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농장 박한복 대표

▲ "넓은 들판에서 벼농사를 하며 또 다른 희망을 설계한다"고 하는 박한복 대표

박한복(62세) 대표는 고양의 식사동에 살면서 충남 서산의 넓은 들판을 오가며 벼농사를 짓고 있다. 박 대표는 손주까지 19대를 이으면서 조상대대로 500년째 고양에서 살고 있다. 박 대표는 “군 제대 후 1976년부터 지금의 원흥동 농업기술센터 인근에서 경운기로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고 한다. 경운기가 별로 없었던 당시 박 대표는 본인의 농사는 물론 남의 농사도 손수 지었는데 그 대금은 알뜰하게 저축을 했다.


박 대표는 1987년부터 새마을 지도자, 원당농협 대의원, 고양축협 대의원, 서울대학교 농업정책연구회 회원, 한국 농촌지도자 고양시 연합회장(2000~2005년) 등 농업인 단체에서 줄곧 활동했다. 황교선 시장이 재임하던 2002년 무렵 고양시 농업인 단체의 맏형 격인 한국 농촌지도자 고양시 연합회장을 맡기도 했다.

당시 박 대표가 고양 농업인의 날 제정을 간곡히 청한 덕분에 농업인의 날과 농업인 대상 수상식이 만들어졌다. 한국 농촌지도자 고양시 연합회장을 2번이나 연임한 박한복 대표는 “수해로 어려움에 처한 고양의 농업인들을 회원들과 함께 도왔던 일이 보람으로 남았다”고 했다.

박 대표는 2005년 무렵에는 고양농업인들과 함께 충남 서산 간척지 농장에 선진지 견학을 갔는데 가을 들녘의 넓은 황금 들판을 보고난 후, ‘이왕이면 넓은 곳에서 농사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젊은 고양 농업인 7명과 함께 추가로 현지답사를 하며 넓은 곳에서 농시 짓기로 마음을 굳혔다. 이후 서산에서 3만5000평을 저렴하게 구입해 11년째 벼농사를 야심차게 짓고 있는 박 대표는 “충청도 지역에서 선호하는 황금 노들, 새누리 품종의 벼를 농사지어 수확하면서 바로 수매시키고 있다”고 했다.

올해는 태풍 볼라벤이 벼 이삭이 필 때 닥쳤지만, 바람을 맞아서 껍질이 하얗게 되는 백수현상만 조금 있었을 뿐 벼가 그다지 쓰러지지 않았다고. 그 원인은 작년부터 벼를 직파로 하기 때문이란다. 서산 농업기술센터의 보조사업으로 ‘황금파종기’를 도입해 직파를 했는데, 기계로 한 듯 빈틈없이 직파되어서 다른 농경지와 다르게 태풍을 거뜬히 견뎌내는 바람에 이번 가을에 풍성한 결실을 맺었다. 박 대표는 “풍성한 결실에는 직파 후 보름동안 논에서 살다시피 하며 물 관리를 한 수고로움이 단단히 한 몫을 했다”며 “간척지 쌀은 약간의 염분기로 최고의 밥맛을 자랑한다”고 했다.

박 대표는 서산뿐만 아니라 법곶동과 원흥동 농업기술센터 부근에서도 농사를 짓고 있으며 원당두부로 공급되는 콩 농사도 겸해 짓는다. 또한 올해부터 ‘도토리 주말농장’도 15팀의 하나로 참가해 운영하고 있다. 도토리나무가 많은 산자락에서 운영되는 주말농장은 삼송신도시 입주자들에게 농업을 체험하는 곳으로  더할 나위 없는 인기를 얻고 있다.

박 대표가 그 많은 농사일을 할 수 있었는 이유는 아들 민욱씨가 사진작가의 꿈을 접고 농업에 대한 비전을 깨우치고 가업을 잇기 위해 농업에 마음을 쏟았기 때문이다. 또한 서울에서 직장 생활했던 아내 장은숙씨의 한결같은 내조의 공도 무시하지 못한다. 여기에 농업기술센터 수도작 담당 신형기 농업지도사의 지도와 농업인 교육에 빠짐없이 참여해 맨 앞자리 앉아서 교육받았던 박 대표의 열의도 한 몫 했다. 박 대표는 성실한 농업인 단체장 활동으로 경기도지사 표창 2회,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표창, 석탑 산업훈장 등을 받았다.

“농업단체 활동으로 정보교류가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하는 박 대표는 “농업인들이 앞날에 희망을 갖고 뜻을 펼칠 수 있는 날들이 왔으면 한다”고 했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