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억 요구 철회 후 시의회 11대10 유치 결정

▲ 내년부터 '안산HFC'가 '고양HFC'로 새출발 한다. 사진은 올해 내셔널리그에서 부산교통공사와 경기를 벌이는 장면. 흰색 상의를 입은 팀이 안산 HFC.

프로 농구팀 ‘고양 오리온스’, 독립 야구단 ‘고양 원더스’에 이어 고양시는 지역을 연고로 하는 프로 축구팀도 유치하게 됐다. 내셔널리그(N리그) 소속인 ‘안산HFC’ 가 연고지를 안산시에서 고양시로 옮기면서 K2리그 승격이 현실화됐다. 고양시의회가 지난 23일 개최한 의총에서 프로축구단 ‘안산HFC’ 유치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11, 반대10으로 결정났다. 고양시의회는 당초 ‘안산HFC’ 유치에 냉담했다. 안산HFC 측이 유소년축구발전기금으로 3년간 매년 5억원, 리그 가입비 3억원 등 총 18억원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유한우 체육진흥과장은 “시의회가 계속 HFC 유치에 부정적이자 이 팀의 이영무 단장이 시에 요구한 3년 기간 지원금 총 18억원 금액을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유 과장은 “안산HFC는 이미 안산을 떠나겠다는 입장을 안산시에 분명히 했기 때문에 18억 지원금을 포기하면서라도 고양시가 HFC를 받아들이도록 하는데 적극적이었다”고 말했다.  23일 개최한 의총에서 프로축구연맹 김정남 부총재, 이영무 안산HFC단장 등이 의원들에게 설명회를 갖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설명회가 끝난 뒤 일부 의원이 찬반 여부를 가려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면서 긴급 찬반투표를 실시한 것.

이 단장의 지원금 포기에도 의원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있었고 결과는 1표 차이로 ‘안산HFC’를 유치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박윤희 고양시의회 의장은 “유치를 반대하는 의원들은 HFC가 안산시로부터 버림받다시피 했고 성적이 좋지 않았으며 후원업체의 스폰과 지원이 있다고 하지만 불확실하다는 입장에서 반대했다. 반면 유치를 찬성하는 의원들은 고양시 예산을 들이지 않고 프로팀을 받는 데다 3년 계약기간 이후 해지할 수 있기 때문에 손해볼 것 없다는 입장에서 찬성했다”고 말했다.

고양시는 이미 KB국민은행축구단과 대교 눈높이 여자축구단 등 2개의 공식 축구팀을 갖췄지만 프로축구팀은 가지지 못했다. 고양 국민은행 축구단과 N리그에서, 대교 눈높이 여자축구단은 WK(한국여자축구연맹)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2013년부터 국내 축구 리그는 K리그·N리그·챌린저스리그 등 3등급에서 K리그·K2리그·N리그·챌린저스리그 등 4등급으로 분화된다. 현재 N리그에 속한 HFC를 고양시가 유치해서 우선 K2리그로 승격시키고 장기적으로 K리그로 승격시키자는 계획이다. 연맹에 따르면, K2리그·N리그 최상위팀은 상위 리그로 한단계 승격시키고 K리그·K2리그 최하위팀은 하위 리그로 떨어뜨리는 승강제를 운영할 계획이다.

고양을 연고로 하는 KB국민은행축구단이 그동안 N리그에서 최상위급 성적을 올림에도 불구하고 K2리그로 승격하지 못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유 체육진흥과장은 “은행팀이 프로팀으로 전환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적 제약 때문에 실력이 출중함에도 불구하고 K리그로 승격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고양시는 안산HFC와 4일 MOU(양해각서)를 맺고 프로축구연맹에 심의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다. 오는 10월 말쯤 심의가 통과되면 내년부터 안산HFC는 ‘고양HFC’라는 이름으로 K2리그 에서 활약할 예정이다.

한편 HFC를 유치함으로써 기존 고양종합운동장 등 축구장 배분 문제가 새로운 숙제로 남겨지게 됐다. 기존의 KB국민은행 축구단과 대교 눈높이 여자축구단이 고양종합운동장을 사용해왔다. 유 과장은 “각 축구팀의 경기일정을 조율하고 고양종합운동장 옆에 있는 잔디구장인 보조구장을 활용하면 크게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