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유창복 사단법인 마을 대표

서울 마을지원센터 소장 취임, 주민 주도 원칙 강조

“마을을 도시 속에서 복원시켜내는 것은 시대적 과제죠. 시작은 작았죠. 우리 아이들 잘 키워보자는 것이었는데 아이가 자라면서 어른들의 관계가 확장됐죠. 그렇게 주민들 스스로가 나서고, 활동가가 되면서 마을이야말로 풀뿌리운동의 출발이자 가능성입니다.”

유창복(50세 사진) 성미산마을극장 대표는 새롭게 만든 사단법인 마을 대표 자격으로 다음주 문을 여는 서울시마을만들기지원센터 소장을 맡아 서울시 마을사업을 주도하게 된다. 이미 그전부터 서울시와 전국 각지의 관련 세미나에 불려다니며 성미산 마을공동체와 마을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특히 유창복 대표는 민간 마을전문가로 박원순 시장의 마을 사업에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으며 20여년 자신의 경험을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창복 대표는 마을공동체 사업에 정부나 관이 개입하면서 ‘왜곡’되는 것에 우려가 크다. 그런데 왜 서울시 마을사업에 주체가 되기로 했을까.

“박원순 시장에게 세가지를 요구했습니다. 우선 민간의 느릿느릿한 움직임에 박 시장의 추진력과 공무원 조직이 개입하면서 선후가 바뀌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 두 번째는 칸막이 행정을 걷어달라. 과마다 얘기하는 마을이 다르고, 경쟁적으로 마을개념을 도입하다보면 거버넌스란 이름으로 결국 민간이 관의 사업과 예산을 받게 되죠. 공무원이 계획세우고 주민들은 들러리서지 않게 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세 번째로는 성과주의의 경계입니다. 마을은 적어도 10년 이상은 추진해야 무언가가 보일까 말까한 일이죠. 관은 1년 단위로 계획을 세우고, 성과를 보고해야합니다.”

재임시절 철저히 주민주도형 마을만들기 사업을 하겠다는 박 시장의 약속을 받아냈다. “주민들이 주도해도 일이 되는구나 하는 경험을 공무원들에게 만들어주는 일이 중요합니다. 번거롭죠. 일사천리로 하던 일을 여기저기 물어봐야하고, 진행은 느리기만 하고.”

그래서 박원순 시장에 공무원들에게 ‘일 좀 그만하라’는 주문을 부탁했다고. 박원순 시장이 뉴타운 출구전략으로 마을만들기를 이야기했을 때 유창복 대표는 “당혹스러웠다”고. 언론에서 앞다투어 박 시장의 출구전략을 비판하고, 국토부와 서울시가 개발을 두고 맞서는 것처럼 비쳐졌기 때문이다.

“뉴타운은 박 시장이 아니라 시장(마켓)이 거부한 거죠. 대형 건설사와 가진 자들만 배불리고 서민들은 막차탄 셈이죠. 마을만들기는 뉴타운 출구 중의 하나가 될 수 있죠.”

유 대표는 뉴타운 지역 중 조합내 갈등이 없거나, 주민들이 선택한 곳을 우선으로 해 마을지원센터와 활동가들이 참여해야한다는 점에는 동의했다. 주민들의 충분히 공감대만 형성된다면 환경개선 주거개선 뿐아니라 마을공동체 회복까지 나서야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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