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 재개발 대안으로 제시되면서 '눈총' 받기도

“집만 고친다고 되나요. 일자리가 있어야죠. 마을만들기요? 사람들이 먹고살기 힘든데 관심갖기 어려워요. 그런 의미에서 마을재생, 도시재생이 고민돼야한다고 봅니다.”

남철관 성북마을만들기지원센터장은 뉴타운과 재개발에 대한 대안으로 마을만들기가 거론되는 것에 대해 우려가 많지만 원칙적으로 물리적 의미의 도시와 마을이 사회 경제적 컨텐츠와 만나야한다고 강조했다.

▲ 서울시 주거재생정책국과 시정개발연구원이 공동주최한 마을만들기 심포지엄. 뉴타운과 주거재생 문제가 주요하게 고민됐다.

“일자리 경제적 문제 함께 해결해야”
성북뉴타운 삼선4구역, 장수마을은 뉴타운 사업성이 떨어져 재개발이 어려워지면서 지역 슬럼화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장수마을에서는 ‘지역 재생’사업이 진행 중이다. 전면적인 재개발이 아니라 지역 재생이 진행되고 있다. 슬럼화되고 있는 지역을 살리기 위해 거리를 꾸미고, 환경을 개선시킨다. 비용은 공공 재원을 활용하고, 대신 주민들의 적극적인 마을사업 참여를 유도해낸다. 마을기업을 통해 세입자들은 일자리를 얻게 되고, 마을환경이 쾌적해지면서 조금씩 동네는 활기를 띄어가게 된다. 

“영국의 지역재생 모델을 박원순 시장이 보고 온 것으로 안다. 영국은 전통 산업이 신흥국가로 이전해오면서 지역이 초토화됐다. 우리 공장들이 중국과 동남아로 이전한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우리도 지역도시가 쇠퇴화되고 있지 않나. 결국 마을사업은 지역을 살리는 일이다.”

남철관 센터장은 “일방적인 국가의 사업을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이 점검하고 확인해야한다”며 도시재생과 마을사업이 함께 나가야할 길이라고 조언했다. 마을이라는 개념이 지역을 살리고, 삶에 개입하기 위해서는 사회 경제적 개념이 함께 가야하고 이는 시민단체,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와 공공의 지원이 만나야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느릿느릿 결과, 행정이 기다려야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슬럼화 되가던 거리를 살려낸 수원 화성주변 지역의 마을사업 역시 같은 맥락이다. 지역이 슬럼화되면 사람들이 떠나고, 마을과 공동체는 파괴된다. 마을이 살아나면 사람들이 모여들고, 경제도 살아난다.

영국은 지역중심의 재생과 풀뿌리역량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지역재생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3월 서울시가 주도한 ‘뉴타운의 새로운 대안 마을공동체사업의 방향과 대안찾기’ 토론회의 전문가들은 재개발의 ‘대안이 곧 마을만들기’라는 도식에 우려를 나타냈다. 가장 중요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없이 모든 사업에 ‘마을’이름만 넣는 방식의 생색내기 행정을 지적하기도 했다.  ‘모든 길은 마을로 통한다’는 것이 평소 박원순 시장의 신념이라는 사실은 다들 잘 알지만 ‘순식간에 부수고, 다시 짓는’ 개발과 달리 마을사업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기에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지적을 더 많이 하고 있다. 4월 27일 서울시 주거재생정책국이 마련한 마을만들기 심포지엄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단기간에 성과를 내려하거나, 무언가의 대안으로써 마을공동체 사업추진을 경계했다. 

유창복 성미산 마을극장 대표는 “결국 주거가 마을살이의 핵심이다. 어디에 어떻게,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가 고민인데 이걸 따로따로 해결하려 들면 안된다”며 “청년들의 주거, 일자리 문제까지 함께 고민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진희관 서울시 주거재생정책관은 “뉴타운과 마을만들기 사업을 함께 총괄하고 있지만 아직은 공공의 칸막이 행정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과제다. 주거를 투자로 인식하고, 뉴타운과 재개발은 철거와 개발로 인식되는 것 사실”이라는 것. 진 담당관은 “주민들의 자발성을 이끌어내는 문제, 성과를 관의 중시하는 분위기에서 어디까지 속도를 낼 수 있는지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램프를 나온 마법사 지니처럼 마을공동체, 풀뿌리 자치는 스스로 삶의 문제, 경제적 대안까지를 고민하며 성장하고 있다. 지니는 더 이상 램프로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지만 실제 마을사업은 공공의 기대처럼, 마법처럼 빨리 보물을 가져오지 못한다. 가야할 길은 분명하지만 제대로 갈 수 있을지, 차라리 다시 램프에 넣는게 안전하지 않은지. 아직은 걱정과 우려가 더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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