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석 후보를 새로운 고양시장으로 선출했다. 강 당선자는 투표율은 저조했지만 득표률 47%로 압도적 승리를 거둠으로써 고양시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 있었던 불협 화음을 잠재우고 상당한 정치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방 공동선거는 현정권의 부정 부패에 등을 돌린 민심의 엄청난 반향으로 야당인 한나라당에 전국적으로 표를 몰아주었다. 정당의 이념이나 후보자의 역량보다 여당에 대한 반대 급부로 야당인 한나라당이 '싹쓰리'한 결과를 낳았다.

승리의 기쁨보다 겸허함을 느낀다고 당 지도부가 말한 것처럼 이번 고양시에서 강후보의 승리는 무거운 압박감과 책임감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만큼 강 당선자 진영은 겸허하고도 엄중한 자세로 고양 시정을 인수해야 한다. 조용한 가운데서도 각종 대형 사업들을 꼼꼼히 챙겨 전임자의 부채를 말끔히 털어 버리고 고양 시정을 쇄신할 수 있는 전기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당선자의 공약을 살펴보면 기대하는 바가 크다. 시민단체의 주장만큼 고양시의 의제을 고민하고 있고, 여론을 비교적 충실히 담고 있다. 특히 퇴폐, 향락업소를 철저히 관리하여 주민 생활권을 보호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읽었다. 또한 '맑고 푸른 고양21'의 캐치 프레이즈는 장기 고양시의 그림을 제대로 설정하고 있음을 본다. 이것이 고양시 도시 계획의 방향을 긋는 핵심 키워드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실천이다. 인기 위주의 시정보다 사업을 깔끔하게 마무리하겠다는 자세를 볼 때 우리는 말보다는 실천을 중시하는 실용적인 강 당선장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었다.

첫 단추를 어떻게 끼우는가가 중요하다. 개혁은 환골탈태하는 진통과 어려움을 수반한다. 인수 인계는 단지 업무 보고 수준으로 그쳐서는 안된다. 고양시는 대형 사업들이 즐비하므로 이들을 꼼꼼히 따져 책임선을 분명히 긋고 부담감을 떨어버려야 한다. 그래야만 계속 사업을 당당하게 다시 점검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이다. 선거 공간을 틈타 전임자나 공무원들은 각종 이권성 민원을 많이 받았을 것이다. 인수인계 공백의 해이한 틈을 노려 이를 처리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거나, 무책임 무소신으로 행정 공백 상태에 빠지기 쉽다. 인수 인계는 빠르고 철저해야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당선자는 논공행상에 마음을 빼앗기거나 인사설이 난무해서는 안된다. 단체장 교체 기간에 인사에 동요치 않고 정상적인 업무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공직자를 독려하는 한편, 기강 확립을 위한 고삐를 확고히 틀어쥐어야 한다. 인사는 사업의 연속성을 고려 업무파악이 된 후에 해도 늦지 않다.

강 당선자는 시민과 항상 대화하는 열린 시정을 중시하겠다고 공언한 이상 전 시장과 다른 모습을 기대한다. 이익 집단의 압력이 거세더라도 후보자 시절의 초심을 잃지 말고, 어려울 때는 항상 되물어 보아야 할 건강한 시민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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