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송지구 동원, 입주민 하자 요구 60여건

 

▲ 삼송지구 ‘동원로얄듀크’ 계약자들이 지난 25일 분양사무소 앞에서 건설사를 향해 시설보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같은 시각 한쪽에서는 입주자 대책위 간부들이 건설사 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었다.

 

25일 삼송역에서 가까운 위치에 있는 삼송지구 17블록 동원로얄듀크 분양사무소 앞. 아파트 계약자들 중 일부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었고, 일부는 건설사인 (주)동원개발 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아파트 시설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서울 도봉구에 살다가 삼송에 입주하게 된 송명헌(58세)씨는 “직장이 삼송 쪽에서 가까워 입주하려 했는데 지금까지 살던 20년된 아파트보다 나은 게 없다”며 불평했다. 다른 한 계약자는 “계약한 41평 아파트를 임대로 내놓기 위해 부동산업체를 찾아갔더니 아파트 내부시설이 좋지 않아 세 놓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까지 들었다”고 혀를 찼다.

아파트 게이트 신설, 무인 택배 시스템 공사, 할로겐 등 교체, 팬스와 장미넝쿨 식재, 방충망 설치, 화장실 비데 설치 등 아파트 시설에 대한 주민들의 요구사항은 60여 가지가 넘었다.

기존 계약조건과 미분양분에 대한 계약조건에 다르다는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분양사무실 직원은 동원로얄듀크에 대해 “약 80% 이상이 분양되었고 미분양 물량은 100여 세대”라고 전했다. 백홍현 입주자대책위 대표는 “앞으로 계약하는 계약자에게는 가구당 800만원의 입주지원금이 주어지고 입주기간도 내년 8월 31일까지 연장시켜 줬다”고 말했다.

공급물량 총 598세대, 10개동으로 이뤄진 동원로얄듀크는 입주예정일이 9월 1일이다. 입주예정자 사전방문은 지난달 20~22일 3일간 진행했고, (주)동원건설에 의한 준공검사신청은 지난 17일 이뤄졌다.

이대로 입주할 수 없다는 계약자 측과 자금난으로 계약자 요구를 다 들어줄 수 없다는 (주)동원개발 측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지난 24일 이후 다소 협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아파트 계약자들을 대표하는 입주자 대책위 측은 (주)동원개발 본사가 있는 부산을 항의 방문했고, 다음날인 25일 본사 책임자를 협상 테이블에 앉혔다. 25일 (주)동원개발 측은 계약자가 요구한 사항의 상당부분을 수용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표명했다.

백홍현 입주자대책위 대표는 “계약자들은 동원 측에 현금이 아닌 아파트 가치를 상승시키는 추가적인 설치를 줄기차게 요구했다. 본사 방문 다음날 협상 테이블에서 동원측이 우리 요구의 대략 50% 이상을 받아들이고, 이를 요약해서 서면으로 제출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동원로얄듀크 아파트 인근 교회에서 25일 가진 주민총회에서 입주자 대책위 한상현 총무가 그간 협상 성과에 대해 발표하자 130여 계약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백홍현 대표에 따르면, 60여 개의 주민요구사항 중 각 세대별 화장실 비데 설치, 각 세대별 중문 설치, 휘트니스 센터 가구 및 에어컨 설치 등 30여 개를 (주)동원건설 측이 수용하기로 했다.

계약자들은 한편으로 시를 향해 준공 저지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전찬주 시 주택과 부팀장은 “입주자 비대위 측이 시설보완에 대한 세세한 요구사항을 제시했고 이에 시는 건설사측에 최대한 요구사항을 들어주도록 권고했다”고 말했다. 입주예정일을 5일 앞두고 시는 27일 현재 준공승인을 위해 25개 관련기관과 협의중에 있다. 

(주)동원건설의 차승학 소장은 “시설보완과 관련해 계약자들이 요청한 사항 중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수용했다. 주민요청과 별개로 회사 내부에서도 어려운 사정이지만 시설을 보완해 브랜드가치를 높이자는 의사결정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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