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릉동 김광호 주민자치위원장

‘창릉천 흘러 흘러 한강수로다’라며 인근초등학교 교가에도 나오는 창릉천이 마을 앞으로 조용히 흐르는 창릉동. 4300여 명의 주민 중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주민이 80%를 차지하고, 유권자가 91%를 차지하는 곳이다. 김광호 주민자치위원장은 “우리 동은 특별한 사업은 없고, 계속 해왔던 이웃돕기 등이 있다”고.

창릉동은 실질적으로 농사짓는 주민이 대다수이기에 주민자치센터 문화강좌에서 주민들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문화강좌 역시 ‘그림의 떡’이다. 하지만 농업인 현실에 맞는 프로그램이 어찌 없을까. 하루에 50여 명의 주민들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체력단련실만 봐도 주민특성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김광호 주민자치위원장은 6년째 하는 주민자치센터가 '셋방살이'를 면하여 독립된 장소가 생기면 주민들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문화·교양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창릉동이 강원도 동해시 천곡동과 자매결연을 맺은지 6년째다. 올해도 꽃박람회 때 천곡동 주민 30여 명이 방문했고, 가까운 서오릉에서 점심 대접하며 함께 꽃박람회를 다녀왔다. 가을에는 묵호항 개항 71주년 축제에 초대되어 입장식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한다.

창릉동 주변은 삼송택지지구 개발이 한창이다. 아직까지 치안이 부재한 상태여서 주민자치위원들이 중심이 되어 주민 40여 명이 자율방범대라는 이름으로 방범활동을 벌이고 있다. 3명을 1개 조로 하여 자전거, 차, 도보 등으로 지역 전체를 순시한다. 90년대 초 발생한 납치사건이 계기가 되어 시작된 자율방범 활동이 있어서인지, 지금까지 아무 사고 없이 잘 지내고 있다.

“창릉동은 고양시 39개 동중에서 유일하게 약국 없는 동입니다.” 김광호 위원장의 말에는 진한 섭섭함이 깔려있다. 1970년대에는 2곳이나 있던 약국이 이제는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인근지역 약국을 이용하면 되겠지만, 일산동·서구에 비해 너무나 낙후한 마을을 보면 속이 어찌 상하지 않을까.

또한 녹지대 보호 및 보존을 위해 그린벨트 지역으로 묶어놓았고, 그 결과 지역 개발과 발전이 억압된 것도 답답한데, 인근 도시에서 몰래, 슬그머니 온갖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장소가 되어버렸다. 창릉동만 그런 것이 아니다. 유난히 그린벨트가 많은 덕양구 곳곳이 그런 실정이다.

그나마 창릉동은 2007년 말 취락지구로 해제되어 어느 정도의 개발이 허용되었지만 도로, 하수도 등의 기반시설이 전혀 없다. 김광호 위원장은 “기반시설은 계획 뿐”이라며, 시에서 예산타령만 하고 있을 때 하수도가 막히고, 상습적으로 침수가 되어 주민들이 고통을 받아도 해결할 생각을 안 한다고 생각한다.

김광호 위원장은 “사람들은 고양시 행정은 토목·건축·건설에 대한 계획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도시라는 고양시에서 창릉동은 서울의 변두리, 고양시의 변두리"인데다가, 삼송택지지구 입주가 시작되면 입주민들과의 위화감·비애감이 적지 않을텐데 어떻게 흡수하고, 화합할 지 걱정”을 한다.

걱정이 그것뿐이랴.  각 가정 및 사업장 등에서 발생되는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기성 폐기물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미생물의 유기물 분해 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포집해 난방용 열원 등으로 재사용하는 신재생에너지시설이라는 '고양바이오매스 에너지시설'이 84%의 공정율을 보이고 있기에 창릉동 주민들은 걱정이 앞선다.

"주민 설명회도 없이 건설되기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음식폐기물 250톤, 가축분뇨 10톤 등 총 260톤을 하루에 처리하는 대규모 시설이기에 혹시라도 고장이라도 나면 어쩌나 걱정된다"는 것이다. 또한 폐기물을 운반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지역 환경을 오염시키게 되면 하루이틀 살아야 하는 것도 아닌 입장이니 두려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는 “이런 주민 혐오시설을 강제적으로 건설한다면 주민들 입장에서 납득할만한 도시기반 시설, 편의시설 등을 갖춰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현재 계획된 내용은 더 보강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29살 때부터 마을 이장을 보며 활동해왔던 그는 “우리 마을이 발전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수신(修身)’을 마음에 새기며 살아왔다는 김광호 위원장. 40여년의 세월을 지역을 지키며 나름대로 참고 수신해온 것처럼, 오랜세월 묵묵히 견뎌온 창릉동이 이제는 그의 원대로 아름답게 발전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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