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생활 딛고 신지식인 선정된 사회복지사 신기도씨

“어렸을 때부터 배운 전통무예를 재활치료에 접목시켜 재활체육의 새로운 장을 개척했습니다. 사람을 해치는 무술에서 사람을 살리는 체육으로 거듭나게 한거죠. 이번 신지식인 선정을 통해 그간의 노력이 인정받은 것 같아 뿌듯합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과 관련해 다양한 정보를 습득 적용하고 새로운 발상으로 지식을 창조 활용하여 일하는 방법을 혁신함으로써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을 칭하는 신지식인. 김대중 정부 당시 창설된 한국 신지식인협회에서는 99년부터 년2회씩 신지식인을 발굴·선정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소만마을에 사는 사회복지사 신기도(32세 사진)씨가 고양시 최초 신지식인으로 선정돼 화제다.

아직 한참 젊은 나이임에도 그는 굴곡이 많은 삶을 살아왔다. 유년시절부터 배운 격투기운동과 150kg에 육박했던 큰 덩치덕택에 신씨는 학창시절부터 조폭세계에 발을 들였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부산의 큰 조직에서 활동했다던 그는 98년 당시 난투극 도중 뒤통수에 도끼를 맞고 두개골이 골절돼 약 2달간을 식물인간으로 살았다고. 천만다행으로 뇌사상태에서 깨어났지만 살이 무려 83kg이 빠지고 하반신이 마비되는 등 한동안 휴유증에 시달렸다. “병원 레지던트들이 평생 불구로 살 것 같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어요.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수 없어서 열심히 재활치료에 매달렸어요. 천운이 있었는지 기적같이 재활에 성공해서 그해 말에 퇴원까지 할 수 있었죠”

기적같이 재활에 성공한 신씨는 조직생활을 청산하고 안양대학교, 폴리텍대학 등을 다니면서 평소에 관심이 있던 요리공부를 시작했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공부였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했었고 한동안 유명음식점 조리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고.

그러던 중 신씨는 2005년 당시 중학교시절부터 절친이었던 한 친구가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요리사로 잘나가던 신씨는 친구의 소식을 듣고 일을 그만둔 채 한동안 방황하던 중 서울 도봉구에서 활동하는 이상호 진보신당 당원협의회 사무국장의 제안을 받고 사회복지사를 시작하게 됐다. 이후 영등포 사회복지협의회를 거쳐 명지대 사회복지대학원을 다니면서 실천의 중요성을 깨닫고 재활치료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특히 어린시절부터 단련한 전통무예에 본인의 노하우를 엮어서 신씨만의 재활체육프로그램을 개발해낸다. “전통무예를 배우면서 알게 된 혈 자리를 재활치료에 이용했다”고 말하는 신씨는 현재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슈퍼바이저로 활동하고 있으며 특수체육재활협회에서 수석강사 및 전문위원을 맡아 재활체육전문가 양성에 힘을 싣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씨는 현재 김포 메디웰 정신병원에서 정신치료를 맡아 정신건강 연구에도 힘쓰고 있다. 평소 ‘건강한 육체에서 건강한 정신이 나온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는 신씨는 기존의 정신병원에서 행하던 약물치료방법이 아닌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으며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바꿔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중이다.

사회복지사로서 현장활동과 실천을 최우선가치로 생각하는 신기도씨. 같은 사회복지사인 여자친구와 내년에 결혼할 예정이라는 신씨는 “앞으로 인지행동치료와 재활체육전문가들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의 장을 마련하고 싶다”며 기회가 된다면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고양지역에서도 사회복지사 활동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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