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단체·광역 싹쓸이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민주당에 대한 정서적 반감이 의외로 컸다. 지난 2000년 총선 때 한나라당 기류속에서도 4명의 국회의원을 민주당으로 선택했던 고양시가 올해 선거에서는 시장을 비롯해 광역의원 8명을 모두 한나라당 후보들이 석권했다.

반면 기초지방의회에서는 환경연합과 자치연대를 축으로 한 무소속 ‘시민후보’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시민후보의 대표격인 이치범 고양시장 후보는 비록 낙선했지만 10%를 넘는 지지로 선전. 기초의회에 출마한 13명의 시민후보 중 8명이 당선됐다. 특히 40%를 갓 넘은 낮은 투표율에도 불구하고 화정1·2동과 백석동, 주엽2동 등 신도시 주민들은 젊고 개혁적인 인물을 선택해 지방의회에 대한 개혁의 바람을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를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보기보다는 정치권에 대한 무관심과 정부에 대한 거부감으로 해석하는 분위기. 낮은 투표율과 민주노동당, 무소속의 지지도가 높아진 원인으로 설명하고 있다.
고양시에서는 단체장과 광역의원 모두 한나라당 후보들이 차지했다. 강현석 후보는 개표 시작부터 한차례의 역전도 허락하지 않고 2위와 줄곧 15% 이상을 앞서가며 당선을 확정했다.

고양시 8개 광역의원 선거구에서도 고오환 의원이 가장 많은 표 차이를 보이며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했다. 특히 광역선거에서는 민주당은 물론 2명의 전 도의원과 시민후보까지 제치고 당선돼 인물 중심보다는 당 중심의 투표형태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기초의회는 신도시를 중심으로 시민후보들의 진출이 눈에 띤다. 여성후보인 김혜련(화정2동), 박윤희(주엽1동), 김유임(주엽2동)씨가 당선. 처음 출마한 길종성(일산1동1), 강영모(일산3동)씨를 비롯해 전 시의원인 김범수(백석동), 심규현(대화동)씨도 당선됐다.

고양자치연대 관계자는 “시민후보 중 2명만 더 당선됐더라면 의회에서의 발언권이 훨씬 커졌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보이면서도 이번 결과에 대해 만족스러워 했다.

한편 현역 의원들의 수성이 두드러진 속에서도 몇몇 지역에서는 새로운 인물들에게 자리를 내줘야 했다. 일산구에서는 마두2동의 박삼필 후보는 김태임씨에게 고배를 마셨고 일산1동2의 이순득 의원도 기종성 후보에게 자리를 내줬다. 일산2동의 조동원 후보는 최성권씨와 교체됐다. 덕양구는 현역 의원들의 교체가 더 심각. 주교동의 주문옥씨가 하성용씨에게, 능곡동의 임귀환씨는 이영훈씨로, 성사2동의 이종환씨는 이재황씨로, 창릉동의 유병희씨는 나공열씨에게 의석을 내줘야 했다.

한편 현역의원의 대결로 관심이 모아진 화전·대덕동은 김정무씨가 이장성씨를 여유있게 누르고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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