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청소년 상담기업 핀란드 헬싱키 오수수꾼타

복지천국에서도 아이들은 가슴앓이를 하고, 잘 사는 나라에서 개인은 더 외로울 수 있다. 오수수꾼타 토이보(Osuuskunto Tolivo)는 가정 재활과 청소년 상담을 돕는 사회적 기업이다. 이곳에서는 2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5~12세 미만 아이들의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등 정신상담과 가족상담을 하는 가정 재활은 사회복지기금 지원 기관의 의뢰로 진행했다. 기존 청소년 상담이 아동이나 청소년 개인에게 집중한 반면 오수수꾼타는 가족과 함께 상담을 진행해 자체 성과가 매우 좋았다. 이를 가정에서 더 나아가 어린이집, 학교, 사회로까지 확대하기 위한 고민이 진행중이라고.

개인 넘어 가족 사회 상담까지
두 번째 프로젝트는 일종의 지역 직업소개소라고 할 수 있다. 어디나 문제가 있는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다. 그들을 도와 일을 하거나, 공부를 더 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젝트다. 고용지원센터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청년들을 이곳으로 보내주면 상담을 통해 도움을 주고 있다. 대상 젊은이들은 정신적, 신체적 장애가 있지는 않지만 일자리를 구하기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다. 

 

▲ 가정상담을 하고 있는 오수수꾼타의 심리상담사들.

▲ 오수수꾼타를 설명하고 있는 심리학자 에로 리코넨(Eero Rilkonen)
이곳에서 일하는 심리학자 에로 리코넨(Eero Riikonen)씨는 “오수수꾼타는 문제에 집중하기보다는 잘못된 것보다는 긍정적인 것, 앞으로 무슨 희망이 있을 것인가에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오수수꾼타는 1997년 협동조합 형태로 시작됐다. 지금은 사회적 기업 형태로 6명의 조합원이 이사진으로 운영을 도맡고 40여명이 일하고 있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심리치료사들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이곳은 정부정책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라 협동조합을 대안으로 생각한 사회복지사들이 만들었다. 당시 사회복지사들이 일할 수 있는 곳이 두가지밖에 없었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지역 사회복지시설이 아니면 영리 복지관이었다. 오수수꾼따를 만든 사회복지사들은 전문가들이 모여 직접 무언가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모이게 됐다.

 

직장 못 찾는 젊은이들 문제찾기
헬싱키와 코트카 두곳에 사무실이 있다. 처음 오수수꾼타는 개인, 혹은 가정의 정신적 재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신적 재활이 필요한 사람들, 특히 정신적 문제를 갖고 있는 청소년과 젊은이들을 돕고 있다. 직장 내에서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도 도움의 대상이다. 

▲ 아동심리학자 사라 바타야(Sara Vaaja)씨.
오수수꾼타는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재정을 충당한다. 에로 리코넨씨는 “초기에 조합원들이 기금을 일부 조성했으나 지속적인 지원은 하지 않는다. 몇 년전에는 핀란드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코리델린상을 받아 운영에 도움을 받기도 했다에서 상을 받아 예산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2년전에는 알콜중독이나 문제 청년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운영됐다. 2개월 과정으로 그룹상담 등을 통해 약물중독을 치료했다. 아동심리 학자 사라 바타야(Sara Vaaja)씨는 “500~600명은 눈에 띄는 변화를 보였고, 10%는 극적인 변화를 보였다. 물론 20%에게는 별 성과가 없기도 했다”고 말했다. 청년들은 조각이나 미술작품을 만들거나 음식을 만들면서 재활을 위해 노력했다. 사라 바타야씨는 “처음에는 프로젝트를 통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변할까 의심했지만 지난 9년 동안 정말 많은 변화를 볼 수 있었다. 이런 일을 하는데 어려움이 많은 것은 공무원들이 나서기보다는 이런 일이 가능하다고 믿고, 마음을 쏟아서 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원 대신 공모방식으로 변화

▲ 편안한 분위기의 상담실에는 책, 장난감들도 마련돼 있다.

 

오수수꾼타도 전세계적 위기와 경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예전처럼 지자체들이 자유로운 지원을 하기는 어렵다. 지난 5년간의 재정은 안정적이었지만 더 이상 기존 프로젝트가 지속되리라 기대하기 어렵다고. 9년 동안 지속해왔던 약물중독 상담 등 좋은 평가를 받았던 프로젝트들에 대해 지원이 끊긴 것에 대해 가슴아파다는 에로 리코넨씨는 “지자체와 정부의 대부분 사업들이 공모형식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공공 사회복지 서비스를 비영리단체나, 일반기업보다 협동조합이라서 더 좋은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에로 리코넨씨는 협동조합의 기본 정신을 강조했다.

“핀란드의 협동조합법에는 협동조합 정신을 갖추지 않은 사람을 퇴출시킬 수 있는 조항이 있다. 우리 조직도 그렇게 협동정신이 낮은 조합원을 퇴출시키기도 했다. 일반기업과 협동조합의 운영방식 및 법률안이 크게 다르지 않지만, 그러한 조항들이 우리의 의지와 우리의 뜻과 가치를 지속적으로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본다.”

스웨덴과 핀란드의 협동조합 지원조직, 사회적 기업들을 둘러보며 그들이 처음과 끝에서 강조하는 것은 철학과 정신이었다. 특히 관련 전문가들은 시장 경제와 경쟁 사회에서 협동조합, 사회적 경제의 지속가능성, 새로운 도전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복지국가 천국에서 그들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복지국가로 다시 나가야하는지’라는 질문은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우리에게는 매우 무겁게 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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