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의 '포랄베르거 나흐리히텐'

2006년 당시 VN의 선정 이유는 지역 뉴스와 독자들과의 쌍방향 소통을 강화하고 시민 포럼 등을 통해 지역사회 이슈에 참여하고 지역을 변화시키는 지역언론의 전형을 보여줬다고 평가됐기 때문이다. 인구 38만 명에 불과한 포랄베르그라는 지역에서 신문을 7만부 정도 발행해 주민의 53%인 20만 명 정도가 신문을 보고, 17개의 주제별 시민포럼을 구성해 지역사회의 토론문화를 이끌며 각종 현안에 주민 참여를 독려하고 이 지역에서 태어나는 신생아의 85%를 포함해 매년 지역 전체 주민 4명 중 1명은 자신의 사진이 신문에 실린다고 한다. 또한 1995년부터 지역 포털 사이트를 구축해 매달 40만 명 이상이 방문한다.
모든 언론인과 지역사람들이 꿈꾸는 ‘꿈의 언론’과 같은 이 신문사를 방문해 객관적 사실들을 확인하고 성공 요인을 살펴보며 지역언론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기 위해 우리 취재진은 이곳 ‘포랄베르거 나흐리히텐’ 신문사를 찾았다. 그리고 정말 우여곡절 끝에 이 신문사 편집의 총사령탑인 크리스티안 오르트너(Christian Ortner) 편집국장을 만날 수 있었다.
 
오스트리아 포랄베르그 지역의 특징
오스트리아의 서쪽 끝 부분에 위치한 포랄베르그 지역은 오스트리아의 8개 주 중에서도 가장 작은 주에 속하며, 주 전체 인구가 약 38만명 정도이다. 포랄베르거 나흐리히텐 신문사가 위치한 도른비른이 인구 4만5000명 규모로 가장 큰 도시이고, 주도는 브레겐츠이다. 1960년대와 70년대부터 인쇄업이 이 지역의 주요산업으로 되어 왔으나, 저가와 고품질 시장을 놓고 아시아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외에 금속산업과 전자산업이 지역의 커다란 산업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특히 겨울에는 관광산업으로 스키 관련 관광산업과 상품이 발달되어 있다. 포랄베르그주의 실업률은 3~4%로 매우 낮은 편이며, 스위스와 독일이 근접해있어 물가와 임금이 높은 편이다.

전국지와 지역신문 병행 속 전 인구의 35%이상이 지역신문 구독
오스트리아 전체적으로는 전국지와 지역신문이 경합관계로 알려져 있다. 오스트리아는 전체 인구 약 800만명 중 300만 명이 지역신문을 보고 있는데, 이는 전 세계적으로 보았을 때에도 지역신문의 영향력이 가장 큰 편에 속한다. 노이에 크로넨 짜이퉁(Neue Kronen Zeitung)같은 전국 일간지와 해당 지역 신문이 신문 시장을 양분하며 경합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유일하게 포랄베르그 지역에서만은 전국지가 맥을 못추고 있다고 한다. 노이에 크로넨 짜이퉁의 구독률은 채 5%도 안된다고 한다. 그동안 두차례 정도 다른 주의 강력한 신문사들이나 전국지가 이 지역에 진입을 시도했으나 VN의 벽을 넘지 못했다고 한다. 그만큼 지역 밀착성과 주민의 신뢰가 크다는 의미이다. 크리스티안 오르트너 편집국장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한마디로 VN은 다른 지역의 지역 언론에 비해 지역 집중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라고 스스로 평가하고 있다.

2개의 일간지와 무가지, 지역포털사이트, 라디오, 웹TV 등 다양한 매체 활용해 지역 밀착성 강화
VN은 주력신문인 VN 이외에도 다양한 자매지를 발행하며 다양한 독자의 욕구에 부응하고 있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발행되는 VN은 포랄베르그 지역 전역에 7만부를 발행하고 있으며, 유명 인사나 범죄, 극적인 뉴스 등을 중심으로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발행되는 노이에 포랄베르거 타게스차이퉁은 15만부가 발행된다. 또한 젊은 층을 겨냥해 무가지로 발행되는 반앤보(‘언제 누가’라는 뜻)는 수요일과 일요일 15만부씩 주 2회 발행되는데, 전면 컬러로 제작되는 작은 타블로이드판 신문으로 지역과 일반 뉴스 이외에 파티소식과 사진 등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 광고와 약간의 기사로 채워진 무가지 광고 신문인 아인카우프와 클라이네블레트라는 신문이 있는데, 두 신문이 하나로 묶여서 매주 금요일 1회 발행된다.  
이 밖에 신문 이외의 매체로 라디오 방송인 안테네포랄베라그 채널이 있고, 부동산과 자동차 관련된 별도의 홈페이지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은 VN 신문의 홈페이지 이외에 지역 포털 사이트를 운영한다는 점이다. VN은 다른 신문들이 인터넷의 앞날을 예측하느라 망설이던 1995년에 과감히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구축했다. 매달 40만 명이 방문하는 VN의 포털사이트(www.vol.at)에서는 VN에서 제공되는 기사들에 대해 심층적인 내용을 보도하고 있고, 비르거포룸이라는 인터넷 토론 그룹의 모임도 제공한다. 또한 방송국이 없는 대신 웹TV에 눈을 돌려 인터넷 사이트에서 하루에 몇 종류의 비디오 클립을 제공하고 있는데, 한 클립당 최고 2만5천 번까지 다운로드 되고 있다.
이처럼 VN은 VN이외에도 각종 자매지와 인터넷 포털 사이트, 라디오, 웹TV 등을 통해 38만 인구의 포랄베르그 지역의 다양한 언론 매체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실질적으로 VN은 주 인구의 53%의 구독자, 노이에 일간지는 12% 정도의 구독자, 반앤보는 약 83%의 주민에게 전달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인카우프 등의 광고 무가지 신문은 회사에서 발행하는 정도로 큰 비중을 두지는 않고 있다. 인구 38만 지역에 한 언론사에서 다양한 매체를 발행하며 지역언론의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작은 주간 신문 몇 개가 공존하는 한국의 지역언론 시장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상황임을 알수 있다.

성공의 요인은 무엇인가
이 신문은 1945년 창간된 가족 계열 신문사이다. 지분관계나 수익구조, 수익률에 대해서는 대외비라며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상당한 수익을 내고 있다고 오르트너 편집국장은 귀뜸하고 있다. 그러나 이 신문도 한때는 경영이 어려워 법정관리를 받았던 적도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성공요인은 무엇인가. 크리스티안 오르트너 편집국장과의 인터뷰 내용 등을 종합해 알아보자. 첫째는 지역성의 강화이고, 둘째는 지역사회의 적극적 참여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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