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성북마을만들기지원센터 남철관 센터장

“저는 마을만들기를 하던 사람이 아닙니다. 주거복지 사업을 계속해오다가 2007년 뉴타운에 관심하게 됐죠. 지자체와 조합들이 토지보상법이나 관련 규정에 근거하지 않고 왜곡된 정보를 주민들에게 주었죠. 뜬구름같은 희망을 따라 주민들은 개발에 동의하고 결국 살던 곳에서 쫓겨나는 모습을 보고 안되겠다 싶었습니다.”

마을만들기 전문가로 관련 행사마다 바쁘게 불려다니고 있는 성북마을만들기지원센터 남철관(44세 사진)센터장은 마을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뉴타운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주거복지 관련 시민단체인 나눔과미래에 몸담고 있던 남 센터장. 삼선동 삼선4구역 장수마을을 모델로 마을만들기와 함께 뉴타운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제공에 나섰다.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무엇이 문제인지 알게 됐다고.

“재개발이 나쁘다, 좋다는 가치판단보다 정확한 정보가 필요하다는 걸 알았죠. 관심있는 전문가들을 동원해 직접 마을을 다 돌며 정확한 자료를 모았습니다. 그렇게 토지등소유자들의 현재 경제적 상황, 그들이 입주를 위해 추가로 부담해야하는 비용이 얼마인지를 산출해냈죠.”

예산, 인력도 없이 그렇게 몸으로 뛰었다. 낮에는 나눔과미래에서 일하고, 퇴근하면 몇 명이 모여 삼선4구역을 돌았다. 그 자료를 책으로 엮어 지역에 배포했다. 동영상도 만들었다. 다행히 다음해에는 성북구청에서 약간의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조합이나 추진위 사람들에게 뺨도 맞고, 멱살도 여러번 잡혔어요. 뉴타운 반대한다고.” 그렇게 무모할 만큼의 열정적인 활동 덕분에 장수마을은 마을만들기의 모델로 일본 등 해외에서까지 벤치마킹을 오는 지역으로 바뀌었다.

그때부터 남철관 센터장은 마을만들기 전문가가 됐다. 마을기업인 ‘동네목수’ 박항룡 대표와 장수마을에서 보존형 마을만들기 사례를 만드는 한편 은평구청의 제안을 받아 공공과 민간이 공동출자한 사회적기업 ‘두꺼비하우징’을 만들었다. 민간합자 법인으로 1대 대표를 남 센터장이 맡았다.

장수마을을 계기로 성북구도 마을만들기 사업에 눈을 돌리게 됐고 마을만들기 조례, 마을만들기지원센터가 순서대로 진행됐다. 센터는 나눔과미래에 위탁돼 올해 1월 문을 열었다. 남철관 센터장은 두꺼비하우징을 이주원 2대 대표에게 물려주고 성북마을 사업을 이끌게 됐다.

“마을이 희미해져가고 있죠. 공동의 고민, 교류가 있는 공동체가 마을인데 지금의 마을은 그렇지 못해요. 마을만들기란 이름은 잘못됐어요. 사람들은 먹고살기가 힘든데 마을에 대한 관심이나 애착이 있기 어려워요. 우선 마을의 과제를 찾고, 거기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모아내는 게 먼저죠.”

성북마을센터의 연간 예산은 1억원. 현재 3억원의 공모사업, 도시아카데미란 이름으로 리더발굴 교육도 진행 중이다.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장수마을, 마을기업을 소개하는 일도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어려운 이들을 위한 주거문제 개선을 위한 사회운동에서 출발해 어려운 현장을 누벼온 남철관 센터장. 이제는 다른 지역보다 한발 더 나아간 마을공동체 사업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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