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신이랜드 이은구 사장의 경영비결 추적

비좁은 국토에 빈약한 자원국인 우리나라는 대외 원자재 수입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이같은 현실에서 중소규모 제조업자들이 21세기 무한경쟁의 파고를 능동적으로 헤쳐나갈 비책은 실로 멀게만 느껴진다.

특히 정부 지원대책이 미비하고 투자기반이 허약한 중소기업들의 경우 열악한 자본력만으로 치열한 경쟁대열에서 살아남기란 여간 힘겨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아이디어와 신용’만 있으면 어떤 경제적 위기상황도 염려할 게 없다고 말하는 한 중소기업인이 있다. 그의 성공철학, 이른바 ‘혁신경영’이 소극적이고 위축된 수동적 기업 패턴에 ‘터닝포인트’를 제공하고 있다.

“아이디어는 중소기업의 핵심자원이자 경쟁력 제고의 키워드입니다”

축구의 영웅 히딩크와 꼭 닮은 리더쉽으로 조경시설물 전문업계의 히딩크로 통하는 신이랜드 이은구(李殷求,60세)사장.
그는 한때 서양화가 마티스를 꿈꾸며 충남미술대전에 입상한 무명화가요 전직 미술교사 출신답게 상식을 뒤집는 아티스트적인 발상의 전환능력이 뛰어나다. 그가 제시하는 경영 타개책과 경영철학 뒤에는 히딩크식 그것과 일맥상통하는 무언가가 숨겨져 있다.

“끊임없는 아이디어 창출로 기술혁신에 도전하라”

이노베이션(innovation), 즉 ‘기술혁신’의 사전적 정의는 이제까지 없었던 새 상품의 개발, 새 기술, 새로운 생산조직, 새 원료, 새 시장의 개척 등의 새로운 방법을 끌여들여 새로운 발전을 이룩하는 일. 바로 이은구사장이 추구하는 혁신 경영의 기본 컨셉이다.
스스로를 개혁주의자라고 말하는 이사장이 생산성 향상과 효율성 제고를 위해 각 분야의 ‘시스템화 작업’을 도입, 절차가 복잡하고 번거로운 공정과정을 단순화시켰고 작업능률을 가로막는 ‘시간손실과 인력누수’에는 아예 레드카드를 붙여 퇴장시켜 버렸다.
이것이 바로 ‘182시스템’이다. 작업장의 거품을 제거하기 위해 시스템을 갖춰 신속·정확하게 일을 빨리하자는 운동으로 기업 경영의 한 모델이 되고 있다.

기존에는 대충 눈대중이나 어림짐작으로 하던 것을 표준화용 소도구들을 별도로 제작, 불필요한 작업 시간을 최대한 단축시켰다. 자연히 능률은 배가되었고, 업무 효율성은 높아갔다.

이사장은 거푸집을 사용하지 않고서도 로울러 하나로 간단하게 나무결을 살릴수 있게 했다. 목재에 색을 입힐때에도 일일이 사람손을 거치던 것을 자체기술로 침전도색기를 개발, 도구에 목재를 넣기만 하면 전부 도색이 되도록 해 일석이조의 효과는 그냥 덤인 셈이다.

또 목재 부식을 막기 위한 방부처리 과정도 같은 원리를 적용, 평소같으면 하루종일 걸릴 작업량을 단 10분만에 끝내게 했다. 때문에 임금, 원자재, 물류비용, 부대비용 등이 아무리 올라도 역으로 아이디어 개발만 가능하다면 문제될 게 없다는 게 이사장의 신념이다.

“원자재 절감효과 및 수입 대체효과 크게 거둔 하드우드 발명특허 개발”

움직이는 컴퓨터란 별칭이 붙을 정도로 끊임없는 연구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이사장은 동종업계에서 거들떠보지도 안던 특허에 도전, 발명특허를 따낸 인조목(人造木) 하드우드를 개발 종전 수입에 의존했던 제품을 국산화에 마침내 성공하는 쾌거를 낚았다.

이밖에 100여개의 의장등록, 5개의 상표등록, 그리고 6개의 실용실안 등 도합 120개의 특허를 보유, (주)신이랜드를 자타가 공인하는 업계 최강의 기술력을 지닌 아이디어 뱅크로 우뚝 세웠다.

