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PEOPLE_[[인터뷰] 안태경 고양문화재단 대표이사

2011년, 고양문화재단에 공연예술 전문 프로듀서, 안태경 대표이사가 취임한 이후 재단의 공연물과 고양시의 축제 형태는 획기적인 변화를 보였다.
호수공원을 무대로 한 스펙타클한  야외공연과 10개의 주민센터가 참여한 퍼레이드, 재단 자체 제작 공연물 등 고양시 문화계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왔다.

36년 공연예술 한 길, 언제부터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되었나

1976년 대학교 1학년부터 동아리에서 연극을 시작했다. 학부 전공이 영문학과였지만 연극부 동아리활동에 더 심취해 있었다. 이후  대학원에 입학하여 공연 연출을 공부했다.
1982년부터 극단 연우무대를 기획·연출했다. 당시 무대에 올렸던 연극 ‘칠수와 만수’는 젊은이에게 주목을 끌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한씨연대기’ ‘이산가족’,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등 시대정신을 담은 사회극을 무대에 올렸다. 이후 대학로의 학전극장을 운영했다. 이렇게 80년대에는 신촌, 대학로를 중심으로 연출·기획활동을 하였다. 90년대에는 연극·무용·팝 등 다양한 공연 장르를 연출했다. 2000년도부터는 기업의 홍보형 대형 이벤트를 기획했고 ‘고양국제어린이영화제’, ‘서울영상축제’ 총감독을 맡았다.
2007년에는 예산 520억 규모의 백제문화제인  ‘2010년 세계대백제전’ 총감독직을 맡아 4년동안 기획했다. ‘2012 여수엑스포’ 기획에도 참여했다. 이후 공연 기획전문가에서 지역축제 기획전문가로  유명해졌다. 당시 국가적차원의 대형 축제 행사에 새로운 공연 콘텐츠의 요구가 있었다. 기존 축제의 공연콘텐츠를 새롭게 개선하는 데에 적임자로 추천되어, 충청남도의 가장 큰 지역축제인 ‘2010세계대백제전’을 맡아 성공적으로 치루어냈다. 이후  고양문화재단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축제를 포함한 연극 뮤지컬 무용 등 공연예술이 문화산업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전망은
축제와 연극을 포함한 공연예술은 유기적으로 연결된 콘텐츠다. 오늘의 축제는 중세 유럽 연극에 기원을 두고있다.
중세연극은 그리스의 고대 연극이나 르네상스 연극, 고전주의 연극(고전극) 등에 대치되는 연극 형태다. 흔히 이것은 종교극과 세속극으로 대별되는데, 종교극은 문맹률이 높았던 시기, 놀이본능이 억제된 형태의 교리전파의 방법으로 사용되었다. 공연은 병렬식 야외극 무대에서 시민이 참가하는 민중적 특징이 강했다. 성경 속 장면을 나열하고, 시민이 움직이며 순회하는 관람극 형태였다. 교회의 부활절과 성탄절 의식에서 쓰이기 시작한 함께 기도하는 합송이 연기·의상 및 약간의 무대장치를 수반하는 극형식의 의식으로까지 발전하였다. 이 초기 전례극은 점차 성서의 자유로운 각색을 하게 되어 세속적인 요소를 도입하면서 무대는 제단을 떠나 교회당 앞의 마당으로 진출하게되었다. 이 과정에서 퍼레이드가 생겨나고 공연장소의 장인조합과 광고주 구성의 현대축제의 형태를 띄기 시작했다.
14~16세기에 일어난 문화운동인 르네상스는 학문이나 예술의 부활·재생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신 중심의 사상과 봉건 제도가 개인의 창조성을 억압하던 중세에서 벗어나, 문화의 절정기였던 고대로 돌아가자는 운동이었다. 이러한 인본주의 관점으로 원근법과 소실점이 생겨나고 극장은 옥내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후 축제형태의 공연은 오페라·무용·연극 등으로 장르가 세분화되었다.
