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신문 창간 23돌, 독자들은 이것을 바란다.

23년의 세월동안 고양신문은 지역주민들에게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와 뉴스를 제공하면서 바람직한 여론을 형성하고 지방자치를 선도해오려 노력했습니다. 더욱 도약하고 더욱 독자들에게 가까이 다가서기 위해 눈과 귀를 활짝 열어야 겠습니다.
자칫 고양신문이 우물안 개구리가 되어 정체한 상태로 독자들의 바람과 다른 방향으로 가지 않았는지에 대한 성찰과 반성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그런 의미에서 창간 23돌을 맞아 독자들에게 아쉬웠던 점, 바라는 점을 지면을 통해 싣게 되었습니다.  
 


“복지 우선 시정에 대한 기획성 기사 아쉬워”
박유석 고양시 건축사협회 고문

 

▲ 박유석 고양시 건축사협회 고문
23년이라는 역사를 갖는 지역신문인 고양신문은 전국에서도 독보적인 위상을 가진다. 중앙지는 취재대상을 중앙정부에 두고 이에 대한 지면도 많이 할애하지만, 지역신문은 중앙지들이 소홀히 다루는 지역소식을 심층적으로 다룬다. 중앙지에 비해 지역신문이 가지는 한계가 분명히 있지만, 지역소식을 깊이 있게 이웃에게 전하는 것은 지역신문의 특성이자 장점이다.

중앙지가 중앙정부를 다루듯이 지역신문은 지방정부를 다룰 수 있다. 가령 취임한지 2년이 지난 최성 시장의 시정운영방향에 대해 칭찬과 비판할 점을 짚어 고양신문이 다룰 수 있다.

복지를 우선시하는 민선 5기의 시정이 적절한 것인지 독자들이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기획성의 기사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복지는 미래세대가 누려야 할 혜택을 현세대가 당겨서 누리는 측면을 가지고 있다. 반면 건설은 현 세대 보다 미래세대를 위해 선투자되는 측면이 있다. 현 고양시 재정에 비추어 민선5기가 배분한 예산이 균형 있게 집행되는지 독자들이 한번쯤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기획성 기사는 지역신문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지역신문은 또한 지역정치가 지향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되짚어볼 수도 있다. 정당의 호불호를 떠나 국회나 시의회 의원들의 공약이행을 평가하고 이것이 시민들의 삶을 어느정도 나아지게 했는지 따져보는 역할도 지역신문이 했으면 한다. 의원들로서는 민감하겠지만 한편으로는 의원에 대한 홍보효과도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욕심을 부리자면, 고양으로 이사온 일산신도시 주민들이 관심 가질만한 기사를 보도해 이들을 독자군으로 확보했으면 한다. 나아가 고양시민이라는 주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윤활유 역할을 고양신문이 했으면 한다. 아침에 서울로 출근해서 저녁 늦게 고양으로 돌아오는 사람들, 주소지는 고양에 두고 있지만 특별히 고양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사람들이 지역에 많다. 이것은 신문이 아니라 고양시에서 해야할 일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신문에서도 역할을 했으면 한다.

 

“쓴소리 하는 신문 이미지 많이 퇴색했다”
김준모 가좌동 주민

▲ 김준모 가좌동 주민
시정에 대해 ‘쓴소리 하는 신문’에서 최근 고양신문은 이미지가 많이 퇴색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지자체라는 테두리 안에서 ‘쓴소리 하는’ 지역신문이 되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오래된 독자로서 최근의 느낌은 고양시의 홍보지의 냄새마저 풍긴다.

다른 신문에서 이미 보도된 고양시의 과오를 마지못해 보도한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한마디로 ‘김 빠진 기사’를 볼 때가 있다. 최성 시장의 시정운영을 옹호한다는 느낌은 나뿐만 아니라 다른 독자들도 느끼리라 생각한다.

고양시의 중장기 발전계획 안에서 마스터플랜을 짜야하는 고양시는 현재 말뿐인 행정을 하고 있는 데도 아무런 비판을 하지 않는다. 공장과 기업이 없어 취업이 안되는데 채용박람회를 해서 어쩌자는 것인가. 이런 행정적 과오를 그냥 지나치는 것이 답답하다.   

중립을 지키려는 시늉만 하면서 한 쪽으로 치우친 신문은 아예 처음부터 정치색을 뚜렷이 하면서 편파적인 신문보다 못하다. 차라리 소신을 가지고 정치색에 대한 방향설정을 하고 보도를 하는 게 낫게다 싶다.