특히 ‘하드우드’는 이사장의 발명품 중 가장 큰 자랑거리, 미세한 돌가루에 플라스틱 소재와 접착제를 합성해 만든 발명품으로 원목 대체효과는 물론 종전 일본제품보다 월등히 뛰어난 품질을 인정받아 수명이 짧고 고가인 일제 인조목이 이제 더 이상 발붙일 곳이 없게 되었다. 하자 없는 신제품 개발에 주력한 2년간의 연구 노력이 큰 결실을 맺은 셈이다. 강도는 3배이상, 수명은 반영구적인 제품으로 말이다.

이사장은“국내 기초과학 분야가 허약하던 시절에는 일본을 따라잡기가 어려웠으나, 이제 거의 모든 면에서 경쟁력을 확보, 두뇌가 우수한 우리나라의 추월이 예상외로 가속화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연고주의 배제, 능력중심의 직원우대 정책과 통솔능력”

직원 한사람, 한사람을 사업성장의 동반자요 파트너로 인식하는 이사장은 “실력만 있다면 근로자도 자기 분야의 최고가 될 수 있다”고 직원들을 격려한다. 전문적인 지식을 갖는 근로자는 이미 단순노동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동자도 화이트 칼라 못지않은 사회적 지위를 획득할 수 있다고 그는 역설한다.

‘근로복지’도 직원 요구가 있기 전에 먼저 챙겨주는 스타일. 다양한 인센티브제 도입도 같은 맥락에서다.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분대한다는 게 이사장이 오너로서 견지하는 경영원칙이다.

그는 직장내 고약한 술버릇과 음주사고를 없애기 위해 특수처방을 내렸다. 금주와 절주 운동 대신 회사 한켠에 아예 번지없는 선술집(?)을 마련, 궤짝소주에 소고기 안주를 푸짐하게 차려놓고 하루 5차례 실컷 마시게 한 결과, 극과 극은 역시 통했다. 술로 술을 마시지 않게 하겠다는 상식 밖의 그의 예견은 놀랍게도 적중했다.

이로인해 결근을 훈장처럼 여기던 노동현장에서 술로 인한 시비, 다툼, 음주사고가 말끔히 추방됐고, 결근도 자취를 감췄다. 출근율 100%, 가히 노동현장의 4강 신화로 기록될 만한 기록을 수립해온 것이다.

이때부터 더럽고(Dirty), 힘들고(Difficult), 위험한(Dangerous) 3D의 개념을 용기있고(Dare), 결단력있고(Decisive), 매진하는(Dash)으로 탈바꿈 시켰다. 소위 머리를 쓰는 노동자가 성공할 수 있다는 신3D 개념을 뿌리내리게 한 것이다.

“당당하고 떳떳하게 큰소리 치는 통 큰 경영인”

이사장에게 있어 고객을 무조건 왕이 아니다. 회사가 정당하게 요구하는 사항을 받아들이는 사람, 또 계약금 30%를 선결제하는 사람, 쌍방간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사람일 경우에만 고객으로 대우한다.

대신 일체의 타협이나 로비, 뒷거래가 없다. 그만큼 선명하고 투명한 경영인이라는 반증이다. 그는 내실을 높이면 얼마든지 떵떵거리며 사업할 수 있다고 한다.

이렇듯 자신있게 능동적 경영방법을 제시하는 이사장의 내면은 그러나 간단치가 않다. 궁극적인 미를 추구하는 예술가와 같이 그의 정신과 두뇌는 칸딘스키의 황금분활처럼 현란하다. 짐짓 태연한 척해도 아이디어와 창의성으로 빛나는 그의 번뜩이는 눈은 숨길수가 없다.

남들은 무심코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일상 속에서 기발한 착상의 수많은 간극을 포착, 신기술과 신제품 개발의 원동력으로 삼는다.
주량이 소주 한 잔 밖에 안되는 그가 자신의 주량을 채우기 위해 1톤 트럭 한 대 분량의 소주를 들여놓는다.

손이 크고 통이 큰 그가 지금 몰두하는 마음의 행로가 궁금하다. 히딩크처럼 경영의 명장 이은구 사장의 필생 역작은 또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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