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동 선일농장 배도기 대표

▲ "가을 한파 속에서도 꿀벌들이 도와서 맛있는 딸기를 생산한다"고 하는 배도기 대표.

2008년 하반기부터 선일농장 등 고양지역 몇몇 농가가 시설하우스에서 딸기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딸기는 원래 하얀 꽃이 핀다. 배도기 대표(54세)는 식용과 관산용이 되는 분홍 꽃 딸기를 실험 재배하는 등 남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특히 시설하우스지만, 꿀벌들의 도움으로 맛있는 딸기 농사를 짓는 자연친화적인 농업에 집중하고 있다.

분홍 꽃이 피는 딸기는 플라멩고 라는 품종이다. 주로 영국에서 재배되고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 강원도 평창의 고랭지 지역에서 주로 재배해 일본으로 수출된다. 분홍 꽃 딸기는 식용과 관산용으로 최근 들어 더 관심을 받고 있다. 화사한 분홍 꽃잎을 피운 자리마다 튼실한 딸기를 맺는데 매우 단단하여 주로 케이크의 데코레이션으로 사용되는 등 모양과 품질면에서 경쟁력이 높다.

배도기 대표는 지난해 3월 영국에서 플라멩고 딸기 모종 1만 주를 들여왔다. 식물 전용 저장고의 6℃~8℃에 보관했다가 6월 초 눈이 조금 나올 무렵, 하우스에 옮겨 심었는데 잎사귀가 몇 장 나왔다. 그런데 7월과 8월의 무더위와 장마에 토경에 있던 딸기 모종은 특징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대부분 전멸했다. 배 대표는 “안타까움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컸지만, 교재에도 없는 딸기 재배를 위해 공부를 한 것으로 마음을 달랬다”고 한다. 배 대표는 기회가 되면 다시 화사하게 분홍 꽃을 피우는 플라멩고 딸기로 농장을 찾는 소비자에게 즐거움을 줄 예정이다.

배 대표는 7년 동안 엽채류 농사에 전념하다 인건비 상승으로 과채로 방향을 바꾸어서 3년 전부터 딸기를 재배하고 있다. 엽채류는 평당 3만원~4만원이고, 딸기는 8만원~10만원으로 수익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배 대표는 대부분 양액재배를 선택할 때, 혼자서 토경재배를 고집했다. 땅에서 나오는 풍부한 영향을 얻기 위해서다. 배 대표는 동남아 지역으로 2년 동안 수출도 했고, 딸기 세미나가 있으면 논산, 진주 지역에 한걸음에 달려가 선진기술을 배워오곤 했다.

2011년 12월에는 강원도 평창에서 재배하던 플라멩고에 마음이 흠뻑 빠지곤 했다. 한눈에 보아도 케이크의 데코레이션용 이라서 싱싱하고 탱글탱글한 딸기의 매력에 매료됐고, 지난해 실험재배를 했던 것이다.

배 대표는 우리 고양 지역도 조금만 하우스 시설을 개량하면 플라멩고 딸기를 대량생산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고양 지역에서 여름딸기를 실험재배 한 것은 배 대표가 처음이었다.

올해는 플라멩고 대신 2005년 논산 딸기 시험장에서 육성한 설향이라는 품종을 심었다. 모양은 원추형으로 조금 크다. 특히나 겨울철에는 산미가 낮고 과즙이 많아 상쾌한 맛을 내며, 과육이 치밀하여 씹는 촉감이 우수하고 친환경 재배에 적합하다.

배 대표는 8동의 비닐하우스에 2만 여 마리의 꿀벌이 있는 꿀벌통을 8동에 각각 배치했다. 따스한 햇살이 비추는 날에는 꿀벌들이 벌집에서 나와서 부지런히 수정을 하고 있다. 꿀벌들 덕분으로 겨울 한파 속이지만 14브릭스 이상의 딸기를 생산하고 있다. 기록에 의하면 재배종 딸기가 유럽에서 교잡된 후 우리나라로 들어온 것은 20세기 초로 추정되고 있지만 1960년대에 수원근교에서 재배된 적도 있다. 1980년 무렵에는 고양 땅 노지에서 딸기가 재배되다가 시설하우스가 들어오면서 사라졌다. 지난 2008년 무렵 다시 시설하우스에서 딸기가 재배되고 있다.

딸기는 과실의 형태와 모양이 아름답고, 향기가 있으며 신맛과 단맛이 적당히 조화되어 입맛을 상쾌하게 해준다. 하루 5~6개만 먹어도 1일 필요한 비타민C를 모두 섭취할 수 있는 건강식품 이기도 하다. 선일농장에서 생산되는 딸기는 대부분 단체 주문으로 판매된다. 딸기가 풍성하게 열리는 봄이면 농장에서 딸기잼 만들기 체험도 열릴 계획이다. 배도기 대표는 “고양 지역 농산물이 지역유통센터에서 모두 거래 되면 지역주민들은 싱싱한 농산물을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며 그런 날이 꼭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