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사년, 뱀에 관한 오해와 진실

2013년 새해는 60년 만에 돌아온다는 검은 뱀의 해, 계사년이다.

뱀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특히 서양적 가치관에서 뱀은 그 차가운 눈, 독특한 기는 방법, 독 등에서 고대에 마적(魔的)인 존재로서 두려운 것으로서 숭상돼왔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 뱀은 지혜로움과 현명함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표현된다. ‘뱀처럼 지혜로워라’는 성서의 문구 외에도 과거 독일이나 스위스 같은 경우는 뱀이 집에 사는 것을 기뻐하며 식사나 우유를 주어서 키웠다고 한다.

동양신화에서는 큰 뱀이나 이무기를 인고의 세월을 견딘 후 용이 되어 하늘로 승천하는 존재로 묘사한다. 그렇다면 현실속의 뱀은 어떤 특성을 갖고 있을까? 쥬쥬동물원에서 뱀을 관리하는 김영민 사육사는 “실제로도 뱀은 인내심이 강하고 허물을 벗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다리도 없이 배로 기어다니는 뱀이지만 헤엄도 잘 치고 나무도 잘 타는 등 네발 달린 짐승에 비할 바가 아닌 재주꾼이다. 귀가 없고 시력이 나쁜 대신 후각이 매우 발달해 있으며 주변 환경에 민감하기 때문에 늘 고온다습한 환경을 유지시켜줘야 한다. 이러한 예민한 습성 탓에 보통 뱀들이 도도함과 까칠함을 지닌 성격으로 오해받지만 사육사 김씨는 실제로는 온순한 녀석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한다. “자기를 먼저 건드리지 않으면 먼저 공격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처음에는 친해지기 힘들지만 친숙해지다보면 애완용으로도 키울 수 있을 정도에요”

뱀의 평균 나이는 20~30세. 오래 사는 뱀은 45세까지도 있다고 한다. 특이한 점은 한번 먹이를 먹고 나면 몇 달 동안은 아무것도 안 먹어도 버틸 수 있다고 한다. 심지어 먹이를 앞에 두고 1년 동안 참는 경우도 있다고. 이 때문에 뱀은 세간의 인식과는 달리 ‘인내심이 강한 동물’로 평가받는다.

뱀의 대표적인 특징 가운데 하나는 허물벗기다. 뱀은 알에서 깨어난 후 죽을 때까지 보통 한 달에 한 두번씩 허물을 벗으면서 자란다. 허물을 벗는 이유는 영양상태, 나이, 기생충 감염 등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어쨌든 깨끗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것만큼은 정확한 사실이다.  

허물을 벗고 새로운 모습으로 자라나는 뱀의 특성. 계사년 새해를 맞아 바로 우리가 배워야 할 모습이 아닌가 싶다. 더불어 인내심이 강한 모습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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