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고양동 시민자원봉사단 내부의 갈등을 다룬 기사가 보도됐다. 참 많은 고민을 했다. 시민자원봉사단은 몇 년째 어려운 어르신들께 따뜻한 점심 한 그릇을 대접하는 봉사단체이다.
매일 100여명이 넘는 어르신들이 혜택을 받고 있다. 시 예산을 일부 지원받지만 대부분은 봉사자들과 지역주민들의 기부금으로 운영된다. 어느 마을에도 없는 귀한 봉사였다. 봉사단을 이끄는 사람들도 참 헌신적이었다. 그런데 예산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좀 있었다. 봉사단 회장이 재정을 독단적으로 운영했다는 주장을 둘러싼 갈등이었다.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된 채, 회장을 불신임하는 회의 현장에 고양신문 기자가 있었다. 이 상황을 보도해야 할 지, 말아야 할 지 참 고민이 많았다. 시민자원봉사단이 갈등을 딛고 다시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응원해야 한다는 결론은 한결같지만, 문제의 발생 자체를 가릴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한 주 뒤, 대립된 양편의 입장을 고루 다룬 기사가 보도됐다. 고양신문 보도 이후 시에서 지원받았던 일부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고 한다. 물론 기사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모든 과정을 시에서도 알고 있었다.

시민자원봉사단은 현재 새로운 대표를 선출하고 새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예산 삭감은 새 출발 하려는 봉사단 회원들에게 큰 절망을 안겨주고 있다.

그동안 고양동 시민자원봉사단이 실천했던 나눔의 가치와 보람을 감안해볼 때 최근 발생했던 갈등은 아주 작은 비중이었다. 또 개인적으로 잘잘못을 명백히 밝히는 절차를 밟는 것으로 단체의 신뢰성을 훼손하지 않고 갈등의 고리를 풀 수 있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일하다 보면, 많은 대립과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본래의 목적이 가치 있다면 대립과 갈등은 과정이다. 성장통이라 여기고 넘길 수 있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고양시도 시민자원봉사단의 순수한 목적과 가치를 높이 평가해야 한다는 점이다. 새로운 회장을 중심으로 밥 나눔 봉사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하겠다면 시는 다시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 궁극적 목적은 신문이나, 행정이나 같다. 좋은 일이 지속될 수 있도록 응원하는 것이다.

고양신문은 이번 기사를 보도하며, 이후 나타난 결과를 지켜보며, 곰곰이 생각하고 있다. 또 이런 비슷한 문제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아마 보도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갈등을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방안 역시 적극적으로 응원할 것이다. 보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사실 자체를 가리는 것보다는 처방과 개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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