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석동 가미공방 최원미 작가

▲ 투박하게 빚어내는 생활도자기에 한 떨기 야생화를 깃들이는 최원미 작가

“야생화의 아름다움을 도자기에 접목해 빚어내고 있어요.”

어디서든 피어오르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야생화의 고운 자태에 흠뻑 취해 최원미(55세) 작가가 도자기를 탄생시키고 있다. 단국대에서 도예과를 졸업한 최 작가. 성석동 전원마을에 통나무집을 지었고, 1998년도부터 아름다움을 더한다는 뜻의 ‘가미공방’을 열었다. 이 무렵 IMF로 모든 게 힘들었지만, 지역 어르신들께 생활자기의 소박한 멋을 전수하며 마음의 안식처를 찾곤 했다.

야생화를 무척 좋아했던 최 작가. 공방 주변에 안개꽃, 패랭이, 구절초, 말발도리, 의아리, 분홍달맞이, 쑥부쟁이를 심었다. 오랫동안 꽃들을 감상하기 위해 작고 앙증맞게 피어나는 잔잔한 꽃들을 도자기에 접목시켰다. 그는 기계적인 물레보다는 손의 질감을 이용해서 도자기를 빚고 있다. 1차로 구워서 매끄러운 유약보다는 겉질감을 살렸다. 생활자기는 천연유약을 사용했다. 자연친화적으로 연을 먹이는 기법을 사용했기에 특색을 나타내고 있다.

이렇게 혼을 다해 탄생시킨 야생화 분과 생활도자기에서 “야생화가 소담스럽게 피어났다”는 최 작가. 생활도자기는 마니아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야생화분은 양재동 꽃시장을 비롯해 전국의 유명한 꽃도매시장으로 날개 돋힌 듯 나갔다.

최 작가는 “하얗게 밤을 지새우며 작업해도 피곤한 줄 몰랐다”고. 독특한 모양의 작품들은 똑같은 게 하나도 없어서 마니아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키가 크면 키가 작은 화기가 한 쌍이 되어 재미를 더했고, 한송이 야생화를 꽂을 수 있는 수반에서도 소소한 멋이 묻어났다. 컵 하나, 접시 하나, 간식쟁반, 밥그릇에서도 야생화가 피어났다.

향초를 켜는 집모양의 캔들은 흐린 날 또는 전기가 나갔을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동화 속처럼 포근함을 나타냈다. 오리향꽂이는 오리입에 향을 꽂도록 했으며 유리가루를 바닥에 접목시켜서 재가 떨어지도록 했다. 마치 오리가 연못에서 노는 것처럼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최근 들어서 웰빙 시대에 맞추어 특색 있는 모양의 다관을 많이 빚고 있다. 최 작가가 만드는 말차 사발은 마치 옛 고분에서 출토된 듯 투박함이 그대로 묻어났다. “가족과 수강생들의 응원이 개성 있는 작품을 만들게 하고 있다”고 하는 최 작가.

2007년 나눔갤러리 도우회전, 2008년 일본 동경 한국도예 11전, 2008년~2012년 인사동 토심회전, 2009년 코엑스 공예트랜드페어, 2012년 인사동 대동다관전 등에 참가했다. 2002년 한국공예 생활자기 공모전,

2007~2010년 사발 공모전, 2008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배 화기공모전, 2008년 소사벌 미술대전 등에서 수상했다.

대동요 연구원으로 있으며 흙이 빚어내는 예술에 남다른 열정으로 혼을 담는 최 작가. 오는 30일부터 9월 2일까지 열리는 킨텍스 리빙페어에 참가한다. 최 작가는 “자연을 닮은 생활자기를 오래도록 빚겠다”는 뜻을 밝혔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