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정 재무상담사 특강

고양파주여성민우회 생협이 마련한  박미정 재무상담사의 4회 경제 특강이 2일 끝났다. 박미정 재무상담사는 이날 강연에서 새로운 개념의 가계부 쓰기를 권했다.  또 ’신용카드 안 쓰기’와 ’자주 소량으로 장보기’할 것을 제안했다.

가계부를 왜 써야 하나요?
가계부를 쓰다 실패한 경험이 다들 있다. 매일 지출일기식으로 쓰다 보니 왜 써야 하는지 목표도 없이 매일 ’돈 돈’ 하다 관두게 된다. ‘내가 몇일에 얼마 썼다’는 중요하지 않다. 지출의 통계를 내는 것 역시 중요하지 않다. 어디에 얼마가 나가고 있는지 알기 위해 써야 한다. 그래야 내 돈을 어디에 쓸지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가계부를 쓰는 이유는 돈을 쓰고 나서 자신이 선택한 것에 대해 만족도를 높이고 가족이 함께 공유하기 위해서다. 처음 6개월간은 내가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 점검하는 차원에서 쓰고, 다음은 예산을 세워 살아보고 적정예산을 다시 책정해 보기 위해 쓴다. 내 가정의 수입을 내가 예산을 세워 선택한 곳에 잘 쓴다면 돈이 많을 때나 적을 때나 행복지수에는 큰 변동이 생기지 않는다.

가계부, 어떻게 써야 하나요?
월급 상여금 상품권 부인소득 등 총수입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다음은 고정지출 즉 자동이체를 걸어놓은 지출들에 대한 관리다. 전기료·가스요금·집 전화·부모님·용돈 학습지 대금 등 정기적인 날짜에 빠져나가는 지출이 고정지출이다. 주부는  고정지출  빼고 실제 지출에 대해서만  관리하면 된다.

단, 고정지출은 무관심할 것이 아니라 연간 추이를 보면서 자주 들여다보고 관리해야 한다. 매달 빠져나가는 통신비  전기요금 가스요금은 연간 통계를 내면 크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매달 줄여서 크게 표 안나는 것들이 큰 표가 나도록 줄이는 것이 가계에 도움이 된다.

분류항목을 세부화시키는 것보다 가족 구성원 중심으로 남편·나·아이 등 사람별로 분류해서 쓰면 누가 얼마를 쓰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때 전기요금 가스요금 등 공동으로 들어가는 공동생활비로 분류한다. 가계부를 쓰다 보면 우리 가정이 어디에 집중적으로 돈을 쓰는지, 먹는데에 치중하는지, 기분에 따라 소비하는지 등 어떤 패턴이 있음을 알게 된다. 가령 예산항목을 둘 때 계기가 안돼 문화생활을 못하고 있다고 생각되면 매달 몇만 원 정도의 예산을 억지로 책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관리가 힘든 아이들의 통신비, 게임머니 등은 각 가정의 편의대로 하되 아이들의 지출 내용에 포함시켜 아이들에게 관리의무를 주는 것도 좋겠다. 

가계부는 쓰고 신용카드는 안 쓰고
가계부는 6월부터 써보자. 돈을 쓰면서 부들부들 떨어야 한다. 일단 지금부터는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말고 현금을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 이때 지난달 카드결제금액이 괴롭히더라도 이를 먼저 정리를 하고 시작하라.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으면 다음달부터는 신용카드 대금으로 돈이 나가지 않게 되는 평범하지만 놀라운 진실. 신용카드가 주는 서비스는 무시하라. 실제로 현금사용으로 돈을 덜 쓰게 되면 저절로 가계가 잡혀 더 큰 이익이 돌아온다.

집에 먹을 것을 쌓아두지 않기
장보기를 할 때 한꺼번에 많은 양을 사는 습관을 버리고 조금씩 자주 마트를 이용하라. 한번에 많이 사는 것과 자주 조금씩 사는 거랑은 다르다. 마트에 있는 냉장고가 잘 보관해 주는 데 구태여 많이 사와서 집에서 썩히면 손해다. 필요할 때마다 사오는 게 현명하다. 냉장고를 채우는 것에 집착할 필요가 전혀 없다.

라면·술안주·빵·참치·캔·과자 등을 집에 쌓아두지 마라. 비만을 부추긴다. 최근에는 장보기 금액에 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술만 사는가. 안주도 산다. 남편과 한잔 하는 문화가 일상적이어서는 곤란하다. 그럴 때마다 불편하게 나가서 사오는 수고로움의 과정을 거치면 횟수도 줄고 절약도 된다.

가계부는 네이버카페 ’푸른 살림’  머니플래너 게시판에 엑셀파일로 올려져 있다. 다운받아서 가급적 손으로 쓸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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