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을 직접적으로 책임질 지역 살림꾼들을 새로 뽑았다. 6.13 지방선거로 고양시에서 는 단체장을 비롯하여 32명의 시의회 의원을 선출했다. 새 일꾼의 면면을 볼 때 참신한 인물이 등장해 고양시에 지역 자치의 새로운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한다.

지역자치는 오랜 군부독재의 중앙집권적 국가주의에 대항한 시민 항쟁을 통하여 어렵게 쟁취한 귀중한 성과물이다. 그러나 지역자치를 시작한지 10여 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뿌리를 제대로 내리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꾼들은 시민의 공복으로 충실했기보다는 오히려 막무가내 군림하는 단체장으로,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이익집단에 손을 들어주는 의원으로 인식되어 실망을 주었다. 오죽하면 단체장의 경우 중앙 임명제로 환원하자는 주장도 있었다. 이번 선거에서 새로운 인물로 물갈이 된 이상 그 간의 실망감을 일소하면서 바른 지역자치를 이룰 수 있도록 선량들은 노력해 줄 것을 기대하며 바램 또한 크다.

무엇보다도 선거기간 동안 시민에게 정말 머슴으로 일하겠다고 호소한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선거 때만 우리가 주인이지 끝나면 주인이 바뀌는 사례를 너무나 많이 경험했다. 당선을 위해 거짓 몸짓으로 시민에게 허리를 굽혔다면 불행은 반복될 것이다. 당선자는 시민의 소명과 그 책무의 무거움에 겸손해야 한다. 나를 뽑아준 시민의 뜻이 무엇인가를 되새기며 각오를 다져야 한다. 어제라도 시민에 소환 당할 수 있다는 겸허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공약을 책임 있게 지켜야 한다. 대부분의 공약을 살펴보면 후보자간 차별이 없이 대동소이하다. 그만큼 주민의 여론을 잘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공약을 힘있게 실천할 수 있느냐가 문제다. 분명 실행하고자 할 때 힘있는 이해 집단의 압력이나 회유를 받고 주저앉기 일쑤다. 이해집단에 흔들리지 않고 밀고 나가는 소신이 필요하다. 또한 후보자로서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역할 밖의 일이거나, 현실적으로 법률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선심성 공약도 내놓았을 것이다. 한번 약속한 이상 불가능했던 공약이라면 반드시 그 이유를 해명하고 반성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공인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다.

열심히 일해야 한다. 의원의 경우 무보수 명예직이라는 핑계를 대며 그저 자리보전이나 하며 폼잡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집행부 안건에 그저 몇 마디 질문을 던지고 회의에 참석하는 것으로 그 역할 다한다고 볼 수 없다. 주민의 여론을 수렴 청원도 하고, 직접 안건 발의하는 주민과 항상 함께 하며 연구하는 의원이 되어야 한다.

당선의 기쁨보다 그 책무가 막중하다는 것을 깊이 되새기며 고양시 풀뿌리 민주주의의 착근을 위해 전력투구하는 선량이 되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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