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열 백석2동 주민자치위원장

“우리 동은 올해 제11회 전국주민자치박람회 최우수상 수상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라며 박람회에 내려고 준비한 자료를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보여주는 고준열 백석2동 주민자치위원장. 공모결과 전국에서 87건이 접수됐고, 1차 심사를 통과한 30건 중에 백석2동과 송포동이 포함됐다. 앞으로 10월 13일에 있을 최종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자료를 넘겨주는 고준열 위원장 손톱에 봉숭아물이 들었다. “난생 처음 봉숭아 물을 들여봤다”며 머쓱해 한다. 올해 백석2동은 마을공동체 사업으로 ‘아싸! 토요일’을 제안해 1700만원을 지원받게 되었다. 매월 다른 내용으로 펼쳐지는 ‘아싸! 토요일’ 프로그램 중 지난 8월에 열린  ‘봉숭아 꽃물들이기’에 고준열 위원장도 동참한 것이다. 9월 15일에는 ‘어르신과 함께 해요’라는 제목으로 가족 서열 정하기, 길다란 김밥 말기, 캐리커처 그리기, 풍선아트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현재 백석2동은 일반 빌딩을 임대해 청사로 사용하고 있다. 2006년 백석동이 1·2동으로 분동되면서 백석2동은 6년째 주변 건물을 임대해 청사로 사용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다행히 올해 10월에 백석2동만의 청사건물이 착공된다. 새로 건립될 백석2동 주민센터는 지상1층에는 어린이집, 지상5층에는 청소년들이 문화ㆍ예술 활동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청소년문화의집을 설치하는 등 기존의 주민센터와는 차별화를 모색하는데 중점을 뒀다.

6년 동안이나 단독 청사없이 지내온 백석2동은 2011년도 주민자치센터 운영 최종평가회에서 최우수 주민자치센터로 선정됐다. 고양시 39개 주민자치센터를 대상으로 1차와 2차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진 평가였다. ‘제6회 알미문화축제’, 어르신 이미용 및 사랑의 도시락 배달 봉사 ‘효 드림 사랑 나눔’, 흰돌 EM천연비누사업 수익금으로 전하는 ‘흰돌장학기금사업’ 등의 활동사례들이 높이 평가되어 수상하게 된 것이다.

백석2동의 주민자치위원들은 매달 꽉 짜여진 일정대로 활동한다. 첫째주 월요일에는 통별로 실시하는 미용봉사와 목욕을 해드리는 ‘효드림 사랑나눔’활동, 독거노인들을 위해서 준비한 ‘사랑의 도시락 배달’행사 등이 있다. 둘째주 목요일에는 ‘클린데이’라고 부르는 백석2동 청소활동이 있다. 넷째주 월요일에는 노인정이나 독거노인에게 사랑의 쌀을 전달하는 행사가 있고, 토요일에는 지체장애인 보호시설인 꿈나무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한다. 그밖에 방과후 학교 운영, 희망가게 운영, 흰돌소식지 발행 등 꽉 짜인 백석2동 주민자치위원들의 한달 일정을 보니 최우수 주민자치센터로 인정받는데 손색이 없다.  

고준열 주민자치위원장은 “번듯한 센터가 없어도 위원들과 봉사자들이 6년여 동안 백석2동을 위해 노력한 것에 대한 보상을 받고 싶은 마음”이라 말한다. 어려운 여건에서 열정을 바쳐 일한 만큼 11회 전국주민자치박람회 최우수상이라는 좋은 결과를 기대해본다.

고양시의 예산편성 과정에 주민의 참여를 보장하고 예산의 투명성을 증대하기 위해 실시한 주민참여예산 총회를 통해 백석2동 주민들의 가장 큰 바람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백석2동 주민들이 시급한 과제로 여겼던 것은 4단지와 3단지 사이 길의 보도블럭 교체, 브라운스톤 주변의 불법주정차 단속용 CCTV설치, 주민들의 화합의 한 마당인 ‘알미문화축제’ 지원, 알미문화공원 지하차도를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체육시설로 용도변경하기 등이었다. 

“참여 속에 화합 있다”며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실시하는 각종 활동에 주민들이 적극 참여해주기를 바라는 고준열 주민자치위원장. 21살의 나이에 고향인 전라남도 완도군 고금면 청용리에서 이장을 봤던 그는 그후 전국 최연소 이장이라는 기록을 갖게 되었으니, 봉사하는 삶이 일찌감치 시작된 것이다. “그때 이장을 본 것이 후에 군대 가서 큰 덕을 보게 되었다”며 일병시절 희한하게도 계양산역 근처 부대에서 분대장을 맡았던 군대 이야기를 신나게 펼친다. “주민화합이 가장 큰 화두”라는 그는 “어렵더라도 마을 일에 참여해 주민 간에 화합도 이루고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내 삶의 활기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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