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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노에 샷 추가
  • 김진이 편집장
  • 승인 2012.08.24 10:16
  • 호수 1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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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은 힘들다. 주부들에게 주말은 휴식보다는 집안일을 하는 시간이기도 하고, 일의 흐름이 끊겨 월요일은 오전 내 머리가 멍하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내린 처방은 ‘샷 추가(커피 원액을 한잔 더 넣은)’한 아메리카노 커피. 가끔이지만 평소보다 진한 커피 한잔으로 스스로를 깨운다.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한잔’을 외치다가 픽 쓴 웃음이 났다. 통합진보당 유시민 전 공동대표가 회의때 보좌관에게 아메리카노를 배달시켰다며 구 당권파 관계자가 당 게시판에 올린 글로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글에는 심상정 의원까지 거론해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시는 분들이 어떻게 노동자 민중을 거론하냐’고 비판하고 있다. 이어 유시민 전 의원이 해명글을 올리며 ‘커피 논쟁’ 또는 ‘비서의 커피 심부름 논쟁’이 계속 되고 있다. 18일 고양시청 문예회관 행사에 참석한 심상정 의원에게 박시동 의원이 시의원실에서 아메리카노를 직접 뽑아 대접하면서 ‘전통차로 바꿔 드려야하는 것 아니냐’며 쓴 우스개를 했다고.

논란이 되고 있는 원래의 글을 읽으려 통합진보당 당원게시판에 들어갔다가 글 읽기를 포기했다. 요즘 자꾸 편지들이 이메일 함에서 자동으로 스팸으로 분류돼  필요한 편지를 찾으러 스팸메일함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상업광고, 원조교제를 권하는 메일들을 뒤적이면서 기분이 상할때가 있다. 서로를 존중하기는커녕 물어뜯고, 상처를 내기위해 쓰여진 글들은 제3자가 읽어도 불쾌하다. 어느 편이라고 나아보이지 않는다. 결국 무얼 마시는지, 누구에게 심부름을 시키고 말고가 아니라 ‘그냥 싫어서’가 정답이라 여겨진다. ‘그이’의 이야기라면 단 한마디도 곧이곧대로 들어지지가 않는다는 듯. 

뿌리깊은 불통이 안타깝기만 하다. 같은 ‘편’이라 여겨져왔던 이들조차 이러한데 다른 이상, 이념을 갖고 있는 그룹에 ‘대화’를 요구하는 건 어쩌면 ‘철없는’ 일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고양신문에서는 2년여동안 2번 철회, 1번 부결, 그리고 3번째 계류된 고양시역사평화공원 조성 관련 조례안에 대해 범시민토론회를 기획했다. 금정굴 유족회와 보훈안보단체, 시민사회단체 등 관련있는 혹은 관심있는 모든 이들을 모아 마음껏 이야기해보자고 제안을 넣었다. 처음 제안에는 태극단, 금정굴유족회, 시민사회단체 등 모두가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나 고양시보훈안보단체협의회는 17일 협의회에서 고양신문의 제안을 받지 않기로 했다고 전해왔다. ‘시기적으로 맞지 않는 것같다’며 기노영 협의회장은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모두가 심사숙고 끝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공식 공문을 전달하기에 앞서 취지를 설명하기 위해 고양시보훈안보단체협의회 기노영 회장을 만났다. 기 회장은 “최성 시장만큼 보훈안보단체를 배려해준 시장이 없다. 평화공원만 아니면 모두가 지지할텐데 왜 그렇게 기를 쓰고 하려고 드는지 모르겠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실제 보훈안보단체의 대표나 주요 회원들은 같은 시대, 어려운 시기를 살아온 금정굴 유족회와 희생자들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고 있다.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가 밝혀낸 것처럼 대부분의 6·25전쟁 전후 희생된 이들에 좌와 우가 없고, 가해자 역시 그 구분이 별 의미가 없다는 사실도. 특히 부역혐의를 받아 희생된 이들의 유가족들이 연좌제로 인해 모든 기회를 박탈당하고 한스런 세월을 살아왔는지는 기노영 회장이나 대부분의 보훈단체 대표들이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하지 말라는 것 아니다. 통일 이후에 하면 좋겠다”거나 규모, 교육의 내용, 운영권 등의 문제를 들어 평화공원을 반대한다고 주장한다.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듣다보면 전후세대는 알 수 없는 금정굴 유족회와 보훈안보단체 회원들 당사자간에는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제 대화의 장을 열어 다리역할만 하면 되겠다 싶기도 하다. 그런데 항상 여기까지다.

“최성 시장 사주 받았어?” 평화공원 토론회를 제안하면서 들은 이야기다. 아니라고 한다고 믿어주시려나. 오는 9월 재상정이 거론되면서 평화공원 관련 조례는 또다시 대립과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어렵게 서울대병원에서 청아공원으로 모셔온 유골들. 1년의 계약기간이 끝나가고 있어 또다시 갈 곳을 찾아 헤매야 한다. 
서둘러 무얼 하자는 게 아니다. 이제 그만 좀 갈등했으면 좋겠다. 서로를 향한 말꼬리잡기, 행간 사이에 감추어진 그 무엇을 미루어 짐작하고 공격하는 일은 그만 좀 하자는 취지다. 밤이 늦었으니 따뜻한 녹차한잔으로 피로를 달래야겠다. 


 

김진이 편집장  kjini@mygo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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