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사회적 기업을 고민한다 8 - 벤처 1세대 2009년 인증. 장애인 60명 등 80명 고용, 꾸준한 성장

고양시의 32개 사회적 기업을 이끌고 있는 고양사회적기업협의회 윤준현(50세) 대표<사진>는 경기도사회적기업협의회 대표도 겸임하고 있다. 윤 대표는 남양주(주 에이스푸드)와 고양시(주 리엔씨)에 장애인 60명을 포함해 총 80명을 고용하는 작업장에서 연간 150억원의 매출을 내고 있다. 사업규모도 크지만 사회적 기업이란 이름이 나오기전부터 장애인을 고용하며 사실상의 사회적 기업을 운영해온 ‘역사’덕분에 윤 대표는 경기도와 고양시뿐아니라 지난 대선에서는 각 캠프에서 사회적 기업 관련 자문을 부탁받을 정도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윤준현 대표는 2009년 구리시에서 처음 사회적 기업을 시작하게 됐다. 장애인들을 주로 고용하는 회사였다. 처음에는 IT관련 사업을 하다가 교육컨텐츠 개발로 방향을 바꾸었다. “사실 사회적 기업 인증받아서 아무 지원도 안받았어요. 인증 받은 이유는 단하나 인식 문제 때문이었죠. 그전에 거래업체가 장애인을 고용한다는 걸 알고 거래를 끊겠다고 하는 일도 있었어요. 장애인을 고용해 생산하면 품질이 안 좋다는 인식 때문이었죠.”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고 나니 장애인 고용을 당연하게 이해해주었다. 그런데 윤 대표는 왜 굳이 지원도 없이 장애인들을 고용했던 것일까.

1997년 IMF 때 공공근로 사업으로 정부에 DB 구축사업을 윤 대표가 제안하게 됐다. 그의 제안이 받아들여져 정부가 나서서 1998년에 행정부가 건축물 대장 입력 사업을 시작했다. 윤준현 대표는 벽산정보개발을 통해 사업을 수주했다. 자료를 입력하는 일은 매우 단순했다. 윤 대표는 당시 한국통신 자회사 한곳을 찾아 장애인들을 고용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그 기업에서도 흔쾌히 수락해 153명을 장애인을 강남구청을 통해 고용했어요. 다들 멋있게 역할을 해주었죠. 그전에도 두세명의 장애인 고용은 했지만 대규모는 처음이었습니다. 장애인들이 하게 되면서 2번 체크하던 것을 3번까지 교차 체크하게 됐죠.”

2년 후 장애인 고용촉진 공단에서 윤 대표를 찾아와 장애인 고용을 부탁했다. 그렇게 해서 10명을 고용했다. 윤 대표가 직접 장애인 고용 사업장을 운영하게 된 것이 그때부터였다. 장애인들에게 교육컨텐츠 관련 포장 등을 맡기게 됐다. 구리에서는 교육컨텐츠 관련 사업을 하고 있고, 고양시 백석동과 성석동에서는 교육컨텐츠업과 육가공업을 같이 하고 있다. 

2007년 사회적 기업 육성법을 공부하면서 2009년 인증을 받기 전 윤준현 대표는 2008년 영국 사회적 기업들을 둘러보고 왔다. “영국 엠플로이라는 장애인 고용 사회적 기업을 방문했다. 1만명 고용에 계열사만 10개로 대기업 규모였다. 그런데 정작 본사 사무실에는 10명이 앉아있었다. 본사는 매니지먼트, 교육을 담당하고 각 지부는 재활, 생활 등 확실한 역할분담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었다. ‘아 이거구나’싶었다.”

윤준현 대표의 회사는 기본 실적 덕분에 예비나 별도의 기간없이 신청 후 바로 인증을 받았다. 처음에는 지원을 안 받았다. 당시 윤 대표는 55명을 고용하고 있었는데 그중 30여명을 신규 교육중이었다. 지원을 받게 되면 신규 고용을 하고, 기존 인력을 교체해야했다. 그래도 “사회적 기업 인증을 통해 브랜드 상승 효과가 있었다”고.

윤 대표는 고양시와 경기도 협의회 대표로 사회적 기업 관련 자문 요구를 많이 받는다. 그때마다 강조하는 건 직접 지원을 하지 말라는 것, 또하나 원칙을 지켜야한다는 것이다.

“직접적인 지원은 역작용이 있습니다. 인건비 지원이 원가를 낮춰주고, 지속가능한 자립을 하게 돕는 측면이 있지만 사회적 기업의 발전 토대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맞춤지원을 해야 합니다.”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 분야가 급성장하면서 문제점들도 드러나고 있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윤준현 대표는 “선진국의 150년 된 걸 우리가 몇 년 사이에 따라가기 어렵다. 8부 능선은 넘었다”며 “사회적 기업 인증은 자격만 주고, 기회만 주는 방식으로 바뀌고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요한 것은 사회적 기업이 복지사업으로 가는데는 가장 빠른 길이고, 좋은 제도라고. “앞으로 양극화가 더 심해지고, 사각지대가 생길 것입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감당하는 것에 한계가 있습니다. 어느 선에서는 기업과 사회가 책임지는 부분이 있어야합니다. 세상을 바꾸어가는 초석이 사회적 기업이라고 봅니다.” 새로운 사회의 대안을 꿈꾸는 이들의 앞다툰 성공담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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