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빙 교장제 잔여임기 떼우기식 변질 우려

오는 7월 교육위원 선출을 앞두고 고양시 교육계가 최근 ‘초빙교장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경기도 교육청은 지난 25일 초빙교장제를 신청한 고양시의 5개 초등학교 중 4개 학교를 초빙교장제 학교로 지정했다. 이날 지정된 학교는 신원 지축 성석 내유 초등학교. 함께 신청한 능곡 초등학교는 학부모와 시민단체의 반발을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례 A>
지난 18일 전교조 고양지회는 덕양구에 있는 능곡 초등학교가 도교육청에 ‘초빙교장제’를 신청한 것에 대한 성명서를 내고 ‘교사와 학부모 대부분이 반대하는 초빙교장제를 교장직 임기 연장을 위해 이용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전교조는 올해 8월로 교장임기가 끝나는 이 학교 김 모 교장은 정년퇴임까지 남은 1년간 평교사로 재직해야 하지만 교장이 직접 교장 선출조직인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교사위원 구성을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배치하고 본인을 추대해 도교육청에 신청했다고 주장했다.
전국 동시지방선거 직전인 지난 11일 A초등학교는 학운위원 15명 중 3명이 불참한 속에서 찬성 7, 반대 5로 초빙교장제를 통과시켰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일부 교사의 참관과 발언기회를 박탈하는 등 고성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전교조와 능곡초교 진 모 교사가 직접 담당 장학관과 면담을 갖고 해당학교 교사 40여명의 반대 서명을 전달하기도 했다.
탈락이 결정된 지난 25일 김 모 교장은 “현재로서는 이런 저런 말을 하고 싶지 않다”며 착찹한 심정을 내보였다.

<사례 B>
능곡 초등학교가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덕양구의 내유 초등학교는 학부모들이 반발한 사례. 내유 초교는 능곡초교보다 앞선 지난 4월 학운위원 선출과정에서부터 초빙교장제를 두고 학부모위원들과 마찰을 빚어왔다. 일부 학부모들에 따르면 이 학교 이 모 교장은 초빙교장제를 통과시키기 위해 학운위원 투표과정에서 자신과 가까운 사람이 선출될 수 있도록 투표를 조작했다고 주장. 선출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도 교육청도 이례적으로 학운위원 재투표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모 학부모에 따르면 지방선거 직전 학운위원장이 아닌 학교측에서 직접 임시회를 소집해 초빙교장제를 통과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학교 이 교장 역시 올해 8월로 4년간의 교장임기를 마치고 정년퇴임을 2년 남겨두었다. 이 교장은 “교사들이 원하고 학운위원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결정됐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전교조 고양초등지회의 정진강 지회장은 “고양시의 몇몇 학교들이 올해 도교육청에 초빙교장제를 신청했지만 대부분 교장의 임기연장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며 “초빙교장제는 애초에 학교발전을 위한 유능한 교장을 초빙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로 지금처럼 일부 교장들의 임기 채우기식으로 변질된다면 차라리 폐지하는 것보다 못하다”고 말했다.

초빙교장제가 결정된 학교 중 일부 학교에서는 교장후보 추천을 놓고 학부모와 교사, 전교조가 교장들과 이견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초빙교장제로 결정된 학교는 15일 이내 복수후보를 추천해 도교육감이 결정한다. 그러나 추천후보중 대부분 학운위가 결정한 1순위자가 임명되는 관행 때문에 결국 현 교장으로 결정되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임기 마감을 앞둔 각 학교 교장들도 4개 학교의 결정이 선례가 될 수 있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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