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뺨치게 재밌는 장미전문가 풍동 상훈농장 이경원 대표

▲ "장미 키우는 노업인으로 고양장미를 홍보하는 자부심이 크다"는 이 대표는 타고난 재주꾼으로 농업인 단체의 크고 작은 행사에 빠짐 없이 참여한다.

고양의 시화는 장미이다. 꽃의 다양함은 무궁한 지혜를 가진 시민상을 표현하며 사계절 아름다운 전원도시를 표현하고 있다. 고양 지역에서 고양을 상징하는 장미를 키우며 행사 때면 여자 분장으로 즐거움을 선사하는 풍동 상훈농장 이경원(47세) 대표.

그는 처음엔 꽃에 대한 아무런 지식도 없었다. 친구의 화정 농원에서 장미 재배를 도와주었는데, 타고난 섬세함으로 금방 꽃 재배기술을 습득했다. 첫째 아이가 5세 때 아이 이름을 따서 상훈농장이라고 지었다. 아이가 커가듯 농장도 조금씩 성장해 올해로 14년째 되었다.

대표적 장미의 색깔을 뜻하는 붉은색 ‘비탈’이라는 품종을 절화장미로 재배하고 있다. 내곡동에서 처음으로 하우스 재배를 시작한지 3년 째 되던 해, 태풍의 영향으로 온실이 35도가량 기울었고, 그 해 겨울엔 엄청나게 쏟아진 폭설로 온실이 완전히 무너진 적도 있다.

그 영향으로 풍동으로 옮겨와 다시 하우스를 짓고 상추농사를 1년 정도 지었고, 현재 농장이 자리 잡고 있는 풍동 차량등록사업소 인근에는 7년 전 옮겨왔다. 이곳에서도 여름철 게릴라성 폭우로 제방이 유실되고 하우스가 완전히 잠긴 적이 있다. 백마부대의 도움으로 제방이 다시 복구됐고, 1년 동안 토경 재배하던 농장을 1100평의 배드형 농장으로 바꾸면서 양액재배로 장미농사에 집중하고 있다.

4년 전에는 겨울과 흐린 여름날의 일조량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나트륨등보다 가격이 저렴한 할로겐램프를 408개 천정에 설치했다. 이경원 대표는 “천정에 설치한 할로겐 등으로 부족한 일조량을 채우고 난방비를 해결하고 꽃 색깔까지 선명해 졌다”며 “다른 농장에도 적극적으로 권한다”고 했다. 천정 등온도는 19.5도를 설정해두었고 만약에 온도가 내려가면 자동으로 들어와서 온도가 유지되고 있다.

또한 꽃의 화색이 선명해서 한국화훼공선출하회에서 위탁판매 때 전시 없이 바로 계약판매가 이루어져서 등 설치의 효과가 톡톡히 나타나고 있다. 그는 “1만 6000주가 튼실하게 자라고 있는 농장에서 1단 300여 송이가 되는 장미를 일주일에 500단 자른다”고 한다. 동절기엔 오전 8시, 하절기는 오전 6시에 작업하며 앞으로 700단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장미는 온도와 습도를 잘 관리하면 1년 내내 개화를 많이 할 수 있다. 이 대표가 키우는 장미는 꽃 가격이 좋은 일본으로도 수출되고 있는데, 최근의 원자력 피해와 경제 침체로 소비가 적어서 큰 꽃을 선호하는 러시아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큰 꽃은 우리 재배 여건상 어려움이 따르지만 바이어들은 한국 장미는 꽂아두면 피어난다고 했다. 그러나 큰 꽃이 오래도록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방법이 되는 수확 후 전처리제보다 더 혁신적인 방법을 생산농가에서 연구가 필요한 때이다.

늘 장미가 스트레스 없이 잘 자라도록 온실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살펴보느라 하루해가 짧은 이 대표. 그는 지난해 꽃박람회 기념으로 호수공원에서 열린 KBS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한 적이 있다. 인터넷에서 구입한 분홍색 긴 파마형 가발, 식사동 구제옷 가게에서 구입한 원피스형 잠옷, 일산동구청 앞 신발가게에서 구입한 뾰족한 구두를 신고, 주변의 장미농가에서 직접 만든 머리화관과 장미꽃바구니를 들고서 어여쁜 꽃아가씨로 분장해 무대에 섰다.

5천 여 명의 함성과 환호 속에서 남진 씨의 ‘마음이 고와야지’를 불렀다. 노래뿐만 아니라 고양의 상징인 장미를  마음껏 알리는데 한몫을 했고, 사회자 송해 씨와 무대에서 가장 긴 방송분량을 소화해내며 큰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장미 키우는 농업인으로 고양장미를 홍보한 자부심이 크다”고 하는 이 대표는 타고난 재주꾼으로 농업인 단체의 크고 작은 행사에 참여해, 여자 분장을 도맡아 했다. DJ 같은 목소리로 재미거리를 제공하며, 수 년 동안 받은 상도 수두룩하다. 훗날 아들과 함께 공연을 하기 위해 색소폰을 배우고 있는 이 대표의 재능을 그대로 물려받은 아들(상훈/고3)은 고등학교 연합밴드 ‘13층(영화제목)’ 팀에서 드럼연주, 딸(수민/고1)은 재치 있는 이벤트 여왕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아내 김봉숙 씨의 내조가 큰 힘이 된다는 이경원 대표는 “고양의 농업인들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지혜를 모으겠다”고 뜻을 밝혔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