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축동에서 선인장․다육식물 재배하는 박용인 청산농원 대표

▲ “북한산 자락에서 내려오는 햇살 한줄기에 다육식물이 예쁘게 채색되고 있다”고 하는 박용인 대표

수많은 등산객들로부터 사랑받는 북한산은 서울시와 우리 고양시의 경계에 있다. 북한산이 서울시의 산인 것처럼 잘못 알려져 있지만, 북한산 최고봉인 백운대와 원효봉·인수봉·노적봉·만경대 등 많은 봉우리들이 고양 땅에 속해있다. 실제로 백운대 최정상에는 ‘고양시 덕양구 북한동 산1-1번지’라는 푯말이 세워져 있다.

북한산 아래의 고양 올레길 11코스의 한 구역인 지축동 중고개 산자락은 숲속 오솔길의 고즈넉한 아름다움 때문에 사색을 하게 한다. 이곳은 또한 매년 11월 고양신문 걷기 행사의 출발지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북한산의 정기를 받으며 선인장과 다육식물을 재배하는 박용인(40세) 대표가 풋풋한 자연속에 파묻혀 일하고 있다.

박 대표는 SBS 탄현 스튜디오에서 방송국 조경일을 몇 년 동안 맡던 중 오금동과 법곳동에서 아는 이가 선인장과 다육농장을 재배하는 것을 구경하게 됐다. 농장에 대한 계속적인 관심으로 2000년도에는 이곳 북한산 아래 중고개 자락 들머리에서 지인이 운영하던 선인장과 다육농장의 직원으로 일했다.

화려한 빛깔의 수출접목 선인장에서  박 대표만의 농장을 갖기로 결심했고, 2005년에는 인수받아서 연동 1동, 단동 2동의 하우스 600평의 온실을 본격적으로 운영했다. “정남향의 온실이라서 한겨울이라도 낮에는 따스한 해를 가두며 저녁이면 실속 있게 난방으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하는 박 대표.

부족한 난방은 기름 온풍기를 자동으로 7도에 설정해두고, 온실마다 연탄난로 1개씩을 배치해 해결했다. 환풍기 자동 타이머도 45분 돌고, 15분 휴식을 하며 농장을 쾌적하게 관리하고 있다.

이곳 농장에 지금은 대형 선인장과 내수용 다육식물 70여종이 자라고 있다. 특히나 다육식물인 취설송은 씨앗을 파종하면 발아가 잘 되고 있다. 요즘엔 산자락의 찬 기운과 햇살을 받아서 화려한 빛깔이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다육식물은 색깔이 다른 금과 모양이 다른 철화가 있다. 이들 금과 철화는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며 이곳에도 끝부분이 붉게 된 양로금과 옆으로 모양이 퍼진 라우린제 철화 등이 신비로움을 나타내고 있다. 이밖에도 에케베리아 속의 코믹토, 크리스마스, 아카보이데스, 한스, 레티지아 등이 있다. 또한 4~5년 전부터 인터넷에서 마니아층이 형성되어 다육식물 붐이 일어났고, 키우기 쉽고 앙증스러운 에케베리아 속이 많이 나가고 있다.

박 대표는 “다육은 빛을 많이 봐야지 잎이 떨어지지 않고 식물 고유의 색깔도 유지된다”고 한다. 그는 고양 선인장연구회(회장 이승국) 지축지회장으로서 관내의 다양한 꽃박람회와 꽃전시회에 참여했다. 지난 흑룡의 해에는 회원들과 함께 선인장관에서 특색 있는 흑룡 모양을 만들었고, 가을에는 라페스타에서 선인장 페스티벌을 열었다.

“단체 활동은 여러모로 보람과 기쁨을 준다” 는 박 대표는 혼자 힘으로 버거운 일들이 함께 하면 가볍고 경쾌해지는 것 같다고 전한다.

박 대표는 여러 사람의 도움을 얻어 어려움을 이길 수 있었고, 걱정도 덜 수 있었다. 박 대표의 농장은 산자락이라서 장마 피해는 없었지만 2010년 초봄의 폭설과 9월 태풍으로 연동하우스 2동이 무너지고 파이프가 휘어진 적이 있다. 그 무렵 선인장 연구회 회원들의 도움으로 잘 극복했다. 박 대표의 아내가 지난해 딸을 낳았을 때도 큰 도움을 받았다. 출산 직후 산후조리를 걱정했을 때, 마침 농가 도우미의 지원을 받을 수 있어 3개월 동안 편안하게 산후조리를 할 수 있었다.

박 대표는 “동료 농업인들과 선후배들, 그리고 다양한 농업지원 정책들이 어려운 고비 고비를 넘길 수 있게 해준다”며 “북한산을 바라보며 항상 높고 맑은 정기를 받을 수 있는 것도 큰 행복” 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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