현재 각 지자체별로 다양한 축제가 생겨나고 전국 약 600여개의 축제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지자체로 인한 지역경제활성화 차원의 관광산업과 관련이 있다. 이와 함께 옥내극장에서 상연되던 공연예술이 옥외로 나오기 시작했고, 축제적 요소를 누리고자하는 시민의 문화적 욕구도 생성되면서 이제 축제는 친숙한 문화콘텐츠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현재 한국의 공연예술 시장은 성장세에 있다. 뮤지컬과 콘서트 시장이 급성장했고 이와 더불어 지역사회의 몇몇 우수 축제들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고양문화재단이 고양시를 향한 아주 특별한 비전은
현재 공연예술의 성장유형은 뮤지컬과 콘서트만으로의 양극화,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는 바람직한 문화예술 소비 유형이 아니다. 이는 다양한 문화예술 소양교육의 부재에도 그 원인이 있다. 다양성이 배제되고 획일성의 교육제도가 낳은  슬픈 단면이다.
공연예술의 관람수준은 그 나라의 문화수준을 보여주는데, 30년 전 문화후진국이었던 프랑스는 고급문화예술을 보급하고자 ‘문화의 집’을 설립하고 이를 수정·보완하며 모든 산업 속에서 기초예술의 가치를 강조하는 순수예술 소양교육의 문화정책을 폈다. 이후 디자인 산업이 동반 발전하면서 30년 후에는 성숙한 문화예술 선진국으로 도약했다.
이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문화적 취향 및 선택이 지극히 개인적이고 우연적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예술이나 문화작품에 대한 취향은 길들여지고 훈련되어지는 것이다. 즉, 공연예술이 무대 위에서 갖는 약속에 대한 지식과 상식이 없으면 이해하기 어렵다. 훈련된 관객, GNP 3만달러 이상의 국가라는 조건 아래에서 성숙한 공연예술 문화는 꽃을 피운다.
이처럼 문화적 소양 교육 기회 제공 여부에 따라 취향은 변할 수 있는 이 지점이 바로 공공 문화재단의 책무가 있는 곳이다. 문화적 소양이 깊어지면서 향유의 폭이 넓어지면 시민의 행복지수도 함께 높아진다.
현대사회를 ‘피로사회’라고 한다. 이는 성과주의에 대한 비판의식을 함축한 의미로, 과잉활동, 과잉자극에 맞서 사색적 삶, 영감을 주는 휴식의 가치를 역설한다. 공연예술은 이러한 현대인에게 필요한 휴식의 요구에 적절하게 부응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다. 진정한 삶의 잉여분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다. 이것은 문화산업 측면이 해결할 수 없는 공공 문화재단의 소명이다.
이를 위해 고양문화재단 문화사업팀은 어린이·청소년·주부를 위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더욱 다양화하고 심화해 나갈 것이다.
축제의 경우는 이러한 교육·복지 차원의 소양교육의 일환이다.
‘고양호수예술축제’와 ‘행주문화제’는 거리축제와 전통예술의 형태로 시민이 거부감없이 다가갈 수 있도록 참여형 퍼레이드와 지역역사 스토리텔링으로 연출했다.

고양 600주년을 맞아 뜻깊게 준비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고양문화재단 자체 제작한 역사총체극 ‘사람, 꽃으로 피다’ 이다. 이 극은 고양 명칭 600년보다 고양 600년의 미래를 찾으려는 작품이다.
‘사람, 꽃으로 피다’는 5,000년전 가와지볍씨가 발견된 고양이 비옥했던 시점과 삼국시대를 역사적 배경으로 금정굴 사건·분단·대선의 문제를 종횡으로 다루며 현재 우리 지역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작품은 고양시 ‘2020 고양평화특별시’ 중·장기 계획을 고봉과 덕양의 극적 화합의 이야기로 극화하여 고양시민과의 공감대를 넓히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제작자로서 역사총체극 ‘사람, 꽃으로 피다’ 처럼 과거와 현재, 그리고 우리가 사는 공간의 실천적 역사의식이 담긴 창조극은 긍지와 보람을 안겨준다. 고양의 대표 브랜드 공연으로 장기 공연할 계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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