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기획
17년 마약과 범죄, 협동조합 통해 새 삶 찾다지자체에 서비스 제공, 약물 범죄재활 사회적 기업 바스타
  • 김진이 기자
  • 승인 2012.11.14 11:41
  • 호수 1100
  • 댓글 0

 

   
▲ 바스타 목공작업실의 탐
“17년 동안 범죄를 저지르고, 마약을 했다. 3년 전 형을 선고받고 작년 8월 12일 출소해 이곳으로 왔다. 바스타에 온지는 10개월 됐다. 사회 안에서는 함께 어울리던 사람들 때문에 그 생활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같아 바스타에 오기로 결심했다.”
스톡홀름 도심에서 40여분을 달려간 곳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침엽수림이 가득한 한적한 시골, 아니 숲속이었다. 아무도 살 것 같지 않은 그곳에 약물중독자들을 위한 재활 사회적 기업 바스타(Basta)가 있었다. 바스타에서 목공일을 한지 10개월이 된 탐 달백(Tom Dahlbeck)씨는 조심스럽게 기자들의 질문에 답해 주었다. 이제 32살이니 15살부터 마약과 범죄에 빠져 살았던 셈이다. 바스타에 온 것만으로 마약과 범죄를 어떻게 끊을 수 있었을까.

   
▲ 말목장


“개인적으로 이전에도 마약을 끊으려 노력한 적이 있다. 그러나 결국은 예전으로 다시 돌아가곤 했다. 사회에서 바스타에 대한 정보를 듣고 ‘참 좋은 기회’라고 여기고 마음의 준비를 했다. 이제는 예전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약물중독자들이 1년 동안 머물며 재활과 일을 배우는 것. 우리에게는 사회복지시설, 혹은 약물치료센터 정도로 이해된다. 그러나 바스타의 코디네이터 라스 스웨덴(lars sveden)씨는 이곳이 기업임을 거듭 강조했다. 바스타는 기초지자체가 감당해야할 재활사업과 정부가 해야 할 범죄예방, 실업자 대책이라는 부분의 서비스를 대행해주는 사회적 기업이다. 라스씨는 이를 “돈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자리를 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공동식당. 100명중 90%가 약물중독자들이다.

범죄자 지자체가 모두 우리 고객
“중요한 것은 범죄자와 지자체, 정부 모두가 우리의 고객이라는 점이다. 바스타는 억지로 오는 곳이 아니라 그들이 선택해서 오게 된다. 또 이곳에 온 사람들은 재활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목공, 건축, 애견호텔 등에서 진짜 일을 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가 기업이고, 존재할 수 있는 의미이기도 하다.”

법원에서 형을 받은 범죄자들은 출소 이후 약물중독과 범죄예방 재활 프로그램에 의무적으로 참여하게 되는데 이때 그들이 바스타를 선택하면 지자체가 그 예산을 내는 방식이다. 

스웨덴에서는 대부분의 행정과 공공서비스는 290개의 기초지자체가 알아서 하고 29개의 광역지자체에서 건강, 교통을 맡는다. 기초에서는 교육, 보육, 사회서비스, 재활, 어르신 돌봄도 다 맡아서 하고 있다. 정부는 실업자, 범죄와 정의를 책임진다. 바스타는 정부와 기초지자체의 서비스 일부를 대행해주고 그 비용을 받는 개념이다. 

   
▲ 바스타의 애견호텔

   
▲ 바스타의 입간판
바스타는 1994년 처음 시작됐다. 이탈리아에 있는 사회적 기업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그들의 철학을 많이 빌려왔다. 바스타는 이탈리아 체코 스웨덴어로도 ‘충분하다, 그만하면 됐다(enough)’는 뜻이란다. “1990년대 초반에 재활부문에 있어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겠다는 고민이 있었다. 몇 명의 정치인들과 지자체 관계자들이 함께 이탈리아 상페티리고나에 가서 1천명 정도의 알콜, 헤로인 중독자들이 모여서 사는 것을 보게 됐다. 거기서는 말을 키웠는데 그 말들이 올림픽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만큼 훌륭했다.”

 

단순 재활아닌 ‘진짜 일’을 한다
라스씨의 설명이다. 라스씨는 1998년부터 코디네이터로 일했지만 바스타 태동에도 관여했다. 당시 스웨덴도 재활이라고 하면 참여자들이 볼펜 부품을 끼우거나 하는 단순한 일들만 했다. 실제 일을 하기보다는 재활을 위한 수단이었던 셈이다. 당시 이탈리아에서 20년 동안 헤로인 중독자가 ‘멋진 일’을 하는 것을 본 지자체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다. 더구나 그곳에서는 6명 정도의 전문가만이 과거의 전과자, 약물중독자들을 돕고 있었다. 

