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발산동 퓨전주점 '전 이야기'

가랑비가 내리면 지글지글 부쳐지는 ‘전’에서 풍겨지는 고소한 기름 냄새는 빗줄기를 타고 멀리까지 날아간다. 그 고소함과 노란색 양은냄비뚜껑 메뉴판으로 ‘전 이야기(대표 김상진, 박숙희)’가 흥겨운 웃음을 주고 있다.

김상진, 박숙희 대표는 “손님들께 맛과 웃음으로 작은 행복을 전하기 위해 노란색 양은냄비뚜껑에 메뉴판을 만들었다”고 했다. 손글씨로 정성껏 적은 문구는 ‘괜찮아 시작이란 언제나 힘들기 마련인 것 멋진 내일을 위해’, ‘힘들 때 함께할 수 있는 친구가 될께’, 스티커는 ‘힘내자 오늘하루도’ 등이 메뉴랑 정성껏 꾸며졌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전’을 먹기 위해서도 오지만 작은 아이디어에 웃음을 찾기 위해 단골이 되곤 한다. 주 메뉴인 ‘모듬전(1만6000원 4인용)’은 동태, 동그랑땡, 애호박 또는 단호박, 깻잎, 고추, 소허파, 두부, 버섯 등 8~10가지 전이 푸짐하게 나온다.

‘김부장(1만2000원 4인용)’은 김치, 부추, 장떡을 재미있게 낸다. ‘감자전(1만원 4인용)’은 생감자를 강판에 갈아서 하며, 감자 고유의 맛이 깃들어 있다. ‘녹두전(1만2000원 4인용)’은 국산 녹두를 직접 갈아서 고소함이 깊다. 감자전과 녹두전은 나무피자도마에 나간다.

이밖에도 아귀 대신 ‘코다리찜(1만5000원)’을 개발했는데, 감자, 무, 대파 콩나물을 먹은 후 날치알, 김가루 넣고 볶음밥을 먹을 수 있다. ‘해물치즈떡볶이(1만5000원)’는 7~8종의 각종 해물과 떡 속에 치즈가 들어간 떡볶이를 사용해 한 끼 식사처럼 든든하고, 모듬어묵탕, 고등어, 삼치구이 등도 있다.

이곳을 찾은 어떤 중년부부는 사랑과 낭만을 이야기하느라 막걸리 12통을 마신적도 있고, 깔끔한 인테리어와 그 맛에 반해 또 다시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목넘김이 부드러운 고양의 배다리막걸리를 비롯한 다양한 막걸리 한 사발과 고소한 ‘전’으로 오늘도 쌓인 피로를 날려버리고, 정겨운 추억을 만들었으면 한다.

법곳동 양정현 씨가 농사한 오이, 양파를 사용하는 이곳은 오후 4시부터 새벽 2시까지 운영, 일요일은 휴무이다. 김상진, 박숙희 대표는 “선선한 바람이 불면 낙지, 멍게, 해삼, 개불, 키조개를 싱싱한 회로 맛보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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