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배 성사2동 주민자치위원장

1990년대 초반 고양시의 공영개발 사업 차원에서 성사지구 택지개발로 3,850여 세대의 신원당 마을이 만들어졌다. 그 당시 청약열기가 얼마나 뜨거웠는지 말도 못할 지경이었다. 그렇게 만들어졌던 신원당 마을이 언제부턴가 어울림마을로 바뀌었다. 김승배 주민자치위원장은 “신원당 마을이라는 명칭을 우리가 바꿨어요”라고 한다. 덕양 어울림누리가 지척에 있으니 어울림마을이라는 명칭변경이 아파트 이미지를 높이는데도 한 몫 할 것이다.

주민들 입장에서는 어울림 누리가 있어서 주민들 문화생활에 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실생활에서 겪는 어려움 또한 있다. 어울림누리에 앞과 뒤쪽에 세워진 ‘주차 차단기’ 때문이다. 주차장 입구에 세워도 될 것을 화정동과 연결된 도로에 세워놓았으니 택시, 마을버스, 엠블런스차량 등이 통과할 때마다 불편을 감수해야 하고, 주민들 입장에서도 화정동에 갈 때 주차요금을 내지 않으려면 일부러 빙 돌아가야 한다. 김승배 위원장은 “주차 차단기를 주차장 입구에 세우라고 건의해도 도무지 어렵습니다”고 한다. 답답할 노릇이다.
성사2동 주민자치위원회는 회의를 17시에 한다. 직장에 다니는 위원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역을 위한 봉사는 뒤지지 않는다. 부녀회, 체육회, 동대표협의회 등 7개 단체와 화합이 잘 되고 있으며, 그 힘으로 지난해에는 고양시의 보조금과 주민자치위원회의 기금, 각 단체의 보조금을 합해 벽화그리기를 했다. 그래서일까, “우리 동에서 만든 벽화는 그냥 벽화가 아닙니다”라고 한다. 벽화를 그리고, 거기에 20개의 작품 게시대를 만들어서 작품을 교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초등학생들부터 전문 화가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매달 한 번씩 그림을 교체한다. “가끔 훼손되는 경우도 있지만 꾸준히 잘 걸리고 있고, 주민들도 반응도 좋다”고 한다.  
성사2동에는 유명한 풍물놀이팀이 있다. 3년 전 결성되었으며 회원 35명이 무료 공연을 많이 하며 명성을 쌓았다. 또한 지난해 ‘경기도 주민자치센터 동아리 대회’에 고양시대표로 출전했다. 39개 팀중에서 4위의 성적을 올렸고, 올해에도 출전하고자 맹연습 중이다. 성사2동 주민치위원회에서는 9월에 어울림무대에서 작품전시회 겸 주민장기자랑과 체험위주로 주민들 마을잔치를 준비하고 있다. 
원당역이 걸어서 5분 거리에 있고, 능곡, 일산, 불광동, 은평구 등 사통팔달로 연결된 넓은 도로가 있으며, 문화의 메카인 어울림누리가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는 성사2동 어울림마을. 무엇보다도 고양시청 청사가 바로 건너다 보이는 곳에 있으니 어울림마을은 고양시의 가장 중심지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김승배 위원장은 “20년 넘은 깨진 보도블럭에 여성들 높은 구두 굽이 낄 정도”라고 한다. 뾰족한 구두굽이 걸을 때 보도블럭 사이에 끼이면 구두도 망가지지만 사고의 위험도 크다. 또한 도로가 울퉁불퉁하여 휠체어와 유모차가 지나다니기도 어렵다. “어느 동네는 필요하지 않아도 년 말이면 멀쩡한 보도블럭 교체한다”며, 특정 지역만을 편애해서야 되겠냐고 한다. 또한 “아파트 단지에 전봇대가 있는 곳은 이 동네밖에 없다”며 꼭 필요한 곳에 예산이 집행되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여러 가지 답답한 마음을 풀어낸다
그는 “아파트 경비아저씨들이 아이들 등교할 때 교통정리 하는 전통을 만들었다”고 한다. 주민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구석구석 돌아보고, 작은 필요라도 개선하려고 애쓰는 주민자치위원장이다. 아파트 입주자대표를 12년째 맡고 있으며, 2007년에 주민자치위원장을 역임하였으며, 성사2동 체육회장을 2번 연임하고, 지난해 경선을 거쳐 다시 주민자치 위원장이 되었다. 이런 그의 이력은 지역을 위해 애쓰는 노력의 결과 일 것이다.
산이 좋아 전국 산에 다니고, 봄철이면 들과 야산에서 “씀바귀와 돌미나리 뜯어먹기 좋아한다”는 김승배 위원장. 젊었을 때는 중장비사업도 했고, 고양시에서 처음으로 중고자동차 매매사업도 시작했다. 물론 그의 근본은 농부이기에 지금도 텃밭을 가꾼다.
“전에는 자기 돈 써가면서 왜 자원봉사를 하나?”라는 생각도 했었다고 한다. 지역을 위한 봉사를 오랫동안 하다 보니 보람이 있을 때도 있고, 섭섭한 마음이 들 때도 솔직히 있다. 그렇지만 봉사를 할 때마다 알지 못하던 것을 배울 때가 많고, 주민들 삶이 조금씩 좋아지는 모습을 보며 기쁨을 느끼게 되었다. 그는 “더 열심히 해서 없는 사람, 억울하게 당하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더 많이 든다”고 한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시간이 가고, 나이를 먹고, 일하는 만큼 싫은 소리도 많이 듣게 되었다”는 김 승배 위원장. 그렇게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배우기도 하고 반성도 하며 성숙해진다며, 많은 것들을 수용할 수 있는 넓은 마음이 되었다고 한다. 어깨에 힘 안주고 소박한 모습으로 마을 일을 하니 주민들이 좋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동네 일꾼은 이런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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