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농업인의 날은 행사 추진위원회가 만들어졌지만, 12월 19일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서 많은 고충이 따랐다. 이런저런 검토 끝에 실내에서 열기로 했고, 무대만이라도 가을 정취를 내기 위해 행사 전날 새벽까지 단풍잎과 갈대들로 꾸몄다. 그리고 11일에 제9회 고양시 농업인의 날을 성사동 고양 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에서 열렸다.

이날은 1000여 명이 참석했고, 농업인 대상 시상식과 축하공연이 있었다. 그런데 농업인의 날 잔치에 뭔가 아쉬움이 남았다. 선거법이란 틀이 잔치를 참 재미없게 만들어 버렸다. 잔칫집에는 먹거리, 즐길거리, 경품 등이 있어야하는데, 고놈의 선거법 때문에 하나도 제대로 한 게 없다.

농업인의 날과 선거법 정말 관련 있는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같은 문구를 짜서 맞추는데 바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농업인의 날은 최초 발상지가 강원도 원주이다. WTO 체제 출범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높이고, 농업의 기능과 역할을 널리 조명하고 알리기 위해 제정됐다.

11월 11일은 한자로 十 + 一 = 土이며, 흙 토는 농업과 관련되는 뜻이 담겨 있고,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은 농업은 천하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큰 근본이라는 풀이를 뜻한다.

묵묵히 땅을 일구며 우리의 먹을거리를 책임지는 농업인. 매년 이상기후로 농사짓는 일이 더 힘들고 고단하다. 농업인의 날, 이날 하루만이라도 농사의 고단함을 내려놓고서 막걸리잔을 기울이며 마음껏 피로를 풀었으면 한다.

고양 농업인 여러분! 수확철에 야속하게 세 번의 태풍이 와서 얼마나 애태우셨는지요? 이제 또 한겨울의 한파가 찾아올텐데, 월동준비 꼼꼼히 하시고, 내일이면 반드시 떠오르는 힘찬 태양의 기운 가득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내년엔 올해 못 다한 잔치까지 풍성하게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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