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고양신문 1면 머릿기사로 보도된 일산역 방치 문제는 내내 마음을 아프게 만들었습니다.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일산역이 철조망 같은 담장 속에 고스란히 갇혀버린 모습이 지워지지 않습니다.

80년 넘게 고양사람들의 삶의 중심에 있었던 일산역에게 참 몹쓸 짓을 했구나 하는 생각, 지난 몇 년을 저리 갇혀 있는 것을 고양신문 역시 방치했구나 하는 반성이 교차합니다.

철도청과 고양시 역시 비판의 화살을 피할 수 없습니다. 몇 푼 안 되는 임대료 문제를 걸고 이리 떠밀고 저리 떠밀었다면, 일산역은 작은 포장마차 하나만한 가치도 없었던 것입니다. 

지나버린 우리들의 과오에 대해 구구절절 늘어놓는 것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철망을 거두고 일산역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합니다.

아름다운 옛 역사의 구석구석에 담긴 이야기와 숨결을 다시 느끼고 싶습니다.
일산역은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유일한 고양의 건축물입니다. 다른 정신적인 가치를 뒤로 하더라도 건축물 그 자체로도 충분히 사랑받아야 하는 공간입니다. 고양시민의 자긍심이 되어야 하는 곳입니다.
철도청은 고양시에 관리권을 이전하고 소중한 문화유산의 가치가 살아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고양시는 하루라도 빨리 철망을 거두고 문을 열 준비를 해야 합니다.

협의라는 형식에 갇혀 소중한 가치를 더 이상 방치한다면 고양시 행정은 참 개념 없고, 무능력한 것입니다.
올해는 고양60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사업이 펼쳐집니다. 고양시민에게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고, 고양에 애정을 갖게 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면 무엇이라도 화두에 올려야 합니다. 고양사람들의 근현대사를 한 몸에 담고 있는 일산역의 가치를 살리는 것은 600주년 사업의 맨 앞줄에 있어야 합니다. 고양시가 한번 시도했던 것처럼, 전문가와 여러 시민들의 의견을 물어 어떻게 되살려야 하는지,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합니다.
그동안의 방치가 전화위복이 되어 일산역에 대한 애정이 배로 늘었으면 합니다.

이영아 고양신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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