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화엔지니어링 알제리 지사 조인행 지사장

▲ 고양 중고시절의 추억을 가족들과 교실에서 재현하는 조인행 지사장

“고양의 삼송을 그리워하며 알제리에서 철도를 건설합니다.”

삼송역 인근에 있는 고양중은 2012년 62회 졸업식, 고등학교는 57회 졸업식을 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10월 3일 제34회 총동문 한마음대회를 앞두고, 학교는 중 29회, 고 27회를 졸업했고 알제리에서 맹활약하는 조인행(50세) 지사장을 자랑스런 동문으로 선정했다. 이에 여름휴가에 맞춰 고양을 방문한 조인행 지사장을 만났다.

조인행 지사장은 어린 시절 삼송역 창릉천 인근에서 태어나 중·고 시절을 보냈다. 그 시절의 창릉천은 물이 맑아서 그는 여름이면 멱을 감고, 물고기를 잡느라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친구들과 놀았다. 겨울엔 얼음썰매를 타며 추위를 잊곤 했고, 아웃국과 순대국을 즐겨먹으며 자랐다.

5남매 중 셋째 아들로 태어난 조인행 지사장은 유난히 머리가 총명했으며 기억력이 좋아 수업시간에 몰입을 잘했다. 때론 의자 들고 벌 받을 때도 있었지만, 모범적인 학창시절을 보냈다.

중학교 3학년 어느 시험날, 현재 고양 중·고 총동문회 대외협력부장으로 있는 장경만 친구가 먼저 나가 창문틈으로 슬며시 답안지를 넣어준 적이 있다. 명석한 두뇌였던 조인행 지사장은 답안지를 전혀 보지 않았지만 억울하게 시험감독에게 발견됐고 매를 많이 맞았다. 억울함에 조 지사장이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가방을 들고 나가버리자 당시 3-4반 담임이었던 구자균 교사는 화가 나 감독과 싸우고 사표를 내기도 했다.

“담임선생님은 나에게 믿음을 심어줬고 든든한 힘이 됐다”는 조인행 지사장. 고등학교 재학중, “가정형편이 어려워도 군 제대 후라도 뜻을 펼치라”는 구 교사의 적극적인 권유로 늦은 나이인 27세에 경희대에 들어갔다. 31세에 졸업 후 많은 사람들이 미국 유학을 가던 시절, 유럽공동체(EC) 창설로 연고지가 없었지만 큰 뜻을 품고 프랑스 유학을 결심했다.

1993년 1월 9일부터 파리유학생활이 시작됐다. 7개월 후인 8월 1일 부산에서 유학 온 지금의 아내인 홍혜선씨를 운명적으로 만나 한국인이라는 공통점으로 서로 의지했고, 1995년 5월 5일 프랑스 파리시청에서 손들고 선서를 하며 약식으로 결혼식을 했다.

조인행 지사장은 스타일리스트를 꿈꿨던 아내와 함께 김밥도시락, 이삿짐, 가이드 등 다양한 아르바이트로 유학비를 충당했다. 그리고 2006년 프랑스 파리 13대학에서 국제 경제학 박사를 취득했다. “몇 해 전 신도농협 해외 선진지 견학 세미나시간에 통역을 한 적도 있다”고. 지금은 파리에 살고 있으며 비행기로 지중해를 건너면 2시간 거리에 있는 알제리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1962년 7월 5일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알제리는 2012년 기준으로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10위, 석유 매장량 세계 16위의 자원부국이다. 이곳에서 조인행 지사장은 국내 종합엔지니어링 철도분야 1위, 세계 106위인 서울 강남 대치동에 있는 (주)도화엔지니어링 알제리 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경전철, 철도, 지하철, 고속철도 등 한국본사에서 파견된 200여 명의 우리 기술진과 알제리 철도건설을 책임지며 땀방울을 쏟고 있다. 현재까지 알제리 현지 4개 프로젝트에서 총 630여 억 원을 수주했고, 혼자서 240억을 수주해 마이더스의 손으로 불린다.

매년 여름휴가 때면 고양을 찾아서 형제의 정을 쌓는 조인행 지사장. “7월 19일부터 8월 3일까지 휴가기간 동안 화정웨딩홀에서 17세 딸, 14세 아들이 축하해주며 늦은 결혼식을 올렸다”고. 참스승이었던 구자균 선생이 주례, 단짝친구인 장경만씨가 사회를 본 결혼식에서 중·고 동창과 일가친적 200여 명이 함께 했다.

조인행 지사장은 “학창시절의 추억을 담아가 알제리에서 자랑스런 고양사람으로 뜻을 펼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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