농가로 자리매김됐다.

학교 급식용으로 양파도 하고 있는 양 대표. “학교 급식이 무상으로 되면서 오이를 4,500평으로 확대했으며, 지난해부터 전량 학교 급식용으로 공급된다”고 했다.

96%가 수분인 오이는 이뇨, 해독, 항암효과, 노폐물제거, 피부미용 및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뿌리, 줄기, 잎은 말려서 다려먹을 때 이질과 설사에 효험을 나타내고 있다. 양 대표의 열정으로 6년 동안 실험관찰한 농원엔 오이재배에 적합한 환경으로 천적재배를 하고 있다.

그는 고양시 시설채소 연구회와 한국농촌지도자 송포지구회에서 총무를 맡고 있고, 고양 강소농에서 활동하고 있다. 올여름 캄보디아에 봉사활동을 가는 양정현 대표. “오이 수익금이 많이 생기면 외국 근로자들의 쉼터를 조성할 예정이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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