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삼릉 앞 허브랜드 김애자 대표

▲ 김애자 대표는 13년 동안 한결같이 허브랜드의 80여종 식물을 가꾸며 허브향을 전해왔다.

모든 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특별한 트리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김애자 대표는 향긋한 ‘율마’에 리본을 장식하는 친환경 크리스마스 트리를 제안한다.

김애자 대표가 80여종의 허브로 아름다운 향기 정원을 만들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련이 있었다. 김 대표는 “하우스 공사를 할 때 잠잘 곳이 없어서 봉고차를 하우스 안에 넣은 후 가족들이 차 안에서 겨우 잠을 자곤 했다”며 그 때를 회상했다. 새벽 6시에 일하는 작업자들이 출근하면 다시 차가 밖으로 나갔고, 6개월 후에는 하우스 뒤편에 판넬식 집을 지어서 들어갔다.

그는 밤을 낮 삼아 허브 삽목과 모종을 했고, 그 결과로 허브랜드를 탄생시켰다. 주변의 시샘도 셀 수 없이 많아서 때론 곤경에 처하기도 했다. 한적한 곳에 위치한 허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번거로운 방송 촬영도 마다하지 않고 협조를 했다. 그래서 3년 동안 120여 회분을 촬영한 적 있다. 때론 서삼릉 입구에 화장실이 없어서 서삼릉을 찾는 관람객들이 겪는 불편함을 해소시키기 위해 화장실 사용을 허락하기도 했다.

김 대표의 지극정성으로 잘 자란 허브가 많아서 삼송 입구에서 몇 년 동안 허브 꽃밥집도 함께 운영했다. 허브 꽃밥집은 삼송신도시 건설로 길이 막혀 지금은 문을 닫았지만,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문을 열 계획이다. 그가 자식처럼 키우고 돌보는 허브랜드에서는 요즘 크리스마스 장식용 트리 ‘율마’가 인기를 얻고 있다. 율마는 새순을 다주면 여러 개의 새순이 자라나서 찬란한 녹색 빛으로 곱게 자란다. 손으로 보듬어주면 레몬향이 코끝에 와 닿고, 삼림욕 효능을 지녀 머리를 맑게 한다.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두면 바람에 의해 살랑살랑 흔들리며 마치 숲속의 피톤치드를 뿜어내는 듯하다.

율마뿐만 아니라 허브랜드에는 강장효과가 있고 불면증을 치유하며 모유를 잘나오게 하는 바질과 수험생들의 기억력 증진을 돕는 레몬밤이 있다. 피로회복에 좋은 라벤더, 피부노화방지에 효능을 지닌 로즈마리 등 80여 종의 허브들이 겨울 한파에는 아랑곳없이 하우스에서 다양한 향기를 뿜어내고 있다.

허브랜드는 일반인은 물론 유치원, 초등학교의 체험학습장으로 인기가 높다. 허브 심기, 허브초 만들기, 허브차 시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다양한 허브용품을 구경할 수 있다.

허브처럼 마음도 향기로운 김 대표는 “어려움을 겪어서 실의에 빠진 이들의 심정을 잘 알아서 도움을 준 적이 있다”고 했다. 몇 년 전 한 장애인이 곤경에 쳐했을 때 기꺼이 마음을 열고 보살펴줘 다시 희망을 찾아준 적이 있다.

김 대표는 겨울이 되면 높이 치솟는 기름값때문에 고민을 하지만 드럼 치는 중학교 2학년 아들과 방송 댄스하는 초등학교 6학년 딸이 있어서 힘이 솟는단다. 일에 밀려 세심하게 돌보아 주지도 못했는데, 재능을 아낌없이 발휘하는 아이들이 대견하기만 하다고.

김 대표는 “허브로 돈을 많이 벌게 되면 홀로 어르신을 위한 양로원을 설립하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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