현 시정에 대한 비판의 날카로움이 둔해지는 것을 보면 고양신문 기자들의 이념성향이 한 쪽으로 기울어지지 않았나 하는 느낌마저 든다. 가령 대형마트 영업제한 기사를 예를 들면, 다른 지자체에서 이 제도를 실시한다고 해서 고양시에서 할 필요가 있는가를 한번 신문은 생각해 봐야 한다. 주부들이 대형마트에 많이 취업해있는 상황에서 이 제도가 실행되면 고양시 소비자뿐만 아니라 취업주부들에게도 이 제도는 고양시에 득이 되지 않는다. 대형마트 영업제한 기사는 서울로 출근하는 이들 외에 고양시 내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인구가 없는 고양시의 특성을 고려한 기사였어야 한다.

소신을 가지고 내보내는 기사가 아닌, 어쩔 수 없이 보도하는 기사는 독자들이 간파하게 되어 있다. 고양신문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훑어보는 속도가 느려야 한다. 휙 훑어보다가 관심이 가는 기사가 눈에 띄어야 한다. 기자들은 여기에 대해 한 번 성찰을 해 봐야 한다. 

 

“지역행사 한눈에 볼 수 있는 면 있었으면”
심민보  전 녹색소비자연대 상임대표

 

▲ 심민보 전 녹색소비자연대 상임대표
먼저 고양신문이 어려움 속에 지역신문으로 23년째 든든히 자리를 잡고 있는 것에 축하를 보낸다. 고양신문은 고양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보다 심층적으로 취재하여 지역주민이 지역의 문제를 객관적이고 공정한 시각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심미안을 갖도록 해 공정한 여론형성을 도모해야 한다.

고양신문의 4면 지역면의 내용을 보면, 일어난 사실이나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도하고, 공정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주 내에서 보도하는 것은 무방하지만, 지나치게 미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미화를 하더라도 흥미를 끌 수 있도록 하는 스토리가 있어야 하는데 천편일률적으로 미화한다면 독자들은 싫증을 낼 수도 있다.

또한 지나간 사실만을 보도하기보다는 다음 주 일어날 갖가지 행사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면을 신설했으면 좋겠다.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미리 소개해 시민의 참여를 유도하고 이것이 점차 순기능을 한다면 이번 주에는 어디서 어떤 행사가 있느냐라는 궁금증에 독자는 한번이라도 더 신문을 펼칠 것이다. 고양시에서 일어나는 각종 행사는 지역공동체를 단단히 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소소한 것일지라도 다 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교육, 건강, 주거, 복지, 행정 등 사회현상과 문제에 대해 현안이 이슈화 될 때는 심층보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다소 속보성이 떨어지더라도 기획단계에서 최종 기사 생산까지 취재전략을 가지고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 독자들마다 관심분야가 모두 다르겠지만 주간 단위로 발행되는 신문인만큼 기획성 기사에 대한 독자들의 바람은 생각보다 크다. 교육이나 건강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기사가 다소 기획성이 떨어지는 기사라 하더라도 참신하게 기획하면 독자들의 관심을 충분히 끌 수 있으리라 본다.
고양신문이 1989년 창간하여 지금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공정보도와 고양시민의 참여로 발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역경제에 관심갖는 신문이기를”
남윤길 한양문고 이사

 

▲ 남윤길 한양문고 이사
고양신문이 다양한 기사를 보도하는 것은 좋은데 고양신문만이 가지는 특화된 부분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독자들은 자기가 사는 지역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식에 대해 친근감과 궁금증을 가지고 접근한다. 고양시가 너무 넓다보니 자칫 놓칠 수 있는 기사도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먹고 사는 문제인 지역의 상권을 포함해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기획성 기사가 있었으면 한다. 너무 포괄적으로 취재하는 것보다 지역신문 특성을 살려 지역경제를 업종별로 나눠 심층적으로 보도하면 좋을 것 같다. 업종에 종사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관련되는 다른 업종에 있는 사람들로부터도 좋은 호응을 얻을 것이다.

내가 맡고 있는 서점업에 한정해서 애기한다면, 서점이라는 공간이 주민들에게 문화공간으로 꼭 있어야 할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시장 안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

서점을 운영의 어려움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정부의 지원책이 뭐가 부족한지, 시 차원에서 지원해줄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문제제기를 해주면 좋겠다. ‘지역신문이 지역을 위해 역할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가지는 독자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기획성 기사가 실속이 있으려면 시간에 쫓길지라도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준비를 해야만 독자들이 많은 생각을 하게 된고 바람직한 여론을 형성시키게 된다.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것은 마두동이나 주엽동 같은 도심보다 외곽의 개발에만 많이 치우쳐 보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 분야 중에서 인구가 많은 일산신도시 사람들이 어떤 정보를 원하는지 가늠해보고 그에 적절한 기사가 반영되었으면 한다. 하다못해 도심의 주민들이 즐길 수 있는 이벤트나 무료 문화행사에 대해 보도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마지막으로 못하는 부분을 비판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잘한다면 잘한다고 칭찬해주는 신문도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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