   
▲ 바스타 초창기부터 함께 했던 라스씨

   
▲ 코디네이터인 크리스티나씨.
이탈리아를 다녀온 이들이 ‘우리도 해보자’고 만들게 된 것이 바로 바스타였다. 시작 전에 사람들은 바스타의 철학 6가지를 정리했다. △노동의 소중함 △상품의 질 △친환경적인 것 △연대 △자립 △좋은 예를 만드는 것이었다. 6가지의 철학은 지금도 바스타의 운영방침으로 아주 구체적으로 적용된다. ‘연대’를 위해 바스타에 사람들이 처음 도착하면 1명의 멘토와 짝이 된다. 물론 멘토도 재활 참여자다. 멘토는 영화를 같이 보거나, 밥을 먹고, 바스타를 안내해주며 경험을 나누고, 연대를 배우게 된다. 

‘자립’은 바스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바스타가 지금까지 사회적 기업으로 지탱해온 것이 바로 자립성이다. 국가나 지자체에 도와달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동등한 자격으로 협상을 한다.”

 

연간 83억 매출, 5억5천 순익
그런 의미에서 바스타는 원칙적으로 기부를 받지 않는다. 기부보다는 그 돈으로 바스타의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도록 한다. 물론 그 서비스는 어떤 기업의 그것과 견주어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바스타는 연간 600만유로(83억)의 매출을 올렸다. 이중 30%가 지자체 등에 재활서비스를 판매하고 얻은 수입. 60%는 목공, 애견호텔, 그래피티 제거, 건축, 청소, 공공건물 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 얻은 수입이다. 600만 유로 중 40만 유로(5억5000만원)가 순익이다. ‘벌어들인 돈’이다. 이것은 누군가에게 가는 것이 아니라 바스타에 재투자된다. 

바스타는 100명의 재활 참여자들이 생활하고 있다. 우선 1년이 기본이다. 1년은 지자체가 참여자들에 대한 경비를 제공한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이후에도 본인이 남기를 희망하면 남을 수 있다. “이곳에서는 평균 4년 정도 지낸다. 보통 20년 이상의 마약을 한 사람에게는 그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1년 이후 참여자들에 대한 재활이나 지원이 필요하면 바스타가 감당하게 된다. 우리가 이윤을 창출해야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바스타프로젝트 매니저인 크리스티나 블릭스트(kristina blixt)씨의 설명이다. 4년 이후에는 전문적인 일을 하거나, 바스타의 작업장 책임자를 맡기도 한다. 바스타의 이사로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바스타에 들어온 사람들 중 절반은 3개월만에 이곳을 떠난다. 바스타가 맞지 않는 경우도 있겠지만 마약이나 약물, 폭력에 대한 바스타의 분명한 원칙 때문이기도 하다.

   
▲ 바스타 사무실. 상근자가 4명 일하고 있다.

약물 발각되면 15분 안에 떠나야
“약물 등이 발각되면 그 사람은 15분만에 여기를 떠나야 한다. 바스타에서는 어떠한 종류의 약물도 허용하지 않는다. 가혹할 수도 있지만 바스타는 가야할 길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모든 사람을 다 챙길 수는 없는다.” 폭력과 약물에 대한 라스씨의 설명이 단호했다.  

55헥타르에 달하는 바스타의 넓은 부지에서는 말이 뛰놀고, 애견호텔에 맡겨진 개들이 한가로이 산책을 즐겼다. 사람들은 말을 키우고, 개를 돌보며 바깥 사회에서의 자신과 단절하고 새로운 꿈을 꾼다. 바스타의 부지는 처음 5개의 인근 기초지자체가 대출 형태로 자금을 지원해주었다. 그 돈은 매년 바스타에서 지자체의 범죄와 약물 재활서비스를 제공하며 조금씩 환급하는 방식으로 2004년까지 모두 갚을 수 있었다. 넓은 부지에서 라스와 크리스티나씨는 시종 열정적인 표정으로 바스타의 철학과 비전을 설명해주었다.

“약물 등이 발각되면 그 사람은 15분만에 여기를 떠나야 한다. 바스타에서는 어떠한 종류의 약물도 허용하지 않는다. 가혹할 수도 있지만 바스타는 가야할 길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모든 사람을 다 챙길 수는 없는다.” 폭력과 약물에 대한 라스씨의 설명이 단호했다.   55헥타르에 달하는 바스타의 넓은 부지에서는 말이 뛰놀고, 애견호텔에 맡겨진 개들이 한가로이 산책을 즐겼다. 사람들은 말을 키우고, 개를 돌보며 바깥 사회에서의 자신과 단절하고 새로운 꿈을 꾼다. 바스타의 부지는 처음 5개의 인근 기초지자체가 대출 형태로 자금을 지원해주었다. 그 돈은 매년 바스타에서 지자체의 범죄와 약물 재활서비스를 제공하며 조금씩 환급하는 방식으로 2004년까지 모두 갚을 수 있었다. 넓은 부지에서 라스와 크리스티나씨는 시종 열정적인 표정으로 바스타의 철학과 비전을 설명해주었다.

   
▲ 목공작업실
 

   
▲ 바스타의 말목장


 

김진이 기자  kjini@mygoyang.com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진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